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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가족 프로그램 TV 불편하지 않은가요?
김소라 기자 | 승인 2019.09.18 13:39

행복한 가족이 등장하여 돈독한 부모-자식, 형제애 등을 강조하는 TV프로그램은 특히 명절이 되면 거의 대부분의 채널에서 방송된다. 유명 가수가 부모님이나 형제 등과 함께 한복을 입고 노래를 부르거나, 친인척까지 대동하여 토크쇼에 출연하기도 한다. 3대가 모여 요리를 하고, 밥을 먹는 풍경도 심심찮게 방송에서 보여준다. 모두 가족 중심주의로 똘똘 뭉친 방송이었다. 이번 추석 명절에도 시청자들은 TV채널을 돌릴 때마다 ‘남의 가족 대잔치’를 구경하는 구경꾼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이러한 방송을 불편한 마음으로 보아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민족대명절, 한가위라고 하지만 명절을 맞아 혼자서 연휴를 보내는 ‘혼명족’(홀로 명절을 보내는 1인 가구를 의미하는 신조어)’이 늘었다.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의하면 1인 가구 비중은 584만 8,594가구로, 전체 가구의 29.3%를 차지한다. 더욱이 취업정보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지난 7일 성인 2,8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19.8%가 추석을 혼자 보내겠다고 답했다. 심지어 편의점들은 이들을 겨냥한 추석 도시락까지 출시됐다. 전통 가족이 아닌 반려동물, 친구, 또는 혼자서 추석을 즐기는 이들을 위해 연휴 기간 즐길만한 문화 활동까지 늘어나고 있다.

왜 이렇게 ‘혼명족’이 늘어나고 있는 걸까. 경제적 문제, 짧은 연휴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1인 가구 증가가 큰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주의에 기반한 사고와 생활 방식 확대가 영향을 끼쳤다. 추석이나 설날 등은 농경사회에서 대가족 및 공동체 사회에서의 중요한 절기였다. 그렇지만 현대 사회에서 명절은 농사일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휴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제는 명절이 오히려 휴식 및 삶의 재충전의 시간이 된다. 취업이나 학업의 기회로 여기는 사람도 늘어간다. 가족이 아닌 동료나 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이제는 꼭 명절을 가족과 북적거리며 삼시 세끼를 먹어야 하는 날로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시대가 변한 만큼 명절에 대한 개념도 달라질 수 있다.

그렇지만 변해가는 사회상과 다르게 여전히 경직된 명절 분위기는 TV프로그램에서 방영된다. 훈훈한 가족애를 자랑하듯 보여주는 방송을 보면 외로움이 증대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찾아오는 자식이 없어 쪽방촌에서 혼자 명절을 보내야 하는 노인도 있다. 부모가 없거나 가족이 없어서 오순도순 정겨운 가족이 무엇인지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여전히 명절 방송은 대다수 가족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끔 하는 기능을 한다. 시청자들은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의 가족을 보면서 과잉 감정에 분출되어 눈물을 흘리게 된다. 나도 먹고 살기 힘든데, 남의 가족사에 감정 이입될 때도 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부모에게 효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얼른 결혼을 해서 가족을 꾸려야 도리를 다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진짜 내 생각인지 혼동스러워지기도 한다.

유독 방송에서 가족을 그리는 방식이 그렇다. 거실 가득 펼친 좌식 밥상에 3대가 모여 명절날 밥을 먹는 장면.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가득 음식 준비를 하는 건 앞치마를 두른 집안 여자들이다. 정겨운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는 TV프로그램을 보면서 모두들 생각할지 모른다. ‘우리 가족은 명절날 함께 밥을 먹고 대가족이 모이는 꽤나 괜찮은 가족이구나...’라고 위안을 삼는다.

과연 언제까지 누군가를 불편하게 혹은 스스로 위안하게 만드는 방송사의 명절 가족 프로그램이 재탕, 삼탕 되어야 하는가.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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