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한번쯤 불러봤을 초등 교과서에 수록된 동요 ‘오빠생각’의 가사. 이 노래를 쓴 작가가인 최순애(1914~1998)와 노랫말의 주인공 최영주가 수원 사람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오빠생각’이 동시로 발표된 것은 1925년. 거의 100년이 넘어간다. 이 노래의 작사가는 최순애 씨다. 오빠 최영주를 그리워하는 노랫말을 썼다. 최순애는 수원 화성 안 동네에서 태어났다.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다.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던 오빠를 멍하니 기다리던 날이 이어진다. 광교산 시루봉 너머를 바라보았다고 한다. 최순애의 오빠 최영주는 바로 일제 강점기 대표적인 잡지를 발행했던 출판 편집인이었다고 한다. ‘편집의 귀재’ 로 불리었던 지식인이었다.

최순애와 최영주 남매가 수원에서 나고 자랐다는 사실을 수원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아름다운 동시를 썼지만 자신의 이름으로 발행된 동시집 한 권 조차 남아있지 않은 아동문학가 최순애. 1930년대 최고의 출판기획자였지만 조명 받지 못하고 잊혀지고 요절했던 오빠 최영주. 그들의 삶을 조명하는 전시가 수원 가빈갤러리에서 이뤄지고 있다. 사회적 기업 (주)더페이퍼는 2013년 골목잡지 ‘사이다’의 매향동 편을 통해 최순애를 소개한 바 있다. 수원문화재단에서 주최한 ‘우리동네 라이브러리 지원 모집’에 선정되어 발로 뛰며 자료를 모아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오빠생각’은 최순애가 <어린이> 잡지에 투고한 동시였다. 당시 최순애의 나이는 12살이다. 그리고 한국 아동문학가인 이원수는 16살 ‘고향의 봄’으로 입선이 되었다. 오랜 기간 둘은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사랑을 했고, 후에 결혼을 하여 살았다. 어린 시절부터 문학과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최순애는 임종할 때까지 꽃과 동물, 음악을 가까이 두고 살았다고 한다.

최순애의 오빠 최영주는 일제 강점기 활동한 아동문학가이자 언론인, 출판 편집인이었다.

수원 북수리에서 과수원집 장남으로 태어나 배재고를 졸업하고 일본 니혼 대학으로 유학까지 한 수제다. 색동회 동인으로 활동하고, 잡지 ‘학생’ ‘어린이’ 지의 편집 업무를 담당하고, 세계 명작동화를 번역하는 일도 했다. 소하 방정환 선생이 생전 집필한 문학작품을 정리한 소파전집도 출판했다. 방정환의 무덤을 만들고, 묘비를 세운 사람도 최영주다. 자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수원에 있는 선산을 두고도 소파의 묘 아래쪽에 아버지 산소를 마련한 일화도 있다. 그 역시도 소파 방정환 옆에 묻혔다.

이번 전시는 30일까지 이어진다. 전시를 통해서 ‘오빠생각’의 최순애, 그리고 당대의 출판편집인이자 글을 썼던 최영주의 삶을 고찰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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