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31개 시·군 중 연천은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감소하는 곳이다. 북한 접경지라는 지리적 여건 때문에 개발이 더디고 혜택에서 소외되었던 이곳에서 나고 자라 연천을 위해 일하는 도의원이 있다. 재선 시의원을 거쳐 연천군 재선 도의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광철 의원을 만나 연천 발전을 위한 그의 열정을 엿보았다.

“1920년대에는 연천지역이 경원선의 중간 기착지로 교통 요지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인구가 13만 명이었고, 파주나 포천보다 큰 도시였죠. 분단 이후 군사지역으로 많은 제한을 받다 보니 벽지가 됐습니다. 도로와 같은 기본 인프라가 미흡해 발전이 더딘 지역입니다. 제가 도의원이 되자마자 건설교통위원회를 선택한 동기가 우리 지역 교통, 도로 인프라 부분 때문입니다. 연천 지역에 2019년에 전철이 단선으로 개통될 예정이고, 2020년을 기점으로 간선 도로망도 완성됩니다. 그러면 1시간 이내 출퇴근이나 여행을 할 수 있는 지역이 돼요. 경기도 다른 지역에 비해 늦었지만 주민들이 많은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김 의원이 연천에서 수원에 있는 도의회까지 오려면 대략 2시간이 걸린다. 실 거리는 120km 정도라 도로 사정이 좋으면 1시간이면 가능한 거리인데 2배의 시간이 걸린다. 이러한 연천지역의 낙후된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김 의원은 도의회에 들어올 때부터 계획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펼쳤다.

“제가 초선 도의원일 때 전반기는 건설교통위원회를 했고, 하반기에는 기획재정위원회를 하면서 예결산 위원회도 했습니다. 이른바 빅3 간사를 모두 한 거죠. 이때 균형발전지원 조례안을 발의해서 통과시켰습니다. 경기도 31개 시·군중 발전이 가장 더딘 연천, 가평, 양평, 여주(당시 군) 4개 군과 동두천, 포천 2개 시에 대해 지원해 주는 조례안입니다. 당시 김문수 지사 후반기로 감액 추경할 정도로 어려울 때였는데, 집행부에서 의지를 가지고 함께 해줬습니다. 처음 기획 되었던 금액이 조정이 돼서 현재 한 해에 4백50억 예산이 편성되어 낙후도에 따라서 6개 시·군에 지급합니다. 균형발전을 위한 5년간 예산 편성이고, 연천은 가장 낙후한 지역으로 90억 정도 집중 투입되고 있습니다. 당시 예산 통과와 설립이 어려웠는데 많은 여야 의원들이 함께 해 일궈낸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도의회는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실무가 이루어진다. 이 상임위에는 여야 의원이 함께 하는 데, 김 의원은 여야를 막론하고 도와주는 분이 많았다고 한다.

“재선 의원으로 상반기에 여성가족교육협력위원장을 할 때 비정규직 문제, 무상급식, 누리과정 문제 등 굵직한 사안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의정활동을 할 때 여야를 떠나 위원회에서 협의하고 함께 의견을 모아 처리했습니다. 무상급식과 같은 문제는 당론과 다른 민감한 사안이었지만 제가 총대를 메고 대표단에 가서 요구하고 했죠. 의정활동을 할 때 함께 토론하고 의견을 모으는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산안 통과나 조례에서도 협력이 중요하지만 예산을 집행할 때도 중요합니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예산인데 손실성 예산이 되면 안 되잖아요. 같은 금액이라도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선 주민들과 소통하고 예산 실행을 공유해야 주민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됩니다.”

자유한국당 출신의 김 의원은 당이 앞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불어 소통해야 한다며 협력하는 정치를 이야기했다. 자신의 당적에 얽매이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 상생하고자 하는 김 의원의 생각은 의정활동에서도 그대로 반영된다.

“현재 저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하고 있습니다. 연천지역은 경제발전 속도가 늦다보니 문화자원도 빈약합니다. 그러나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고 남한강과 한탄강 큰 강 2개를 끼고 있는 가능성이 큰 곳입니다. 특히 올해 비가 많이 내리고 나서 두루미, 백로, 저어새 등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청정 자연을 잘 보존하고, 6.25전쟁으로 파괴되었던 문화 유적지에 대한 이야기를 복원해 스토리텔링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자연 속에서 그동안 몰랐던 우리 역사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연천에서 많은 분들이 힐링할 수 있길 바랍니다.”

다음 지방 선거에서 연천군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김 의원은 자연에 대한 보존과 지역 주민들을 위한 경제활성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북부에 섬유종합지원센터가 있습니다. 섬유를 특화산업으로 개발하고 있는데, 이 염색피혁 단지에서 나오는 폐수로 인해 한탄강 물 색도가 낮습니다. 정화 처리를 해서 물은 깨끗한데 색이 갈색이에요. 이에 대한 처리비용을 국비와 도비로 매칭해 해결해야 합니다. 지역특화로 경제만 살리고 자연을 죽이면 결국 사람이 살 수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자연에 대한 복원입니다. 저는 연천지역 갈대숲 복원과 묘목심기를 통한 숲 가꾸기 사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일자리 창출과 경제 부분도 이러한 청정자연 이미지와 함께 갈 수 있습니다. 연천 지역은 농업생산량이 많지 않은데도 농업지역입니다. 제조업이 몇 개 없는데 식품기업을 유치해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자 합니다.”

연천 지역을 위해 오랫동안 일해 온 김 의원은 자신이 4선 의원으로서 지역을 충분히 대변하고 있는가에 대해 확신하지 않았다. 발전 속도가 늦은 연천 지역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발전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은 굽은 나무가 되길 바란다.

“제가 전에 살던 집터가 96년 수해로 범람해 피해를 입었는데 최근 가보니 다른 느티나무들은 없고 굽어있는 느티나무만 남아있더라고요. 그곳에 살 땐 눈에 잘 띄지 않는 나무였는데 이번에 보니 용이 승천하는 듯한 웅장한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더라고요. 그 나무를 보며 저도 굽은 느티나무가 되어 연천과 함께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곧게 뻗은 직선과 속도를 우선시하는 사회에서 굴곡진 곡선을 선택한 김광철 의원. 휘어지며 둘러가는 그의 발걸음이 주민들과 함께 하는 길이 되리라 기대해 본다.

서지은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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