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은 말로 쓰는 일기라고 생각해요. 우울증으로 어려움을 겪어 보았기 때문에 심리상담서점을 열게 되었어요. 책을 읽으면서 도움 받았던 경험이 사람들에게 분명 도움될 거라 믿었어요.“

20대의 마지막을 자신이 원하는 일에 도전했다. 그것도 책방을 말이다. 주변사람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20대는 낭비해버리는 거지’라는 반항 같은 마음으로 무모하게 저질렀다고나 할까. 수원 매탄동의 골목에 동네 책방 ‘리지블루스’를 열게 된 김명선 서점지기를 만나게 됐다. 오픈한지 얼마 안되었지만 벌써 네이버의 플레이스의 동네책방코너에도 소개되었다. 왜 하필 책방이었을까.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하지만, 사실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더 무서운 건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상태에요. 오히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다행이죠. 대학 졸업 후 세 곳의 직장을 다녔고, 지금은 퇴사하여 책방을 운영합니다. 딱 한 달 월세만큼 벌었네요.”

이렇게 말하는 김명선 씨는 우선 딱 1년만 해 볼 거라고 한다. 디자인과 기획을 해 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서점 운영도 재밌게 기획한다.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솔로독서파티’를 하였다. 미혼남녀가 책게임으로 만나 두 커플이 만들어졌다고 하면서 나름 성과가 좋았다고 말한다. 꼭 책을 구입하여 읽는 것만이 책방의 기능이 아니다. 이제는 만남과 소통, 놀이로서의 공간이 책방이 된다. 또한 리지블루스에서는 책으로 하는 심리상담을 하고 있다. 독서치료인 셈이다.

책으로 마음을 나눌 때 훨씬 더 친밀해진다. 그리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도 생긴다. 책 속의 한 구절이 자신의 삶을 달라지게 할 때도 있다. 김명선 서점지기는 우울증을 겪으면서 첫 직장 그만둘 때 회사의 팀장님과 했던 일이 떠오른다고 말한다.

“저를 많이 도와주신 분이에요. 책 읽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누고, 매일 그림일기를 그렸어요.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그리고 ‘아직도 가야 할 길’을 읽으면서 그날의 기분을 그림일기로 그렸습니다. 그 경험이 저에게는 매우 강렬했어요.”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마음과 책으로 이어가고 싶은 욕구가 결국 심리상담서점 리지블루스까지 열게 되었다. 리지는 자신의 영어이름이고, 블루스는 춤이다. ‘내가 최선을 다해 추는 춤’이라고 의미를 붙였다고 한다.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의 내면이 춤을 추듯 즐거웠으면 한다고.

현재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나간다. 또한 매거진을 만들어 본 경험을 살려 올해는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소설쓰기 모임과 월간독서모임, 영어독서클럽, 독서상담을 이어나가고 있다. 생각하는 일을 실행하는 힘과 에너지가 느껴지는 곳이다. 또한 자신의 마음을 나누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이 책방에서 묻어난다. 앞으로는 이렇게 서점이 다양한 기능을 한 이색공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 권의 책이 지닌 위로와 공감의 힘, 놀이와도 같은 즐거움이 있는 공간이 바로 동네 책방이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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