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원유철 의원 페이스북 캡처)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이 지역 사업가들로부터 수억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17시간 검찰조사를 받고 14일 귀가했다. 검찰은 조사내용을 바탕으로 추가 조사와 사법처리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어서 원 의원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종오 부장검사)는 13일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원 의원을 상대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사실관계를 조사했다.

원 의원은 조사를 마치고 “성실하게 조사를 받았다. 소명이 잘 되었다고 기대한다”고 간단히 소감을 밝혔지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것을 인정하느냐’, ‘대가성이 있었다고 생각하느냐’, ‘검찰 조사에서 어떤 부분을 소명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차에 올랐다. 원 의원은 검찰 조사에서 자신을 둘러싼 혐의에 대해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원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평택에 기반을 둔 여러 사업가들로부터 수억원대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1월 16일 평택시에 위치한 원유철 의원 지역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원 의원의 정치자금이나 후원금 등 재무 회계를 담당해 온 A 씨의 자택도 압수수색 당했다. 당시 검찰은 원유철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에 기반을 둔 사업가들에게서 억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 9월 평택의 골프연습장 대표였던 한 모(47세) 씨가 원유철 의원의 전 보좌관 권 모(55세) 씨에게 변호사 비용으로 수천만원을 건넨 혐의를 포착해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그동안 원 의원 측근 등 주변 인사들의 자금 흐름을 분석하다 출처불명의 뭉칫돈이 수차례 흘러 들어간 단서를 포착해 추적해 왔다. 검찰은 한 씨가 사업 관련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원 의원 측 도움을 받기 위해 청탁 명목으로 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별도로 권 씨는 2012년 10월 원 의원 지역구 사업가인 플랜트 설비업체 W사 대표 박 모(54) 씨로부터 “산업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도와 달라”는 청탁을 받고 5,500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현재 구속 수감 중이다.

원 의원은 이와 관련 지난 2012년 11월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을 만나 부실기업 W사에 대한 대출을 요구해 강 전 은행장이 여신담당 부서의 반대를 무릅쓰고 몇 차례에 걸쳐 총 1100억원대의 부실 대출을 하게 해 결국 900억원 이상의 손해를 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원 의원은 11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지역구민의 과분한 사랑으로 5선 의원 하는 동안 어떠한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저를 믿고 지켜주셨듯이 저를 믿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밝히는 등 그동안 자신을 둘러싼 비리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해 왔지만 과연 이번에도 검찰의 칼날을 피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백현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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