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사설
안희정의 성범죄, 권력형 비리와 갑질 문화 극복의 계기돼야
조백현 발행인 | 승인 2018.03.08 08:18

5일 JTBC 뉴스에 나와 지난해 6월부터 8개월간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4차례 성폭행을 하고, 수시로 성추행을 했다고 수행비서 출신 김지은 씨가 폭로했다. 자신에 대한 2차, 3차 피해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을 잘 알 텐데도 모든 위협을 각오한 채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고 추가피해를 막기 위해 얼굴을 드러내고 방송에 나온 것이다. 피해사실을 주변에 알려도 해결되지 않았으며, 지금 가장 무서운 대상은 안희정 전 지사라며 자신을 지켜달라고도 했다. 권력을 가진 자의 갑질이 얼마나 상대방에게 공포를 주는 지 극적으로 보여준다.

문화예술계를 중심으로 미투 운동이 사회 각 부문에서 봇물터지 듯 하는 상황에서 나온 이 충격적인 소식은 현재 전국을 뒤흔들고 있다. 성범죄가 권력자가 가장 약한 자를 공격하는 최악의 갑질이라는 점에서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도 미투가 시작될 것이라는 예상은 일찍부터 있었지만 그 대상이 안희정이 될 것이라는 것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안희정은 그동안 인권과 민주주의의 중요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 금지를 앞장서 주장해왔고 부부애를 과시하는 등 현실 정치에서 보기 드문 반듯한 이미지롤 연출해 왔기 때문이다. 권력형 비리와 권모술수, 이권 챙기기로 점철된 국회 분위기에서 훤칠한 이미지와 시대적 감수성을 내세운 그의 전략은 수많은 지지자들을 양산하며 일순간 차기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했다. 그 스스로 김대중과 노무현을 잇는 민주세력의 장자로서 자신의 위치를 정립한 바 있다.

이러니 지지자들이 느꼈을 맨붕과 배신감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성폭력 폭로 이후 앞으로 그의 진실한 반성과 책임 있는 행동을 기대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도지사를 던진 후 그가 보인 다음 모습은 변호사를 꾸려 법적 대응을 한다는 것이었다. 이 와중에 그의 대권 싱크탱크였던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의 여직원이 1년 넘게 안 전 지사로부터 수차례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는 추가 폭로가 나왔다. 지난해 1월 18일 새벽 여의도의 한 호텔로 불러 자신을 성폭행했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덧붙여졌다.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 중 한명으로 떠오른 다음 최고의 권력을 쥔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었으니 이쯤 되면 차라리 그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는 대통령이 되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을 경악케 한 것은 ‘지방정부의 인권’이란 주제를 발표하기 위해 간 해외출장에서, 또한 미투운동이 벌어진 후 김지은 씨에게 사과한다고 한 자리에서 오히려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점이다. 안 전 지사가 직원들에게 미투운동과 인권, 여성문제의 의미에 대해 강조한 날 미투운동의 대상이 되어 하루아침에 자신이 살아온 모든 역정을 부정당하고 몰락의 길을 걷게 됐으니 세상에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정치권의 미투는 이제 시작이다. 채이배 국회의원의 보좌관이 과거 더불어민주당에서 근무하던 당시 지속적으로 동료 여직원을 성적으로 괴롭혀오다가 들통나 직에서 쫓겨난데 이어, 8일엔 ‘나는 꼼수다’ ‘정봉주의 전국구’ 등 팟캐스트 운영의 성공으로 국회 밖 권력자로 군림해 온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까지 불거졌다.

상하 위계구조와 권력이 존재하고 남성 우위적 가부장제가 만연한 우리사회에서 여성들이 성적 위협 및 온갖 차별에 시달려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거의 모든 부문과 직장, 조직에서 여성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착취와 학대, 차별, 범죄가 심각하다. 미투운동을 계기로 남녀 간의 문제뿐만 아니라 권력관계에서 오는 모든 갑질을 대청소하고 새로운 시대의 장이 열리길 기대한다. 이를 위해 사회적 약자와 비리 고발자를 보호하고 사회 내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백현 발행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6310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정조로 966(조원동)  |  대표전화 : 031)373-8770  |  팩스 : 031)373-8445
등록번호 : 경기, 다01040  |  발행인 : 조백현  |  편집인 : 조백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조백현 대표   |  이메일 : mail@newstower.co.kr
Copyright © 2018 뉴스타워.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