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 저녁 7시 화성박물관에서 이뤄진 경기르네상스포럼에서는 잊혀진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재무총장이었던 최재형의 삶을 조명하는 강의를 진행했다. 수원대학교 박환 교수는 90년대 초반부터 러시아와 대한민국이 수교를 이루기 전부터 러시아를 드나들며 최재형의 삶을 주목했다.

최재형은 시베리아 항일운동의 대부이자 동의회라는 의병조직을 이끌었다.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역, 일곱발의 총성이 울리자 조선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가 쓰러진 일. 조선 침략의 원흉을 처단한 안중근 의사 이야기는 오늘날까지 길이길이 기억된다. 이 일화의 또 다른 주인공 ‘페치카 최재형’ 은 안중근 의사의 거사를 도운 항일 기업가다.

의미 있는 역사를 찾아내어 진실을 알리고 묻혀졌던 사실을 재조명 하는 것은 역사가가 해야 할 일 중 하나다. 대부분 역사책에서도 언급되지 않은 독립운동가 최재형을 잘 모른다. 이번 포럼은 수원시 3.1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기념사업회가 함께 마련한 자리다.

“최재형은 항일 무장투쟁뿐만 아니라 ‘대동공보’라는 신문사의 사주였습니다. 대동공보사에서 안중근 의거를 계획했습니다. 1910년 나라를 빼앗긴 후 권업회 총재를 하였고, 1919년 4월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재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상해로 떠나지 않았고 투쟁의 현장인 시베리아에서 노동자, 농민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활발한 항일 투쟁으로 인해 1920년 그는 일본군에 의해 총살당한다. 블라디보스톡에서 가까운 우수리스크에 최재형의 생가가 있다. 올 11월 경 최재형 기념박물관이 우수리스크 최재형 생가에 오픈될 예정이다.

박환 교수는 90년대 초반부터 최재형의 자손들을 찾아 인터뷰를 하러 다녔다. 최재형의 시신은 어디서도 찾지 못했고, 키르키스탄에 부인의 묘소가 있다. 최재형의 딸 올가는 하바로스크에 살고 있고, 또 다른 딸 최류드밀라는 키르키스탄에 있다. 아들은 모두 죽었고 딸들만 살아있는데 1920년대 초반 모두 중앙아시아로 유배를 가서 정착하여 살고 있다.

“키르키스탄과 수교되기 전 마피아 두 명과 함께 국경 넘어 최 류드밀라를 인터뷰하고 녹화를 한 적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후손들이 너무나도 가난한 것입니다. 이역만리 최재형의 딸을 찾아 과거의 역사를 찾으러 왔는데 밥 한 끼를 줄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러시아의 대부호였던 최재형과 후손들의 비참한 삶이 안타깝습니다.”

역사학자는 새로운 인물과 역사를 발굴한다는 희망과 기쁨으로 살아간다. 박환 교수 역시 젊은 시절 최재형의 흔적을 찾기 위해 러시아 전역을 돌면서 자료를 수집해왔다. 최재형의 사진은 1915년 형과 조카와 함께 찍은 단 한 장만 남겨져 있다. 당시 독립운동가는 발각되면 위험하기 때문에 사진을 찍지 않았다고 한다.

과거의 역사를 통해 끊임없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최재형은 노비에서 러시아의 성공한 사업가로 잘 살 수 있었지만 독립운동의 뜻을 이루며 생애를 바쳤다. 이러한 진실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도록 하고 역사책에도 제대로 기록되어져야 할 것이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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