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의 어진은 1950년 불타서 없어졌다. 이후 우당 이길범이 추정하여 정조의 어진을 그렸고 표준 어진으로 제정되었다. 바로 이길범 화백의 90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우당 이길범은 1928년 화성 양감리에서 출생하여 이당 김은호 선생에게 사사받고 1955년 국전에 입선하여 화단에 등단했다. 이후 정조대왕과 태조 왕건의 영정을 제작하는 성과를 이루었으며, ‘후소회’를 통해 조상의 정신과 감성을 예술로 표현했다. 이번 개인전은 한국미협의 수원지부 한국화분과의 회원들이 준비하였다.

1948년 작품인 ‘오소’에서부터 2017년까지 작업한 작품 8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말을 탄 정조대왕이나 화성팔경 등은 수원의 풍경을 산수화로 그린 것이다. 총 5번의 전시를 하였는데 90수 전시인 만큼 화가 개인에게 각별하다. 이길범 선생은 전시의 소감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60세 때만 해도 힘이 좋아서 그림이 재밌었는데 이제는 그런 힘이 나지는 않습니다. 수원지부의 후배들이 전시회를 열어 준 것에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앞으로 수원지부는 90수 이상 하시는 분들에 대해서는 회고전을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후배들의 뜻을 모아 선배들을 대접하는 자리이자 지역 미술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

이길범 선생은 한국적 전통의 맥을 이었던 ‘후소회’의 정신을 고스란히 이어가면서 작품을 그렸다. ‘인격을 갖춘 다음 그림을 그리라’는 정신을 실천했다. 전통 산수화의 맥을 이어나간 국내에 몇 손꼽히지 않는 작가다. 이번 전시는 수원미술전시관 1관에서 26일 일요일까지 열린다. 수묵화의 정갈함과 정제된 아름다움을 80여 점의 작품으로 감상할 수 있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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