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오산 세교 고인돌공원에서 열린 ‘제13회 오산독산성문화제’가 많은 논란을 낳은 채 종료됐다.

우선 오산시 대표축제인 독산성문화제에 원래 예정됐던 6억원에서 KBS 열린음악회로 3억3천만원이 빼돌려지면서 2억7천만원의 예산으로 축소되었다. 당연히 프로그램의 질과 규모가 저하되어 독산성문화제와 관련된 테마 공연 하나 올리지 못했고, 축제의 메인 무대인 야외무대 하나 세우지 못하는 참상이 발생했다.

콘텐츠 생산과 지역문화 역량 강화가 축제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고민이나 준비가 전혀 없었다는 것은 이번 독산성문화제에 임한 오산시와 문화재단의 자세가 얼마나 안일했는지를 반증한다.

또한 공원 구석의 조그만 공연 가능한 시설을 이용해 조촐하게 공연이 진행되면서 공간이 비좁아 공연 관람객에게 많은 불편을 초래하고, 또한 조명이 필요 없는 저녁 6시 전 모든 공연이 종료되는 이러한 모습으로 오산시 대표축제를 말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낳았다.

한술 더 떠 이권재 시장은 예전에 비해 질과 양 두 측면 모두에서 크게 위축되어 오산시 대표축제가 아닌 세교신도시 동네 축제 수준으로 전락한 독산성문화제에 와서 시민에게 열린음악회 시청을 권하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시장이 대체 생각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인 것.

이렇다 보니 “암담한 현실이네요. kbs 열린음악회 보자고 대표축제 예산을 절반 이상 빼서 썼다면, 황당무계한 문화예술 사건이네요. 마치 총 없이 전쟁터에 내보내는 상황이에요. 문화예술이 무슨 총알받이인가요? 총성 없는 전쟁이 문화예술입니다”라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예전에는 축제의 규모도 크고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했는데, 볼만한 프로그램이 별로 없었다. 아이들에게만 초점을 맞춘 것 같다. 특히 어른들은 시시했을 것이다”라는 시민의 반응이 많았다.

다른 한편, 독산성마을, 독산성 과거시험, 1593 LIVE, 1593 공방, 장미뜨레 포토존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은 가족 단위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고, 많은 인기를 끌었다. 아이와 부모의 체험 욕구가 긴 줄을 만들면서 제13회 독산성문화제의 체면을 그나마 살려주었다.

“예산이 크게 줄었는데도 3년 만에 대면 축제로 진행돼 많은 시민이 나왔다. 체험 프로그램으로 부모와 아이들이 좋아하고 유명 가수가 오지 않아도 이렇게 지역 축제로 알뜰하게 준비해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거나 “1593년 독산성 전투에 대한 이야기를 실감 나게 표현하고 두정갑(조선시대 갑옷)에 대해 친절한 설명을 해준 1593 LIVE 운영진들 덕분에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것 같다”라며 체험 프로그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민들이 다수 있었다.

이번 축제를 준비한 오산문화재단의 한 관계자는 “6억에서 2억7천으로 예산이 줄어들다 보니 규모와 프로그램의 질과 다양성에서 아쉬움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성길용 오산시의회 의장은 “이번 행사는 오산의 대표축제라기엔 많이 축소되어 송구스러웠지만, 어려운 여건에서도 행사 준비하느라 고생하신 분들 수고 많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권재 오산시장은 “시민이 함께 만들고 즐거워하는 축제가 진정한 축제이며, 오산 독산성 문화제는 지속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조백현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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