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가관’이라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말인 듯하다. 중앙정보부를 이용한 정적 제거와 각종 고문과 투옥 등의 인권 말살, 종신 집권을 위한 10월 유신헌법 등을 추진했던 독재자 부친에 이어 재임기간 각종 인권 탄압을 자행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이 유엔에 “구치소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제출한다니 말이다.

짧은 몇 년 동안의 집권 기간 동안 그녀는 백남기 농민을 공권력으로 죽여 놓고 그 흔한 유감표현조차 하지 않았고, 고용불안과 노동조건 악화를 불러올 노동개악 입법과 노동지침을 밀어 붙었다. 문화예술인에게는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자유로운 날개를 꺽고 사회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또한 문체부 간부였던 노태강 씨를 정유라가 출전한 승마대회 조사와 관련 ‘나쁜 사람’으로 몰면서 직권남용으로 현직에서 물러나게 함으로써 한 가정의 밥줄을 끊어놓았다.

어디 이뿐이랴. 테러방지법과 사이버테러방지법, 국정교과서 추진으로 국민의 사생활과 의식을 획일적으로 통제하려 한 데 이어 국정원 등 정보기관을 활용, 어버이연합 등 어용 시민단체를 관제동원해 세월호 유가족을 욕보이고, 시민단체 활동을 탄압한 것도 그녀였다. 한편으론 삼성 등 기업들에게 손을 벌려 돈을 뜯어내고 그에 대한 대가를 제공하며 정경유착으로 나라경제와 국민 삶을 벼랑으로 내몰았다. 몇 년의 기간 동안 그녀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모질게 하고 못된 짓을 한 사람이 있을까 싶다. 결국 전국 방방곡곡에서 유사 이래 최대 규모의 촛불시위가 일어나 자신이 몸담고 있던 정당의 의원들까지 탄핵에 동참하게 만들었던 것이 저간의 사정이다.

현재 박 전 대통령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데, 홀로 무려 10.08m² 크기의 독방을 쓰고 있다. 일반 수감자 1인당 기준 면적인 2.58m²의 4배 수준이다. 바닥에는 열선이 깔려 있고, 접이식 매트리스를 사용한다. TV까지 설치돼 있으며, 구치소 내부 의료진으로부터 수시로 진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다만 수용자 감시를 위해 조도 20럭스(lx) 정도의 은은한 정도의 전등 1개를 취침 시간에도 켜놓는다.

그런데 뜬금없이 박 전 대통령 측의 국제법률팀이라고 하는 MH그룹이 “박 전 대통령이 더럽고 차가운 감방에 갇혀 있으며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도록 계속 불을 켜놓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허리 통증 및 무릎, 어깨 관절염 등 만성질환과 영양 부족으로 고통 받고 있으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제대로 된 침대에서 잠을 못 자 질환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내용으로 ‘인권 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제출할 예정이라는 미국 CNN의 최근 보도가 나왔다.

한마디로 어이상실이다. 박 전 대통령 측은 국기 문란과 헌정 유린의 중범죄자가 마치 고급 호텔방에서 기름진 음식과 최고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수많은 네티즌은 오히려 ‘황제 수감’이라며 일반범과 똑같은 조건으로 대접할 것을 요구하며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다. 박근혜는 자신과 부친에 의해 수많은 민주인사와 억울한 희생자가 감옥에서 고생한 것을 역지사지하며 반성하고, 자신의 범죄와 실정에 대한 참회부터 할 일이다. 남의 인권은 탄압하면서 자신의 인권에는 예민하고, 현재 법정출두를 거부하며 지지자 결집용 감옥정치를 하려는 추락한 권력자에게 국민들은 일말의 연민조차 느끼지 못할 것이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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