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고 천명했다.

북한이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도발을 계속하고,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 ‘화염과 분노’, ‘괌 포위사격’ 등 말의 전쟁이 이어지며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급기야 미국의 선제공격 및 핵공격 등 일촉즉발의 ‘8월 위기설’까지 대두되자 당사자인 우리의 동의 없는 전쟁불가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해 제재와 대화를 함께 할 것이며, “북핵문제 해결은 핵 동결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적어도 북한이 추가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해야 대화의 여건이 갖춰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의 북미간 대치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세계 경제에까지 영향을 주며, 일각에서 제3차 세계대전에 대한 우려까지 언급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북한의 독재자 김정일 위원장과 예측불허의 자국 국익우선주의자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러한 사태에 대한 일차적 책임은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는 북한에 있다. 폐쇄적인 김일성 일가의 봉건 세습 사회주의를 지키려는 김정은 체제는 유일한 생존 수단으로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확보로 미국으로부터 체제안전을 보장받고자 한다. 미국은 이달 말 실시되는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과 같이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며 한반도를 대중국의 전진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유엔이 ICBM급 발사와 관련해 북한의 주력 수출품인 석탄과 철광석, 수산물 등의 수출을 전면 금지시키는 대북제재 결의안 2371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도 미국의 주도하에 이루어졌다.

그러나 연간 수출액(30억 달러)의 1/3에 달하는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중국이 원유수출을 전면금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북한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히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북미간 극적인 협상의 타결이 없는 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지속되면서 양측의 전쟁에 대한 협박과 ‘말의 전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상당기간 동안 전쟁위협설에 시달리며 경제와 민생에 악영향을 받고 새정부의 국정운영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북한과 미국의 치킨게임의 와중에 문재인 정부는 중심을 잡고 평화의 대원칙 하에 압박과 협상 전략을 적절히 구사해야 한다. 괌 포위사격을 공언했던 김정일이 14일 “미국 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고, 트럼프가 이에 대해 16일 “아주 현명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내용의 트윗글을 올리면서 북한과 미국 역시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된 이상, 문재인정부는 구체적인 대안을 갖고 북한과 미국을 적극 설득해야 한다.

일각에서 제시된 북한 체제 인정 및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의 축소, 대북 특사 파견, 핵포기 및 평화협정 체결 등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임정권으로 사태가 이지경까지 오게 만드는데 큰 책임이 있는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현재의 안보위기 국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고만 하지 말고 국익 차원에서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더 이상 색깔론이나 안보장사에 속을 국민이 아니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