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산 오색시장에서 일어난 두 가지 사례에서 우리는 ‘전통시장이 어떻게 해야 활성화할 수 있을까’에 대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하나는 6일 오색시장 상인회가 오산시청을 방문해 ‘추운 겨울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성금 1천만원을 기부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하루 전인 5일 상인들이 모여 ‘오색시장 제2의 도약을 위한 전문가와 상인들의 토론회’를 개최했다는 점이다. 한신대 오창호 교수와 (주)공생도시&상권재생연구소 강헌수 대표 등의 전문가와 김병도 현 상인회장 및 천정무 차기 상인회장 등 30여명의 상인들은 이날 토론회에서 2012년 1시장 1대학 연결사업에서부터 2017년 문화관광형 사업에 이르기까지의 성과와 한계를 진단하면서 “전통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상인들이 변해야 하고, 의식이 높아져야 한다.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이젠 지역사회의 발전에 앞장서야 하고, 상인회 건물 사무실 등을 개방해서 필요한 지역민과 공유하는 등 공공의식을 높여야 한다”는데 인식을 함께 했다.

위 두 사례는 전통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떠해야 할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전통시장과 상인들이 자신만의, 또는 시장만의 단기적인 이익 추구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의 선진적 경제와 문화, 소통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시장은 원래 그러한 기능을 하면서 지역사회의 중심 역할을 해왔던 것인데,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유통자본에게 밀리면서 그 역할을 못하고 점차 경쟁력을 잃어왔던 것이 그간의 사정이다.

신용카드 거부하지 않기, 원산지 표시 정확히 하기, 투명한 가격, 깨끗한 환경과 정돈된 이미지, 편리한 시장 접근성 강화 등을 통해 기존 전통시장의 낙후되고 전근대적인 문화와 단호하게 선을 긋고 선진적인 경제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예컨대 지역문화예술인들에게 회의실과 공연장, 시장 골목골목을 개방하는 등 지역 내 다양한 부문과 협력의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상인들은 자꾸 지역의 사람들과 역량들을 전통시장으로 끌어들이고 경제와 문화, 소통의 중심으로서의 역할을 확보해야 한다. 이 전략이 성공할 때 청년들이 몰려오고, 젊고 활기찬 시장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한편, 오색시장이 최근 몇 년간 정기적으로 지역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상당한 액수의 금액을 기부하며 불우이웃돕기에 앞장서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렇듯 그동안 상인들이 지역민에게 받은 혜택을 되돌려줄 때 지역민들은 더욱 전통시장을 사랑하고, 자신의 발걸음을 대기업의 유통자본이 아닌 전통시장으로 돌리려 할 것이다. 서민들은 대형마트나 백화점, 복합쇼핑몰이 아닌 진정한 이웃으로 거듭나는 전통시장을 자신들의 정체성과 일치시키게 된다.

일본 전통시장의 경우 대를 이어 장사하며 상인들의 깨어있는 마인드와 서비스 정신, 끊임없는 혁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모습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요커(중국 관광객)들을 어떻게 전통시장으로 끌어들일까를 고민한다. 우리나라 정부와 경기도 차원에서도 기존의 하드웨어적 지원보다 이제는 될 성 싶은 전통시장에 집중해서 소프트웨어적인 콘텐츠 및 상인 역량 강화에 초점을 두어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유통환경의 변화와 소비자의 요구, 정부 지원 정책의 변화, 소통과 협력이 중시되는 시대의 흐름에 상인들은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자신들을 바꾸어 나가야 살 길이 열린다.

오산 오색시장의 상인들은 이제 조금씩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자신들을 선진화하는 것이 전통시장을 부활시키는 길이라는 사실을 자각해 나가고 있다. 현재의 작은 흐름이 점차 커져 상인들 다수가 자각할 때 전통시장의 미래가 활짝 열릴 것이라는 건 너무도 분명하다. 어찌 이러한 사례가 오산 오색시장의 경우에만 해당되겠는가.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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