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 단체 ‘슈룹’은 13일(토)부터 21일(일)까지 신망리(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상리) 다목적회관 및 신망리 일대 야외에서 《2018 예술정치-무경계프로젝트: 신망리를 만나다》전을 개최한다.

2018 예술정치-무경계프로젝트: 신망리를 만나다》는 ‘슈룹’이 2017년부터 2018년까지 한반도 비무장지대(DMZ) 주변 지역을 답사한 2년 동안의 대장정을 참여한 예술인들의 작업을 소개하는 전시다.

슈룹 구성원 18명 작가들이 상1리(신망리) 다목적회관 및 마을주변 곳곳에 각자의 예술 작업들을 설치한다. 이번 전시 중에는 슈룹 작가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물리적 경계로 볼 수 있는 비무장지대 철책 남측 선에서 지리적으로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신망리 주변과 백마고지 일대를 무대 삼아 대규모 원형 철책 구조물을 세운다.

2018 예술정치-무경계프로젝트: 신망리를 만나다》는 슈룹 작가들이 ‘예술정치-무경계’라는 화두를 바탕으로 오늘날 ‘경계’의 의미를 되묻고 그 경계를 뛰어넘는 예술적 실천을 모색하는 과정이다.

슈룹은 전 세계 모두가 참여하는 평화네트워크를 구상하고 모두가 지구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스스로 인식하는 경험을 촉발하고자 한다. 오늘날 한반도 비무장지대의 철책을 걷어내는 상상의 행위는 사람들이 지구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인식할 수 있는, 나아가 전 세계 모든 이에게 전 지구적 평화를 도모할 수 있는 관점과 실천을 이끌어내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슈룹은 최근 2년 동안 비무장지대 답사 가운데 경기도 파주시 지역을 시작으로 김포·고양·파주·연천(2017년), 강원도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2018년) 등 비무장지대 철책길 주변 지역을 답사했다. 이번 전시 참여작가 18명과 더불어 ‘예술정치-무경계프로젝트’의 전체 약 220명의 참여자는 지난 2년 동안 기간과 장소를 나눠 릴레이형식으로 비무장지대 철책길 약 300km를 걸어서 이동했다. 답사 참여자들은 철책 주변뿐 아니라 마을과 자연의 산과 숲속도 걸으며 지역의 역사를 발견하고 지역 생활사를 체험했다.

‘신망리’의 이름을 넣은 전시제목은 ‘슈룹’ 구성원들의 기대와 함께 예술적 비유를 함축한다. 신망리는 1954년 미군이 6.25 전쟁 이후 이북에서 피난 온 사람들을 위해 세운 정착촌으로, 그 이름에는 ‘새로운 희망(新望)’, ‘뉴 호프 타운(New Hope Town)’이라는 뜻이 담겼다. 마을 형성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 현재 더 이상 과거 정착민들의 애환과 고단한 삶의 흔적은 보이지 않지만, 신망리 마을 사람들은 새로운 희망에 걸맞은 치수사업과 마을 조성에 여념이 없다. 슈룹 작가들은 이러한 지역사회에서 마을 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마을 이름이 뜻하는 바와 같이 한반도의 통일 등 ‘새로운 희망’을 나누고자 한다.

■ 기획자의 글

경기도 연천군 신망리는 1954년 미군이 6.25 전쟁 당시 이북에서 피난 온 사람들을 위해 세운 정착촌으로, ‘뉴 호프 타운'(New Hope Town)이라는 뜻에서 만들어 졌었다. 지금은 오랜 시간의 흐름 속에 과거 정착민들의 애환과 고난한 삶의 이야기들은 사라지고, 그 당시 지어졌던 집 한 채만이 과거의 일부로 남아 역사의 뼈대를 썩히면서 을씨년스럽게 주저앉고 있다. 현재 마을 사람들은 새로운 희망에 걸맞는 치수사업과 마을 조성에 여념이 없고, 잊혀진 과거를 들추는 낯선 이방인들이 불편할 따름이다. 그럼에도 무경계 팀이 관심 갖고 추진한 신망리 답사와 전시기획의 목적은 현재의 신망리가 경기도와 강원도 비무장지대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지리적 요소를 활용하기 위함이다. 무경계 프로젝트의 취지인 물리적인 경계-철책을 제거하고, 새로운 비전을 신망(新望-New Hope)리에 담아 한반도의 중앙에 대규모 원형 철책 구조물을 세우는 장기 프로젝트를 실현할 땅으로 이 마을을 선택한 것이다.

신망을 만나고 그곳에서 진행 할 이번 전시(영상, 사진, 설치, 퍼포먼스, 회화 등) 행위들은 2017년 1월 도라산 전망대를 시작으로 서해 경기도 김포 대명항을 출발하여 고양, 파주, 연천 DMZ지역을 도보로 답사하고, 올해 2018년 강원도 철원을 시작으로 화천, 양구, 인제, 고성 DMZ지역 답사를 계속 진행한 2년간의 대장정의 한 부분이다. 무경계프로젝트 ‘신망리를 만나다’는 DMZ 철책뿐 아니라 그곳의 마을과 오랜 역사와 자연 속을 걸으며 오늘의 생·태·활을 체험하는 생생한 행위(퍼포먼스)에 속한 것이다.

‘예술정치-무경계’라는 화두를 바탕으로 각각의 경계를 넘어 실천하고자 하는 본 프로젝트는 열린 구조와 사고의 확장을 통해 예술을 넘어 다양한 분야들과 소통하며 시대가 요하는 큰 전환적 의식을 현실화하려 한다. 세계인이 지구인으로서의 하나 된 인식을 촉발 할 수 있게끔 하고, 이에 관심 있는 예술가와 더불어 전 세계 모든 이들이 참여하는 평화 네트워크를 구성하고자 한다. 이에 그 힘의 동력을 한반도 비무장지대의 물리적 철책선을 걷어 내고자 하는 행위를 통해 구축하려 하는 것이다.

이 시대 한반도 철책선을 걷어내는 행위는 지구인으로서의 의식전환을 이끄는 매개가 될 수 있으며, 전 세계 모든 이에게 전 지구적 평화를 도모할 수 있는 관점과 행위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 예술가들이 신망리에 모여 DMZ에서 걷어낸 철책선으로 거대한 구형 조형물을 만드는 모습이 눈에 선하지 않은가! (글 김수철)

김정희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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