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수원지역 통일·종교·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 13일 오전 11시,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소재 수원특례시청 정문 앞에서 ‘수원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 반대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회견에는 서정문 수원특례시 남북교류협력위원회 수석부위원장, 박영철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 상임대표, 이종철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기본부 상임대표, 정종훈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수원본부 상임대표, 조철상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원특례시협의회 대표 등이 참석했다.

수원특례시의회에서는 채명기 민주당 대표의원, 김미경, 강영우, 장정희, 김동은, 박영태, 사정희, 오세철, 이희승 의원 등이 참석했고, 윤경선 진보당 의원도 함께 했다.

이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지난 1월 31일 국민의힘 수원특례시의회 홍종철 의원(국민의힘)이 발의한 ‘수원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이 2월 6일 수원특례시의회에 공고됐다”라며 “홍종철 의원은 ‘수원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가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 규정한 내용과 유사하여 실효성이 없다며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일반회계로 통합·운영하여 재정운영의 효율성 및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조례 폐지의 이유를 들었다”라고 지적했다.

‘수원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는 헌법전문에 명시된 ‘평화적 통일 사명’과 헌법 제4조의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한다’는 내용에 따라 수원특례시에서 선도적으로 2011년 제정한 조례다.

이 단체들은 “동서독 지방자치단체 간의 자매결연이 1989년 베를린장벽이 붕괴되기까지 62개 도시에서 성사됐다”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현행 조례에 근거한 수원특례시의 남북교류협력기금 조성은 남북관계가 평화와 통일지향의 시기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시의적절하게 효과적인 교류협력을 이루어낼 수 있는 소중한 재원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단체들은 “전국 최대의 기초지방자치단체인 수원특례시는 분단시대의 극복을 통한 화해와 번영, 평화통일이라는 역사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조례를 통해 평화통일의식 확산과 남북교류협력 기금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라며 “국민의힘 홍종철 의원이 발의한 폐지조례안은 남북관계를 수원특례시부터 냉전과 반목, 대결의 시대로 회귀하는 것으로 즉각 폐지폐지안을 반려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서정문 수석부위원장은 “수원특례시의회에서 갑자기 폐지조례안을 발의해 많은 고민을 했다”라며 “분단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역사적 사명은 7.4공동성명, 6.15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합의한 내용을 지키고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 방식으로 통일을 이루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 수석부위원장은 “지금의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전쟁위기가 몰아치고 있다. 그런 만큼 분단시대 교류와 협력은 평화통일의 마중물이다”라며 “가장 큰 지자체인 수원특례시에서 선도적으로 조례를 제정했다. 교류와 협력을 실행하는 것이 통일조국으로 가는 길이다”라고 말했다.

서 수석부위원장은 이어 “홍종철 의원이 발의한 폐지조례안을 즉각적으로 반려할 것을 촉구한다”라며 “시민들과 함께 폐지조례안을 폐기시키고 남북 교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박영철 상임대표는 “홍종철 의원은 조례가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 규정한 내용과 유사하여 실효성이 없다고 한다”라며 “하지만 상위법에 근거해 조례를 제정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상위법과 유사하다고 하위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것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부실한 법적 근거다”라고 일갈했다.

박 상임대표는 “독일은 통일 전에 62개 도시가 서로 자매결연을 맺고 역사, 문화, 환경 등에 대한 교류와 협력을 했다”라며 “‘수원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는 다가오는 평화의 시대에 남북 교류의 물꼬를 틀 것이다. 따라서 폐지조례안은 역사적으로 당리당략적이다”라고 질타했다.

이종철 갈릴리교회 담임목사는 “2023년은 남북관계가 다시 냉전으로 회귀해 위태로운 상황이다”라며 “그런 만큼 남북 교류, 협력을 더욱 넓혀가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상임대표는 “그런데 수원특례시에서 상위법에 근거해 선도적으로 제정한 조례안을 폐지한다니 말이 되는가?”라며 “시대에 한참 역행하는 것이고 평화에 역주행하는 것이다”라고 성토하면서 “홍종철 의원은 폐지조례안을 당장 중단하라!”고 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참여 단체 대표들은 수원특례시의회(의장 김기정) 사무처에 ‘수원시 남북교류협력 조례 폐지조례안 반대 입장 및 의견서’를 제출했다.

박준형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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