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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국의 강철대오 전대협 20년만에 다시 등장
국민총궐기로 명명된 지난 28일 토요일 집회는 다양한 단체의 사람들이 서울로 총집결했다. 시청앞 광장에서 제일먼저 집회를 시작한 사람들은 오시 2시가 되기 전, 무려 1040일간 인간다운 삶을 주장하며 해고자 복직을 요구해온 기륭전자의 비정규직과 이랜드 비정규직 노조로부터 시작됐다. 이 자리에서 비정규직 투쟁을 함께해온 민노당 관계자는 “사회적 약자들이 오늘 한자리에 모였다. 촛불과 함께 인간다운 삶을 되찾자”고 주장했다.
이들이 집회를 하는 동안 인테넷 아고라 회원들이 속속들이 도착했으며, 곧이어 80년대 민주화 항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전대협의 깃발이 등장하며 386이 본격적으로 촛불시위에 참여했음을 알렸다. 수식 간에 5천여 명으로 늘어난 시위대는 오후 2시 반부터 조선일보 방면으로 3보일배의 가두행진을 시작했다.
그러나 경찰은 조선일보를 완전히 에워싸고 시위대가 조선일보 근처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다. 동아일보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시위대는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조중동이 빨갱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조중동의 편향 왜곡보도에 관해 항의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들은 “이명박 보다 더 무섭고 잔인하고 음흉한 놈들이 바로 조중동이다”고 말하며 조중동을 비판했다.
시민들이 합세하며 갈수록 불어난 시위대는 종로구청을 거쳐 미 대사관 도로옆 경북궁역 앞 까지 진출했다. 경찰들은 아직 차벽을 다 완성하지 못했는지 전경들로 시위대를 막도록 했다.
이 와중에 용감한 여성 한분이 시위대를 뒤돌아 오던 전경부대원들을 단독으로 막아서며, 전경들이 돌아가기를 종용했다. 여성과 전경 사이에 험악한 모습이 연출되자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몰려들어 전경들에게 야유를 보냈다. 결국 전경들은 시위대의 뒤를 봉쇄하지 못하고 되돌아가야만 했다.
4시반경 경찰들이 시위대를 향해 소화기를 발사 하자 시위대가 물병과 날계란을 투척하는 공방을 펼치기도 했다. 경북궁에 함께 도착한 전대협은 20년 만에 종로에서 경북궁 까지 그들의 주제가인 ‘전대협 진군가’를 부르며 집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전경들이 시위대와 몸싸움을 하며 시간을 끌고 있는 동안 경찰은 완벽한 차벽을 쌓아 사람 한명도 통과할 수가 없게 됐다.
경찰이 만들은 차벽은 삽시간에 장례식 차로 변했다.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너도나도 국화꽃을 들고와 경찰차에 꼽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경찰차가 장례용 차로 변해 버렸다.
그러나 경찰병력은 이곳에만 묶여 있을 수가 없었다. 오후 2시부터 대학로에 운집한 전국공무원노조 3만여 명이 가두행진을 하며 시청앞 광장으로 향하고 있었으며, 이어 민주노총과 서울역에서 시위를 벌리고 있던 촛불집회 본대가 시청앞 광장으로 합류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부를 보내야 했다.
동아일보 사옥 앞에 먼저 도착한 공무원 노조는 “어떠한 부당한 명령도 우리는 거부한다. 수입소 관련 홍보업무는 받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진 뒤 “조중동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현 정부의 왜곡된 공무원 구조조정 중지”와 “공무원 연금개악”에 관하여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진 민주노총의 집회는 동아일보 규탄 시위를 하며 수많은 풍선을 하늘로 날려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바로 10분뒤 동아일보 사옥 앞을 향해 200여명의 유모차부대가 등장 주변 사람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아이들과 함께 유모차를 끌고 나온 어머니들은 “아이들이 무슨 죄냐 우리들이 지켜주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동아일보, 청계광장을 돌아 시청으로 돌아왔다.
