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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불정책의 후퇴로 우리나라 교육정책이 대혼란을 빚고 있다. 34년간 교육계를 지탱해 왔던 교육평준화 정책은 하향평준화라는 논리를 앞세워 폐지될 위기에 처해 있으며, 대학의 본고사마저도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련의 사태가 직접 발발하게 된 계기는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교육부 해체를 주장하면서 촉발된 것이지만 실제로 안을 들여다보면 그간 평준화 교육제도의 불완전 정착과 원칙을 무시한 대학입시풍토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수년전부터 불기 시작한 외고 입시열풍은 급기야 지난해 김포외고사태 까지 몰고 오는 부정부패의 종합 판을 보여주는 사태에 이르게 됐다.
1983년 대원외국어학교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인가를 받았다. 처음에는 기능교육을 중심으로 한 학력인정고로 출발한 외국어 학교가 어학영재를 키우는 학교로 전환, 특목고로 지정을 받은 것은 1992년이 되어서 였다. 이처럼 기능성을 두고 시작한 외고가 특목고로 전환되고 대학진학율에 높은 성적을 나타내기 시작하자 너도나도 외고에 메달리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외고는 어학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위한 특수목적고 이지, 지금처럼 대학에 가기위한 학교가 아니었다.
정원식 전 문교부 장관은 회고록을 통해 “처음부터 외고졸업생을 외국어 전공의 학과로 진학시키고자 유도했다. 즉 대학들이 대학별고사(본고사)를 볼 때 외고, 과학고 학생들에게는 각각 어학, 과학과 관련된 변별력 있는 시험을 많이 보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대학입시에서 그런 제도가 정착되지 않았다. 결국 오늘날 특목고의 기현상은 거기서 비롯됐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외고가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자 바로 교육입시전문기관으로 전락했음을 말해주는 단적인 사실이다.
지난 몇 년간의 통계를 보더라도 특목고중 외고는 본래의 어학영재 육성이라는 목적을 상실하고 철저하게 대학전문입시기관으로 변모 했음을 말해준다.
지난 1992년 특목고(외고)로 지정된 대원, 대일, 한영 외고의 2007년 대학진학현황을 보면 사실이 보다 극명해진다. 전체졸업생 6,146명중 어문계열에 진학한 학생수는 전체의 25.8%에 불과하며 나머지 학생들은 타계열에 지원했다. 결국 외고 설립의 목적 자체가 없어져 버린 것이다.
그럼에도 높은 대학진학율 덕에 외고는 높은 인기를 끌었다. 외고열풍을 부추기는데는 언론사는 물론 각 지자체의 장들과 교육청도 단단히 한몫을 거들었다.
먼저 언론사를 보면 우리나라 3대 메이져 신문이라는 조선, 중앙, 동아 일보 모두가 특목고 장사에 뛰어 들며 3불정책 폐지를 요구했다.
중앙의 조인스터디, 동아의 수학 3강좌, 조선의 ‘(주)맛있는 공부’ 모두 외고와 과련된 사업을 하면서 수익을 내고 있다.
지장체장들은 선거공약에 거의 모두 특목고 유치를 집어넣었다. 교육청은 이를 지원하는데 전력을 쏟았다. 특히 경기교육청은 지난 2004년 ‘특목고 교육벨트’조성계획을 세웠으며, 오는 2010 까지 도내에 특목고 16개를 신설하겠다는 내용을 발표 추진하고 있다.
이미 평준화 교육은 사실상 물 건너 간 셈이었다. 이러한 현실에서 인성교육, 전인교육 등의 구호는 단지 허구에 불과할 뿐이었다.
전경만 기자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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