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별전 《문자와 삽화 - 알브레히트 뒤러의 판화를 만나다》 전시장 입구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인천 연수구 송도동)은 3월 16일(토) 기획특별전 《문자와 삽화 - 알브레히트 뒤러의 판화를 만나다》와 연계해 미술과 철학으로 만나는 전문가 강연을 개최했다.

이번 강연은 전문가 강연 ‘MoW아카데미: 알브레히트 뒤러를 읽다’로 두 차례 중 첫 강연이다. 강연자 전한호 교수는 문자와 이미지 결합이 서양 미술사에서 어떻게 중요한 지점을 차지했는지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전한호 교수는 독일 뮌스터대학교 철학 박사 후 미술사학자로 연구와 저술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또한 북유럽 미술, 특히 알브레히트 뒤러를 중심으로 한 르네상스 미술 연구 전문가다. 현재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한호 교수 강연 모습

강연 주제는 이번 전시 주요 작품인 북유럽 르네상스 시기를 대표하는 예술가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 1471~1528) 판화다. 전시와 강연을 통해 문자와 그림의 근본적인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강연은 판화 속에 감춰진 의미와 진실을 찾아내며 작가가 품었을 당시 시공간 속을 여행한다. 강연은 “보시기에 좋았더라~”(창세기 1장)는 인용 문구를 시작으로 “그림이란 보고 느끼고 아는 것”이란 점에서 문자와 마찬가지로 소통의 기능이 중요함을 2시간 동안 뒤러의 작품을 예로 설명했다.

3대 동판화

뒤러 예술 위대성을 3대 목판화(요한게시록, 대수난, 마리아의 일생)와 3대 동판화(기사, 죽음과 악마, 멜랑콜리아, 서재의 성 히에로니무스)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판화마다 품고 있는 의미와 사실과 주장을 곁들였다. 판화 한 점 한 점 파편화되어 들어 있는 도상(圖像)을 엮어 줄거리를 파악하고 뒤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화면을 어떻게 구성하여 전개하고 마무리 짓는가를 제시한다.

코뿔소

코뿔소 판화를 보자. 뒤러는 로마로 이송 도중 익사한 코뿔소를 판화로 새겼다. 실제로 코뿔소를 본 적은 없지만, 상상에 의존했다. 코뿔소 강인한 동물적 속성을 마치 여러 조각 갑옷으로 덮인 듯 묘사했다. 또한, 그림이 아닌 새로운 매체인 판화를 이용했다. 당시 판화는 혁신적 매체로써 대량생산이 가능했다. 뒤러는 기존의 주문 생산 방식보다 자신의 매체와 주제를 택했다.

판화를 문자 이해를 돕는 보조자가 아닌 판화 홀로서기를 조금씩 점진적으로 표현하는 뒤러 모습도 그려진다. 목판 인쇄 문화와 미술시장에서 뒤러 역할과 위치가 드러난다. 이번 강연은 강연자 지식 전달이 아닌 참여자와 교감과 공감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확인하는 장소였다. 이러한 진행은 200여 명 참여자 눈과 귀를 묶어 놓기에 충분했다. “강연 듣기에 심히 좋았더라.”

경희사이버대학교 학생들과 좌담회 모습

전한호 교수는 강연을 마치고 강연에 참석한 경희사이버대학교 학생들과 좌담회를 이어갔다. 강연을 들으면서 궁금했던, 묻고 싶었던 내용을 대화 형식으로 보충해 주었다. 학자로서, 교육자로서 유의미한 시간을 학생들과 함께했다.

이번처럼 강연에 참여할 때는 먼저 작품을 감상하면 좋다. ‘북유럽의 다빈치’로 불리는 알브레히트 뒤러 작품 원본을 직접 보면 강연자 이야기에 쉽게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시는 알브레히트 뒤러의 판화작품을 조명할 수 있는 3대 목판화와 4대 동판화가 모두 소개되는데 1996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이후 27년 만이다.

두 번째 강연은 오는 3월 30일(토)이며 현재 대기자를 받고 있다. 김동규 교수가 진행하며 알브레히트 뒤러의 대표작 ʻ멜랑콜리아Ⅰ’속에 담긴 멜랑콜리의 인문학적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본 프로그램을 통해 문자와 그림의 관계를 살펴보고, 문자를 예술적 측면에서 바라보는 경험을 가지길 바란다.

《문자와 삽화 - 알브레히트 뒤러의 판화를 만나다》 포스터

《문자와 삽화 - 알브레히트 뒤러의 판화를 만나다》

기간 : 2023년 12월 19일(화) ~ 2024년 03월 31일(일) 10:00 ~ 18:00
휴무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월요일 공휴일인 경우 월요일 당일 개관 후 다음 날 평일 휴관
예약 : 자유 관람
해설 : 화~일 (10:30, 14:00)
체험 : 사전 예약
장소 :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인천광역시 센트럴로 217(송도동 24-8)
주차 : 박물관 주차장
대상 : 전체 관람
작가 : 알브레히트 뒤러
장르 : 판화
문의 : 032-290-2029

■ 전한호

고려대 졸
독일 뮌스터대학교 미술사학 박사
(현)경희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제16대 서양미술사학회 회장 역임

저서
[현대미술사와 현장](2015, 공저)
[서양미술사전](2015, 공저),
[몸 이미지 권력](2010, 공저) 등

연구
중세 르네상스 미술사 전공자로서 북유럽 르네상스 미술에 관한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대표적 논문으로는 <뒤러의 코뿔소, 라파엘로의 코끼리>, <독일 르네상스 미술의 ‘힘센 여인’>, <종교개혁과 미술의 변화>, <부끄러움을 가르치는 그림 : 독일 지역 샨트빌트(Schandbild) 연구> 등이 있다.

강남철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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