오후 6시가 지나서 시작한 촛불집회는 그동안 촛불의 동력이 약해졌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다(주최측 추산 20만). 시청앞 광장과 대한문에서 조선일보 사옥 앞까지 사람들로 발 디딜 틈도 없었다. 몇 일전 파업을 했다가 극적을 타협을 한 화물연대 소속의 집회 참가자는 “총파업은 끝났지만 촛불집회는 개별적으로 참가하기로 해 나왔다”고 밝히며 “화물연대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한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연사중 큰 박수를 받은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연설을 통해 “이 정권은 도저히 제정신 이라고 볼 수 없다. 촛불로 만들어 진 광장에서 경찰이 발목을 잡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조중동은 경찰한테 자신들을 지켜 달라고 애걸을 하고 있다.”고 하며 “이명박에게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제발 아무것도 하지마라”고 말했다. 특히 “공공부분 민영화는 공부분의 대국민 서비스가 다 무너질 것” 이라고 강조했다.
촛불집회의 단골손님인 강기갑의원은 “추가협상이 실상은 내용이 아무것도 바뀐것도 없고 여전히 검역주권은 미국 육류업자에 있다”며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그리고 “뼈저린 반성 한다고 한 것이 어제인데 그 반성이 공안정국으로 몰아가는 현 정부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단에 서지는 않았지만 원로 운동권의 본좌 라고 할 수 있는 백기완 선생이 거리에서 시민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
오후 8시가 지나서 조선일보 사옥 앞으로 집결한 시위대는 경찰들과 격렬하게 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먼저 경찰들이 물대포를 쏘며 해산을 종요하자 시민들은 소방호수를 이용해 맞 물대포를 쏘며 저항했다. 쌍방 간의 물대포는 많은 부상자를 만들었다. 경찰은 물대포와 함께 소화기 분말을 시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발사해 한 때 시청앞 도로 전체가 안개가 끼인듯 할 정도 였다.
조선일보를 ㄷ자 형태로 완전히 감싼 상태에서 시위대를 저지하고 있는 경찰은 인도 방면의 시위대 에게도 물대포화 소화기 분말을 발사해 부상자가 더욱 속출했다. 인도에서 장사를 하던 상인들도 대부분 물대포를 맞아 장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경찰의 물대와 소화기 분말발사에 흥분한 시민들은 경찰차량을 향해 발길질을 하며 차량을 대파 시키기도 했다.
또한, 시위대와 경찰간 물병, 가스통, 벽돌을 서로 집어 던져 부상자가 많이 늘어났다. 자원 봉사 형태를 의무대를 꾸린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의무대를 찾는 바람에 동분서주 하기도 했다. 경찰과 시민간의 부상자는 밤 12시 이전에 400여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12시가 지나자 경찰들은 병력을 강화하고 진압작전에 나섰다. 제일먼저 시민들을 향해서 오던 전경들은 시민들에게 포위당해 무장해제를 당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전경들이 시민들에게 구타를 당했다.
2차로 시위진압에 나선 경찰들은 집회참가자를 시청앞까지 밀어내는데 성공했다. 이과정에서 여대생 2명이 큰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민들을 보호하려고 대한문옆 덕숭궁 골목에 진출한 예비군들이 전경들에게 떠밀려 크고 작은 부상이 속출했다.
이후 시위대는 시위장소를 종로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종로에는 이미 5천여명의 시위대가 종로 1가에서 경찰과 대치를 하고 있었다.
종로1가와 2가 사이를 점거한 시위대는 본격적으로 “이명박은 물러가라”, “어청수를 체포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격렬하게 경찰과 대치 상태를 이뤘다. 경찰들도 흥분히 극에 달해 있던 일촉즉발의 순간에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합류 했다. 의원들의 합류로 인해 경찰병력이 강제진압은 하지 않는 듯 했다.
새벽 3시가 지나서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경찰들도 지치고, 집회참가자도 지쳐가는 듯 했지만 시위대 들은 비를 맞으며 춤을 쳤으며, 경찰들은 교대로 휴식시간을 가졌다. 공교롭게도 장대비를 피하고 있는 시민들과 경찰들이 종로1가 ‘르메이에르 한 건물에서 쉬고 있는 모습이 묘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조금 전까지 대치하며 얼굴을 붉히던 사람들이 마주 보고 앉아서 담배를 피고 커피를 마시며, 서로가 말을 석기도 하는 장면이 연출 됐다.
민주당의원들이 빗속에서 버텨준 덕분인지 더 이상의 강제진압은 없었다. 오전 7시 까지 시위를 하던 집회 참가자들은 새벽이 다가오자 아침이슬을 부르며 “우리가 법이다”를 외쳤다.
전경만 기자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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