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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이소영 기자 | 승인 2022.09.09 12:55

석 달 전, 지속가능발전교육(ESD) 취재를 다녀왔다. 북살롱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던 행사였다.

‘북토크? 토론? 독서모임? 세미나?’ 각각의 색채가 묘하게 담겨있었다. 우리 지역의 다문화‧이주민 의제를 함께 학습하고 공동의 과제를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고 했다. 그런 만큼, 어느 한쪽의 전문가나 관련 기관이 모인 자리가 아니었다. 일종의 다른 색채와 결을 지닌 이들이 처음으로 만난 것이었다.

이날의 주제는 이주와 노동. 주 패널과 관련자는 다섯 명 정도였다. 대학생인 A패널은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과 진행했던 인터뷰 경험을 회고했다. 그런 만큼 코로나19 초기에 중국 교포들이 바이러스 보균자로 낙인찍혀 엄청난 차별과 혐오를 당했고 이주노동자들도 해고되었다며, 혐오 정서에 대해 지적했다.

A패널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Z가 반박했다. 이주노동자를 돕는 기관 직원인 그는 코로나 시국에 본인들이 얼마나 이주노동자를 위해 애썼으며, A패널의 말이 전부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고용허가제(E-9) 비자’, ‘방문취업(H-2) 비자’ 등 제도의 변화를 예로 들었다. Z와 다르게 다문화 여성을 위한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C역시 A가 안 좋은 사례만 언급했다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취재원인 나는 그때부터 당황스러웠다.

시간 관계상 B패널의 차례로 넘어갔다. B패널은 캐나다에서 10년째 거주 중인 기혼 여성이었다.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B는 캐나다의 노동시장과 한국에 오는 이주노동자들의 사연을 전달했다. 캐나다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나이고, 그 기반으로 세워진 나라이기 때문에 사회적인 복지혜택이 많다며 만족스럽다고 했다. 캐나다 유학생일 시절, 저소득층에 해당되어 굉장히 많은 혜택을 받으며 살아왔기 때문에 세금을 내는 것에 불만이 덜하다고도 했다.

당시 기자는 일정이 있어, 행사 도중 나와야 했다. 추후에 서면으로 패널들의 개인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서로 다른 의견을 엿볼 수 있었다. 그것은 일종의 각자만의 방식으로 ‘고착화’된 사유의 부대낌이었다. ‘다문화=무조건 차별’이라던가 ‘다문화=좋아지고 있음’ 등의 공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서로의 경험을 포괄적으로 공유하기 이전에, 찬반 토론으로 비쳐졌다.

예컨대 A는 관에서 진행하는 행사다 보니, 거시구조적, 제도적 차원의 문제를 미시적이고 개인적 차원으로 소급하는 것 같다고 유감을 표했다. C는 그 반대였다. B는 노동자(employee)의 입장이 아닌, 고용주(employer)들의 이야기도 들어보면 또 다른 시각으로 이주 노동의 시장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돌려 말했다.

이날 필자는 (다문화 노동을 논하기 전) 다문화 인식이 기관별로 다를 수 있음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그들만의 ‘밀어내기’ 같았다. 한국이 다문화 국가가 되는 것이 사실이라면, 한국 원주민은 새로운 사회 구성원을 자신과 동등한 구성원으로 인정할 자세가 되어 있는가. 그동안 한국은 다문화주의를 표방해 결혼 이주자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다문화 가족 정책’이었다(‘다문화 사회 정책’이 아닌). 실제로 사례를 검색하니, 예상치 못한 케이스가 적잖았다.

다문화 중점학교에서 ‘다문화 학생’이란 정체성이 흔들리는 경우나 군 단위 지역에서 대다수가 국제결혼가정이 많아 한국인 가정 아이들이 소수가 된 경우가 있었다. 이제는 정부와 주류 학계 등 인식 교육에 있어서도 근본적 검토가 필요할 때 같다. 용어와 정책, 다문화 감수성 교육 역시도 방향성을 통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적 비용은 점점 커질 것이다. 

이소영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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