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의 행사가 교회마다 지역마다 시작된다. 성탄절을 앞둔 12월이 되면 크리스마스 캐럴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예쁜 전구불을 밝힌 트리가 교회나 길거리 곳곳에 가득하다. 교회의 예배 시간에 부르는 모든 노래는 캐롤송이다. 교회의 성가대도 ‘고요한밤, 거룩한밤’이나 ‘기쁘다 구주오셨네’와 같은 노래를 부른다. 이맘때쯤이면 연말 불우이웃돕기나 성금모금 등에 관한 소식도 많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대한민국은 기독교 국가인 것처럼 반짝이고, 떠들썩하다. 연말이라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따스하고, 감동적인 일들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하나님의 평화가 온 땅에 가득하길 원하며, 인류의 구원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셨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의 삶은 불행하다. 떠들썩한 사건 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예수는 가난한 사람의 편에 섰다고 하는데 우리 사회에서 약자의 편에 선 의로운 사람들은 많지 않다.

나는 30년간 교회를 다녔다. 하지만 자의로 기독교를 선택한 게 아니다. 내가 선택하지도 않은 기독교라는 종교가 지닌 의미가 내 인생에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사실 예수는 다윗의 후손으로 육신의 아버지 요셉과 마리아의 몸에서 태어났다. 평범한 가문에 불과했다. 일반적으로 성경은 예언서라고 한다. 예수가 태어나기 이전의 예언이 구약성경이고, 신약성경은 예수의 탄생 이후 혹은 죽음 이후의 예언들이 담겨져 있다. 예수의 탄생은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이 이루어진 위대한 인류의 사건이라고 말한다. 여기부터 의심투성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예수가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으로 태어난 인류의 구원자인지, 아니만 그 시대에 태어난 조금 특출난 인물인지 알 수 없다. 특별한 출생에 대한 메시지를 예수는 어릴 때부터 들어왔기 때문에 그 신화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해 갔던 건 아닐까. 스스로 신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교회에서는 모든 성경적인 진리에 대해서 의심의 여지가 전혀 없다. 교회 안에서는 믿음의 눈으로 보라고 한다. 믿지 않으면 무조건 불신앙적인 모습이라고 낙인찍는다. 하지만 교회 밖의 세상에서 바라보면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종교적인 메시지가 얼마나 오류의 가능성이 있는지 보인다.

예수의 탄생 여부에 대해 의심을 하는 것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 그런데 예수는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인류의 이상을 이루기 위해 태어났다고 한다. 유토피아와 같은 이상향을 만들기 위해 이 땅에 왔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 유토피아는 원래 ‘그런 곳은 없다’는 뜻이라고 한다. 공의를 실현하고, 평화를 이루기 위해 구세주는 오셨지만 유토피아가 현실적으로 없다는 건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예수가 오신 것과는 별로 상관없이 세상은 돌아가고 있다. 누군가를 믿는 것으로는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한국교회는 점점 자본주의를 닮아가고, 물질적으로 번영하며 잘 사는 것만 강조한다. 예수가 2000년 전 이 땅에 온 이유는 모든 사람들이 ‘잘 사는 것’을 바랐기 때문일까? 아니다. 예수는 개인이 잘 사는 것보다는 공의를 실현하고, 바르게 살아가는 것을 원했을 것이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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