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는 유럽에서 만든 가장 오래된 트럼프의 일종이며 점술(占術)에 사용되는 카드다. 타로 카드 78매가 한 조이다. 기원은 불명이나 13세기에 행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타로카드 78장을 펼쳐놓고, 점술사가 카드를 뽑아가면서 문제를 분석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일종의 점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 성행했으며 현대까지 그 종류만도 1,000여 종이 넘는다. 운명의 수레바퀴에서부터 황제, 정의의 여신, 광대, 마술사, 기사, 여왕, 천사 등의 캐릭터가 등장하며 수만가지 이상의 해석을 할 수 있다. 나의 운명이 그림 한 장으로 바뀔리는 없지만 재미로 혹은 누군가와 상담을 하면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기회로 여긴다.

몇 년 전 타로카드 상담법을 배웠다. 여러 가지 종류의 타로카드가 있기 때문에 카드 그림의 의미를 배우기 위해서 강좌를 찾아다니곤 했다. 그림마다 해석이 다르고 연결되는 그림에 따라 상담법도 달라진다. 같은 그림이라도 질문에 따라서 다르게 설명이 되기 때문에 다양한 임상이 필요하다.

하지만 타로카드 상담을 하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민하는 문제가 비슷비슷함을 알게 된다. 2019년 신년이 되니 ‘혹시 새해운세 봐주시나요?’라고 묻는 주변사람들이 많다. 새해 운세를 타로카드로 점치는 일이다. 점이라는 건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에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품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서나 불안정한 미래를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이 점을 치곤 했다. 점을 본 다음 심리적인 안정 및 치유효과를 느끼기 때문이다. 물론 점대로 된다고 믿는 사람들도 많지만...

연말 연초가 되면서 타로를 배운 다음 상담을 하는 나에게 많은 사람들이 신년 운세를 봐 달라고 의뢰했다. 가까운 지인들이 대부분이다. 매년 비슷비슷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누군가의 말을 통해서 ‘당신의 새해에는 행운이 있을 거에요’라는 말을 듣고 싶어한다. 건강운, 연애운, 부부관계, 금전운, 부모님과 자녀 등에 관한 주제가 대부분이다. 일상에서 고민하는 부분들이 고만고만하다. 돈이 많은 사람이나 적은 사람이나 모두가 다 금전이 많았으면 한다. 자식이 있는 부모들은 자식 학업이나 취업 및 결혼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 아프고 건강 안 좋은 사람들은 건강을 고민한다. 다 자신이 갖고 있는 어려움이 해소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타로점을 본다.

앞으로 점점 더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게 마련이다.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당장 예측할 수 없는 자연 재해 때문에 불안했다. 지금도 역시 생활모습은 변하였지만 인간의 내면의 생각은 비슷하다. 점을 본다는 건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는 행위다. 점을 본다고 해서 운명이 바뀌거나 내 인생이 180도 변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타로상담사는 ‘운명은 바꿀 수 없으니, 시각을 바꾸어 보세요’라는 말을 많이 한다.

비가 온다면 우산을 준비하고, 폭풍우가 몰아친다면 잠시 쉬었다 가고, 황사가 몰아친다면 마스크를 갖고 나가면 된다. 나에게 닥칠 문제를 비켜갈 수 없지만, 상담과정을 통해서 내 마음을 스스로 들여다보게 된다. 스스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고, 자기 안에서 답을 찾게 될 뿐이다.

신년운세를 봐드리면서 꼭 잊지 않고 한 마디 건넨다. ‘올해는 여러분에게 유난히 좋은 기운이 넘치네요!’라는 말이다. 이 말 한마디 때문에 사람들은 희망을 얻는다. 어쩌면 타로상담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긍정적인 말 한 마디 해 주는 누군가의 말에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것 아닐까. 우리 모두의 신년운은 좋을 수밖에 없다. 신년, 시작의 기운을 얻어 스스로 내면의 힘을 가장 믿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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