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오산지역위원회가 안민석 의원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도의원 공천이 확정된 조재훈 도의원을 징계하기로 의결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17일 민주당 경기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오산시 제2선거구 광역의원 후보로 조 의원을 후보자로 확정 발표한 다음날인 18일 오산지역위가 조 의원에 대해 경기도당에 ‘제명’을 요청하는 내용의 ‘징계’를 하기로 의결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징계사유가 참으로 황당하고 저급하다.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면 이렇다. 조 의원이 16일 자신의 SNS에 “지역위원장(안민석 의원)이 공천권을 다 갖고 있어 4년 마다 너무 힘들다”는 식으로 올린 것에 대해 오산지역위가 “조 의원이 안민석 위원장을 허위사실로 협박하고 이를 SNS에 올려 해당 행위”를 했으며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조직적인 배후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제명요청을 의결”했다는 것이다. “경기도당에 정식으로 징계를 요청할 예정”이라며 조 의원의 공천을 철회시키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이 지방선거 후보자 경선과정에 중립을 지켜 줄 것과 4선 국회의원에 걸맞은 중앙정치를 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 조 의원의 해명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4선으로 정치를 알 만큼 알 수 있는 안민석 의원은 즉각 오산지역위의 잘못된 결정에 대한 철회 및 시민에게 사과하고, 민주당 경기도당은 이런 말도 안되는 오산지역위의 요구를 수용해선 안된다.

조 의원이 안 의원에게 경선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킬 것을 요구한 것에 대해 객관적인 사실관계 파악 없이 자신의 측근들로 이루어진 지역위 운영위에서 일방적으로 ‘허위’로 판정한 것도 문제가 있지만 허위 여부를 떠나 중립 요구가 제명의 사안이 된다는 것이 한마디로 말해 넌센스다. 조직적인 배후세력이라니 그 배후세력이 어디인지 밝힐 일이고, 배후세력이 있다손 쳐도 무슨 대단한 일을 벌인 것도 아닌데 그것이 또한 제명의 이유가 되는 것인지 역시 의문이다.

그동안 안 의원의 보좌관, 비서 출신이나 측근들이 시·도의원으로 진출하고 이번에 시장 후보로도 출마한 상황에서 자신과 생각이 다른 비주류를 완전 배제하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주류로만 획일적으로 채우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왜 이번 조재훈 도의원 사건과 같은 상식이하의 일이 벌어지는지 설명이 안된다.

오산에서의 절대권력 안민석 의원의 오산지역위가 얼마나 터무니없고 횡포를 부렸는지, 이번 징계 결정이 비민주적이고 저급한지는 안 의원의 과거 이력과 정치활동을 돌아보면 바로 이해된다.

지금은 친문 주류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지만 안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로 확정되기 전 또는 안철수 의원이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하기까지 비주류로서 주류인 친노 내지 친문을 공격하는데 앞장서 왔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고 안 의원이 당에서 징계를 당하거나 공천에서 배제되거나 하는 일은 없었으니, 민주정당이라면 응당 이래야 할 모습이다.

그런데 자신은 비주류로서 표현의 자유를 맘껏 누리고 또한 자신과 다른 입장의 정치인에 대한 비판을 강하게 해 왔음에도 왜 지역 당내에서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정치인의 자유로운 표현에 대해서는 재갈 물리는 것을 넘어 제명으로 정치생명까지 끊으려고 하는 것인지, 주류는 이런 횡포를 맘대로 부려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홍준표를 비판했다고 최고위원을 제명시킨 자유한국당 말고 민주당이 그동안 당 대표나 주류를 비판했다고 정치인을 제명하는 사례가 있었는지 답해보기 바란다.

조재훈 의원이 SNS에 자신의 의견을 밝힌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면 자신들의 의견을 밝히고 반박하면 된다. 구체적인 사실과 증거를 가지고 서로 논쟁을 하게 되면 시민들은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판단할 수 있다. 당 차원에서도 문제를 풀어나갈 합리적인 과정을 거쳐나가면 된다. 그런데 그런 절차도 없이, 민주당 오산지역위가 바로 운영위를 열어 안 의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고 제명의결이라니, 이런 무지막지하고 독선적인 당 운영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민주당 오산지역위는 당 운영을 여태 이렇게 운영해 온 것인가.

정치인은 표현의 자유를 누리고 말로 싸우는 직업이다. 조재훈 도의원이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극히 정상이고, 오히려 보다 구체적인 사례와 근거를 가지고 자신의 주장을 폈어야 했다. 정치인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는 이유로 경기도당에 제명 징계를 요청해 사실상의 후보 박탈을 할 예정이라니 그런 독재적 사고방식이 참으로 기가 막히다. 이러한 사안으로 징계를 받는다면 그동안 일상적으로 언론과 SNS에 자당 및 타당 정치인을 비판해왔던 안민석 의원은 수없이 징계를 당해야 할 상황이다.

정치의 기본도 이해 못하고, 민주적인 과정도 밟지 않고, 비주류에 대한 배려나 논쟁도 허용치 않는 민주당 오산지역위는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고 운영위의 결정을 철회하기 바란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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