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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상처를 남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끝까지 방심 말고 대응해야
조백현 발행인 | 승인 2019.10.22 14:00

지난달 17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첫 발생한 후 한 달 가량이 지났다. 22일 기준으로 이 기간 동안 살처분된 돼지는 15만4천548마리, 파주·김포·연천·강원 지역의 수매·살처분 돼지는 21만6천907마리로 무려 37만1천455마리의 돼지가 목숨을 잃었다.

ASF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효과적인 백신이 없고, 따라서 살처분을 통한 확산 차단만이 거의 유일한 방법으로 인식된다. 병에 걸리지 않았는데도 예방적 살처분이란 이름으로 수많은 돼지들이 죽어가고 있다.

돼지뿐만 아니라 방역과 살처분에 동원된 관계자와 공무원들의 물리적 고통 역시 이루 말할 수 없다. 대량학살 당한 가축들의 처참한 모습을 지켜본 이들의 정신적 트라우마도 심각한 상태다.

이뿐이랴. 전국의 축제와 행사가 상당수 취소되어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고, 특히 파주, 김포, 연천, 포천, 강화도 등 ASF가 발생한 지역의 축산 농가는 직격타를 맞았다.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은 이들뿐만 아니라 경기북부 지역 전체의 분위기가 썰렁하고 경기가 죽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잔반 사료가 금지되며 도산 위기에 처한 잔반급여 양돈인들은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앞에서 돼지를 몰면서 눈물의 시위를 벌였다.

공연의 계절 가을의 결실을 기대했던 문화예술인들도 유탄을 맞았다. ASF가 남긴 상처는 경기북부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또한 양돈농가에서부터 지역 소상공인들, 문화예술인들, 소비자들에 이르기까지 넓고도 깊다. 돼지 수매와 축산농가에 대한 지원, 방역 등에 들어갈 정부예산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중이다.

ASF는 지난 9일 연천을 마지막으로 약 2주간 농장에서는 추가 발생이 없는 상태이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 또다시 발생할지 몰라 여전히 초긴장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연천·철원 등에서의 수매를 서두르고 철저한 방역을 통해 위험요소를 제거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야생멧돼지에서 ASF가 잇따라 검출되면서 전국으로의 확산 및 장기화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2일에도 강원도 철원의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안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확진되면서 야생멧돼지 ASF 사례는 12건으로 늘어났다.

ASF 확산 경로는 멧돼지와 잔반, 식품 등 다양하고, 방역당국은 점차 지쳐가고, 설상가상으로 충청도를 중심으로 조류독감(AI) 바이러스 확산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인간의 욕망으로 인한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파괴, 이로인한 기후변화, 대량생산 대량소비하는 반생명적인 공장식 가축 시스템 등의 변화가 개선될 여지가 없어 이상질병과 바이러스의 확산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 생명과 생태를 중시하는 철학의 대전환이 이뤄지기 전에는 미래는 암담하다.

어쨌든 당장은 우리에게 닥친 ASF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하고, 야생멧돼지의 단속과 조절이 긴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조류독감(AI) 바이러스가 확산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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