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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아이가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
한인숙(시인) | 승인 2019.05.09 10:39

아름다운 세상이다. 아카시는 꽃을 터트리기 위해 잔뜩 부풀어 있고 곳곳에 영산홍과 철쭉이 함께 어우러져 제 몫의 계절을 피워내고 있다. 벚꽃 피었던 자리마다 애기 손톱만한 열매가 매달려 있다. 열매를 맺기 위해 꽃을 피우는 건지 꽃을 피웠기 때문에 열매가 맺은 건지는 알 수 없지만 계절에 순응하며 자리를 지키는 것들의 아름다움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과 어버이 날 그리고 스승의 날까지 주변을 둘러보며 서로서로 감사하는 달이다. 아이들이 선호하는 선물은 장난감이고 어른이 받고 싶은 선물의 첫 번째는 현금이라고 한다. 물론 각자마다 필요에 따라 받고 싶고 주고 싶은 선물이 다르겠지만 5월은 주머니를 열어야하고 또한 허리띠를 졸라매야하는 달임에는 틀림없다.

장난감도 눈에 띈다 싶으면 5만원은 족히 넘는다. 자장면 한 그릇이면 행복하던 시절이 이제 지났다. 본인이 좋아하는 캐릭터 인형이나 유행에 맞는 장난감을 원하고 어떡해서든 가져야 직성이 풀린다. 자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도 있지만 욕심을 부리면 결국에는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아이들의 생각과 고집이 함께 한다. 부모가 맞벌이를 하고 자녀가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자녀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무엇이라도 보상을 해주고 싶은 마음과 형제자매 없이 자라다보니 혼자 있는 시간에 함께 놀아줄 장난감이나 게임이 대신해주는 현상이 맞물려 벌어지는 현상이기도 하다.

얼마 전 세 자녀를 둔 가정을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시내에서 좀 떨어진 산자락아래 동네에 자리 잡은 그림 같은 집이다. 11살부터 5살까지 삼남매다. 한창 개구 질 때 임에도 아이들이 얌전했다. 특히 막내 사내아이가 조용했다. 이유를 물으니 밖에서 뛰어놀면서 스트레스를 풀기 때문에 집에서는 조용한 편이라고 했다.

아파트 생활을 하다가 아이들을 위해서 시골로 내려오면서 적응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지금은 참 잘한 선택이라고 한다. 너른 마당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텃밭에서 키운 과일과 야채를 먹으며 건강하게 자라면서 온순해졌고 장난감과 컴퓨터 특히 휴대폰 게임을 즐겨하던 아이가 자연과 친해졌다고 한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스트레스를 게임이나 장난감으로 풀어내는 또래들과는 사뭇 다른 표정이다. 약간 그을린 피부와 단단해 보이는 체구 그리고 환한 미소가 좋아보였다. 학원을 따로 보내지 않고 분교와 분교 병설유치원에서 방과 후 활동을 통해 필요한 수업을 하고 또한 스쿨버스가 있어 등하교까지 안전하게 지켜주니 더 바랄 것이 없다고 한다.

또래와 경쟁할 것도 없고 비교할 것도 없으니 부모와 학생 모두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좋고 무엇보다 학생 수가 적다보니 학생과 교사 사이에 친밀한 관계가 유지되고 아이들이 선생님을 많이 좋아하고 따라서 좋다고 한다.

부모의 노력과 배려가 자녀의 교육이나 생활환경을 바꿀 수 있다. 아이의 놀이터가 자연 체험 학습장인 셈이다. 마당에는 이런 저런 놀이기구가 있고 텃밭에는 토마토를 비롯한 여러 가지의 야채가 심겨져 있다. 그리고 부모는 자녀가 안전하게 놀 수 있는 놀이공간을 제공하며 보살피면 되는 것이다.

이렇듯 자연가 동화되어 자라는 아이들의 미래는 밝다. 오월은 가정의 달이다. 매월 매일이 가정의 날이고 가정을 지키고 자녀를 소중히 여겨야 하지만 내 자녀가 내 주변의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는 않는지 가정 폭력으로 고통 받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할 때다. 건강한 아이가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 이 나라의 미래이고 백년대계의 약속이다. 물질보다는 사랑과 관심으로 행복지수를 높여주는 5월이 되자.

한인숙(시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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