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발단은 지난 4월 12일 유명한 한복디자이너인 한복예술가 담연 이혜순씨가 신라호텔에서 모임이 있어 한복을 입고 호텔 식당을 들어가려 했으나 호텔측 종업원이 트레이닝복과 한복 차림의 손님은 입장할 수 없다며 제지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 사연은 다음날 이혜순씨의 동생이 트위터를 통해 소개 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파문이 확산되자 호텔측은 급하게 한복을 입고 식당에 들어오면 거동에 조금 불편할 수 있다는 것을 전달하기 위함이지 한복을 폄하하려는 의도가 없음을 밝혔다. 그럼에도 신라호텔을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자 이부진 사장이 직접 찾아가 사과와 해명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과거 신라호텔이 기모노를 입은 여성을 행사에 참석시켰다는 내용의 글들을 계속 올리며 신라호텔측을 비난하고 나섰다. 또 정치권에서 비난의 대열에 합류, 신라호텔측을 당혹케 하고 있다.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은 4월 15일 자신의 트위터 글에서 자신이 당 행사에 한복 차림으로 참석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다들 멋있다고 하지만 마치 별종 취급받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이 어 정 최고위원은 "(한복 입장 거부 사건을 보며) 앞으로 공식석상에서 한복을 더 자주 입어야겠다는 오기가 생긴다"고 말했다.
문화계에서는 이외수 선생이 “막말로 뻑이 간다”며 비난의 대열에 합류했다. 이외수 선생은 지난 15일 트위터를 통해 “신라호텔, 한복 입은 손님 푸대접”이라고 말문을 열며 “‘전라로 다니십시오’라는 뜻인가요. 신라호텔은 전 건물이 침실화 돼있는 호텔인가 보군요”라고 비꼬았다.
이어 “아무리 정체성이 상실된 시대라 하더라도 이건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푸대접 기사가 낭설이나 착오였기를 빕니다”며 “한복이 위험하다니... 상류층 중에는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흉기처럼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는군요. 놀라운 견해입니다. 막말로 뻑이 갑니다”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 AFP통신 등 외신들에 의해 신라호텔 한복 착용자 출입거부 사건이 해외토픽으로 소개되면서 결국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
한편, 네티즌들은 “신라호텔 내에서 삼성일가 한복착용가능, 외부손님 불가. 기모노 착용 가능” 이라는 말을 연일 반복해 가며 신라호텔의 행태를 비난하고 있어 파문은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전경만 기자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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