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에서 보수는 유례없는 참패를 당했다. 범보수라고 할 수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24.03%,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6.76%를 얻어 합계 30%를 갓 넘기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북한 김정은 정권에 의한 북핵 및 안보 위협, 미국의 보수정당인 공화당 출신의 트럼프 정권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유권자가 보수에게 엄중한 심판을 내린 셈이다.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이명박 이후 9년간의 보수 집권 기간 동안 얼마나 국민이 염증을 냈으면 이런 결과가 나왔을지, 보수의 각성이 필요하다.

그동안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펼친 정책을 보면 이들이 얼마나 반 서민적이고 반민주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 이명박 정권 당시 4대강과 해외자원 개발에 쏟아 부으며 혈세를 낭비한 것만 해도 각각 수십조원에 이른다. 박근혜 정권에서는 최순실 비선 실세가 국가권력을 사유화하며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데만 혈안이었다. 이 두 정권의 배후에 재벌이 있었고,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부정한 유착은 경제를 망가뜨리고 서민의 삶을 벼랑으로 내몰았다.

보수 집권 9년간은 하지 말아야 할 일만 저지른 적폐의 기간이었다. 검찰의 정치화는 심화돼 알아서 권력의 눈치를 보게 되었고, 방송은 과거 전두환 시대로 돌아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렸다.

집권세력이었던 새누리당은 지난해 4.13총선에서 성난 민심을 무시한 채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 권력 다툼과 공천 파동을 일으키며 결국 국민의 냉엄한 심판을 받았다. 그런데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가 결국 박근혜와 한 몸으로 움직인 최순실 비선실세의 헌정유린과 국정농단 사건이 터져 촛불항쟁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게 되었다.

이쯤 되면 보수가 정치를 차릴 법도 한데, 여전히 자신들의 실정과 비리에 대해 반성은커녕 분열된 채 보수의 정치적 주류인 자유한국당은 수준 이하의 후보를 내며 선거기간 내내 여성과 노인 비하, 막말, 이념공세로 국민을 농락했다.

비록 현실정치에서 조직과 돈에서 열세를 보이며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가 과거 보수와는 다르게 정직하고 진솔하게 국민에게 새로운 보수노선을 선보이며 젊은 층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이 그나마 보수의 희망을 잉태했다고 할 수 있다.

보수의 주류가 현재와 같이 태극기 집회로 대변되는 일부 아스팔트 강경 지지자들에 휘둘려 정책과 대안도 없이 맹목적인 반북과 냉전적인 사고로 사회를 분열시키는 방식이어서는 미래가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보수가 혁신해야 할 지점은 이념을 과잉으로 정치에 이용하는 것과 함께 고질적인 부패와 권위주의의 타파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당시의 친재벌 반서민, 반민주주의의 구보수 노선으로는 더 이상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4.13총선에 이어 19대 대선에서도 참패한 보수가 혁신을 통해 거듭나길 바란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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