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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당선자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교육정책의 근간을 이루어 왔던 교육평준화 정책을 뿌리째 흔들고 있어 우리나라 교육문제에 대한 이해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2일 이명박 당선자의 선거공약에 따라 자립형 특목고 300개 설립방안을 교육부가 인수위에 제출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교육계가 34년간 기조를 유지해 왔던 평준화가 없어지고 고등학교 등급제가 사실상 현실화 될 것임을 말해준다.
이와 관련, 전교조와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자립형사립고의 연간 평균교육비는 대학교육비를 훨씬 웃도는 2천여만 원에 이른다. 자립형 사립고에 자녀를 보내기 위해서 부모가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돈이다. 이런 자립형 사립고가 각 지역마다 두서너 개씩 생기게 되면 해당지역의 “부유층 자녀만을 위한 귀족학교로의 전락이 우려된다”는 전교조의 주장과 “부모가 돈이 없어서 자립형사립고 진학하지 못했다는 일반 인문계고등학생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화 될 것”이라는 시민 단체의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로 일반 인문계고등학교 학생들이 교복을 자유롭게 입고 다니는 반면 특수목적고인 외고나 과학고, 자립형 사립학교 학생들은 학교에 따라 정해진 교복을 입고 통학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특권의식을 갖게 된다는 것이 전교측의 설명이다.
또한, 전교조는 “각 지역마다 이런 고비용이 소요되는 자립형 학교들이 많이 생기게 되면 기존의 인문계고교가 서민들의 학교로 인식될 수 있으며 이러한 결과는 사회계층간의 불협화음을 발생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반면 인수위의 움직임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는 시군교육청, 특히 경기도 교육청은 뒤로 밀려있었던 경기도 화성에 국제고등학교를 시작으로 구리외고, 시흥외고, 수원예술고등 특목고에 관한 설립을 재추진하려는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경기도의회 교육위의 이수영(한, 남양주)의원은 “조기유학을 보내는 현 교육 풍토에서 자립형사립고는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경기도에도 자립형 사립고가 많이 생겨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해당지역에 명문 학교가 생기면 일반 인문계고교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고 지난 34년간의 하향평준화 교육이 빨리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평준화 교육이 무너지는 또 하나의 시스템이 도입된다. 바로 오는 5월부터 학교 시작되는 학교정보공개 시스템이 바로 그것이다.
학교정보공개시스템에 따라 전국의 2100개의 고교의 학업성취도가 공개되면 그 즉시 학교별 지역별 학력격차가 들어나게 되고 들어난 학력격차에 의해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이 대목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성적이 좋은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학생들이 중학생 때부터 인성교육보다는 단지 점수를 따기 위한 기계적 훈련을 거듭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교조 측의 설명이다.
실례로 노무현 정부에 의해 추진됐던 수능등급제는 학생들이 대학수학능력만 되면 대학에서 보다 질 높은 교육에 전념하고 대학은 사회참여가 활발하고 자원봉사 등 인성이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해서 사회에 진출 시키고자 했던 계획들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감을 의미한다.
더불어 수능등급제가 폐지되고 앞으로 변별력이 높아진 수능제도가 도입되면 1점이라도 도 높은 점수를 따기 위한 적어도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준비를 해야 자립형 사립고를 거쳐 서울대, 연고대를 진학할 수 있다는 전교조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전교조가 이런 주장들을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 12월 김포외고 사태를 통해 외고에 진학하려는 다수학생들의 쏠림현상이 사회문제로 까지 발생하고, 외고 진학을 위해 중학교 때부터 입시전문학원을 다녀야 하는 현실을 충분히 감안한 사안이다.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가 향후 교육정책을 어떻게 세울지 아직 구체적인 언급이 없지만 이미 희망이 반쯤 꺽인 일반 인문계고교 학생들의 특목고 학생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기동취재부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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