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의 자립을 지원하는 ‘내일로’ 사회적기업은 수급자들의 취업을 지원해 그들이 탈수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다. ‘내일로’ 기획본부장인 조인희 씨에게 ‘내일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저희는 경기 광역 자활 센터에서 일하다 취약계층의 개인별 일자리 지원을 해 주는 희망리본 사업을 보건복지부와 함께 하게 되면서 사업부가 분리되어 나왔어요. 당시 복지부가 사업을 법인 단체에 위탁하기로 해서 사회적기업 형태를 유지하고 있고요. 2003년 시범 사업을 하고 2009년 복지부와 함께 시작한 희망리본 사업이 13년도에는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우수 사례로 상도 받고 했어요.”

이렇게 성과를 내고 있던 ‘내일로’는 14년도에 일자리 관련한 모든 일이 고용부로 넘어가면서 기존 취약계층 관련한 업무가 복지부에서 할 수 없게 돼 기업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제 막 사업이 날개를 펴는 순간 저희 존재 자체가 위기를 맞고,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시스템이 사라지게 되니까 황당했죠. 다행히 고용부와 복지부를 설득해 고용부 취업성공 패키지 사업을 저희가 하게 되면서 살아남게 되었습니다.”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지원과 자립을 위한 전문 인력과 인프라가 전국적으로 구축되었는데 하루아침에 사라질 위기였다. 다행히 고용부의 취업성공 패키지 사업을 하게 되었지만 이는 일반 중장년층, 청년층을 위한 일이다. ‘내일로’ 사회적 기업이 처음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시작한 단체인데 일반인 대상 취업 관련 일을 현재 90%이상 하고 있다.

“당시에는 존립 자체가 위기였기 때문에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어요. 이후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사업을 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은 ‘해봄 프로젝트’인데요. 저희 사업비를 국가 예산으로 지급 받는 게 아니라 기업으로부터 투자 받는 제도입니다. 조금 생소하죠? 저희는 취약계층 수급자 한 분 한 분에 맞는 개인취업 프로그램을 희망리본 사업을 통해 해냈고, 탈수급하는 사례를 많이 만들어냈어요. 저희 노하우와 시스템을 토대로 경기도 취약계층 400명 중 80명을 탈수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투자금을 기업이나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받아 저희가 사업을 하고 있어요. 국가에서 예산을 먼저 지급하지 않고 기업 투자금으로 운영한 뒤 저희가 성과를 달성하면 기업에 국가가 예산으로 투자금을 돌려주는 방식이죠. 국가는 예산이 낭비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기업은 이익이 날 수 있는 상생 구조에요. 이 시스템을 개발하고 조례로 제정해 시행에 옮길 수 있게 하는 데만 4년이 걸렸어요.”

SIB방식의 해봄 프로젝트는 투자금을 모집하고 올해 2월부터 시작했다. 현재 밀착형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15명이 탈수급했다.

“저희는 한 분 한 분 상황에 맞는 복지 서비스 연결과 상담을 진행하고, 그동안 취약계층 취업 지원을 해왔던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에요. 최근에 고령의 어머니와 대학생 아들과 함께 정부지원 임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던 지체 장애 4급이었던 한 분이 탈수급을 했는데요. 영업직으로 차량 운전 중 큰 사고가 나서 병원에 오랫동안 누워 있던 분이에요. 사고로 가정도 해체되고 최소 생계비로 생활한다는 게 어려웠죠. 이분의 경우 저희가 해봄프로젝트를 통해 희망키움통장을 안내하고 급여가 많은 현장 건설 경비직으로 취업을 지원했습니다. 현재 취업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에요. 이분들이 탈수급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아는 공무원들은 놀라고 있어요.”

‘내일로’가 기업의 전체 일 중 2,3% 밖에 차지하지 않는 해봄 프로젝트에 무게를 두고 진행하는 이유는 우리가 아니면 취약계층을 대변해 줄 사람이 없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취약계층을 위해 일하고자 했던 전문 인력과 인프라를 잃을 뻔했던 위기를 겪은 ‘내일로’의 조인희 본부장은 사회적 기업이지만 성과 부분도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와 비즈니스적인 성공이 함께 가는 사회적 기업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에 성과급 모델이라든가 현재 SIB방식 등을 개발하고 시행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떠한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사업을 개발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녀의 열정과 선구자 정신이 만들어낸 해봄프로젝트. 우리 사회 취약계층이 탈수급하고 경제활동을 하는 건 국가 예산 낭비를 막고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일이다. 이러한 일을 자신들의 사명으로 알고 열정을 다하는 이들의 해봄 프로젝트가 좋은 성과를 내어 취약계층을 위한 우리 사회의 좋은 시스템으로 널리 퍼져 나가길 기대해본다.

서지은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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