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또 다시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자극했다. 구태정치인의 티를 벗지 못하고 선거 때가 되니 손쉽게 표를 얻을 요량으로 호남인의 피해의식을 건드린 것이다.

박 대표는 17일 안철수 대선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전주 유세에서 “문재인은 대북송금 특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완전히 골로 보냈다. 문재인은 거짓말과 변명으로 호남을 무시한다. 우리 전북 인사들을 차별했다”며 참여정부 당시 ‘호남 홀대론’을 끄집어냈다. “안철수가 대통령이 돼야 전북 출신 인사가 차별을 안 받는다. 예산을 끌어와서 새만금 등 전라북도를 발전시킨다”고도 했다.

국가 안보 위기,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4차산업 혁명의 비전을 얘기하는 시대에 한참 지난 과거 얘기를 또 다시 되풀이하며 나라를 분열시키는 구태 정치인의 발언에 국민이 표를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착각이다.

박 대표는 2015년 초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의 경쟁에서 호남차별론을 이용한 데 이어 지난해 4.13총선에서도 지역감정을 조장하며 정치적 이익을 취해 왔다. 국민의 지탄을 받으면서도 호남에 꽈리를 틀어 전남의 맹주로 행세하며 자신의 기득권을 지켜왔다는 비판을 받는다.

현재 박 대표는 전주 유세뿐만 아니라 연일 호남을 돌며 “문재인 후보가 호남인사를 차별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 유력 정당의 대표가 나라의 운명을 결정지을 대선 국면에서 정책이나 비전 제시보다 하루 종일 오직 반문재인 한 인물에 대한 비난에만 열중하고 있으니 한심할 따름이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박 대표가 문 후보에 대한 개인적인 한풀이를 하느라 이성을 잃은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은 현재 소속 지역구 의원 가운데 김성식 의원 빼고는 전원 호남의원 뿐이다. ‘호남지역당’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할 노력을 해야 하는데 대표부터 거꾸로만 정치활동을 하니 이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안철수 후보가 이러한 박 대표의 퇴행을 제지하지 않고 마치 서로 역할 분담한 듯 공조하며 정치적 이득을 취하고 있으니 이래서야 새정치와 국민통합, 4차혁명의 미래비전을 말하는 안 후보의 진정성을 믿을 수 없다.

오죽했으면 더불어민주당뿐만 아니라 바른정당의 대변인까지 나서 “안 후보의 상왕, 제2의 최순실로 불리는 박 대표의 지역감정 조장이 도를 넘고 있다. 호남에서 지지율이 떨어지자 상왕 박 대표를 내세워 겨우 한다는 것이 이제는 청산해야 할 지역감정 유발전략인가”라고 비판했겠는가.

그동안 한국의 정치와 미래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웠던 지역감정은 3김 및 박근혜의 퇴장과 함께 옅어지는 경향을 보여 왔다. 희망을 만들어가야 할 이 시기에 박 대표 같은 구 정치인이 망국병인 지역주의를 부추겨 또 다시 나라를 진흙탕으로 빠트리는 건 청산해야 할 적폐이다.

지역감정의 최대 피해자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박지원 대표는 분열과 증오를 확산시키는 구시대적 저질정치를 당장 중단하기 바란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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