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권의 책을 출간했다. 『맛있는독서토론레시피』 『그림책은재밌다』 『엄마의그림책』 『중학교국어책이쉬워지는읽기수업』 『중학교국어책이쉬워지는토론수업』과 같은 교육, 독서에 관한 책을 썼다. 그런데 주변에서 “다섯 권의 책을 출간하셨으니 책 인세도 많이 받으셨겠어요?”라고 질문한다. 과연 책 인세로 먹고 살 수 있을까?

100만부, 1000만부 이상의 책이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아니면 책을 써서 돈을 벌 수 없다. 1만부 정도는 택도 없다. 저자가 받는 인세 및 출판 부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책을 쓴다는 것은 돈을 버는 일과 거리가 멀다. 과거나 지금이나 글을 써서 부자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물론 몇몇 소수의 작가를 제외하고 말이다.

첫 책을 출간하면서 ‘출간계약서’라는 것을 쓰게 되었고, 인세에 관한 부분이 어떠한지도 알게 되었다. 보통 7%의 인세로 시작한다. 재계약 혹은 2쇄를 위한 계약을 할 때는 조금 인세가 오르기도 한다. 유명 저자가 아닌 이상에야 10% 내외의 인세를 받는다. 1만원의 책이라면 10%의 인세로 계산하면 1000원이다. 거기에서 세금을 제외한다. 1000부가 팔린다고 하면 100만원, 10,000부가 팔리면 1,000만원의 인세다. 100,000부가 팔려야 1억이 된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10만부 이상이 팔린 최근 책이 있을까?

마이클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인구 3억명의 미국에서 10만부가 팔린 책이다. 최순실 파문 이후 『대통령의 글쓰기』가 10만부 팔렸다. 김영하 작가의 최고 히트작인『살인자의 기억법』이 10만부다. 김훈의 『남한산성』, 김유정의 『7년의 밤』등이 10만부의 부수를 기록한다. 작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70만부 가까이 팔렸다고 한다. 물론 몇몇의 실용서는 10만부 팔린 책들도 존재한다.

당연히 책을 쓰는 것만으로 먹고 사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10만부 이상 팔려야 1억원의 인세를 받는다고 하는데 매년 10만부씩 팔리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당연히 초보 저자, 비주류의 책을 쓰는 작가들에게 인세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건 말도 안된다. 책을 쓰는 것은 돈을 위함이 아닌 다른 여러 가지 목적이 있다. 자신이 이야기하고 싶은 바를 정리하거나 연구내용을 알리기 위함도 있다. 경험담이나 상상의 이야기 등을 쓰기도 한다. 표현의 욕구 및 설득을 위한 목적이 있기도 하다.

출판을 하여 베스트셀러가 되고, 유명작가가 되어 대중강사로 나서 성공하는 것은 어쩌면 로또보다도 희박한 확률이다. 이렇게 선동하는 사람들이 혹시나 있다면 경계하고 믿지 말아야 한다. 다섯 권의 책을 쓰면서 당연히 책 출간의 계약금 및 인세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거의 노력에 비하면 푼돈이다. A4 150매 가까운 분량의 원고를 써 낸다고 해도 1000부 찍고 난 이후의 인세는 100만원 남짓하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책을 쓴 저자에게 “책 써서 얼마 버세요?”라고 묻는 것은 무식함의 극치다. 실례이기도 하다.

사실 책을 써서 돈 버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희망적인 일이다. 누군가에게 창작욕을 불러일으키고, 좋은 책을 써낼 수 있는 기회도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다섯 권이 아닌 10권, 20권 이상의 책을 계속 써낸다고 해도 돈을 벌수는 없다. 그럼에도 나는 책을 쓰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의 목소리를 세상에 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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