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일 넘긴 기륭전자 비정규직 문제 “노.사.정 3자 교섭 난항”

파견 비정규직의 절규 “버스비 70원 이라는 사람들이 어떻게 알아”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들이 사회단체 대표자들과 단식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조합원들은 지난 7월10일 한나라당 대표 사무실에서 ‘기륭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대표 면담을 요구, 당시 그 자리에서 있던 한나라당 홍준표원내 대표가 기륭전자 배영훈사장을 불러 합의서를 작성 했으나, 기륭전자 사측은 최초의 합의서와는 다른 방향의 합의서를 제출해 비정규직 노조가 다시 크게 반발하고 있다.
기륭노조가 밝힌 내용에는 “1항 2008년 7월11일 오전11시 상호협의 하에 노동부 관악지청에서 교섭을 개최한다. 2항 교섭과 관련된 주요 논의내용은 6월7일 노사간에 기존논의 되었던 교섭내용을 기초하여 제반 내용을 진행한다. 3항 사용자인 기륭전자 대표이사는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서울지부 남부지역지회(기륭전자분회)를 교섭상대로 인정하고 향후 성실교섭에 임할 것을 약속한다. 라고 명시돼 있다.
이 합의서로 인해 7월11일 교섭이 다시 열리게 됐다. 교섭에 참가한 기륭노조는 “어제의 합의 내용이 있는 만큼 6월7일 1년의 유예기간을 거친 후 기륭전자로의 정규직화 한다. 라는 내용에 입각해서 교섭이 진행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기륭전자 사측은 10일 있었던 교섭내용과는 정반대로 “합의서를 뒤엎고 일자리를 요구한다면 마련해 줄 수 있지만, 기륭전자로의 정규직은 내부 반발이 95%가 넘기 때문에 최동열 회장이 아니라 최동열 회장 할아버지가 나온다 해도 안 될 것이며 앞으로도 안 될 것이다”고 했다.
이 자리에는 교섭의 중재자로 서울노동청장이 참석했으나 사측의 태도변화에 관하여 일절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지난 7월 16일 교섭이 다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지난 7월10일 합의한 대로 6월7일 내용을 중심으로 논의하자고 말했다. 그리고 회사가 내부반발을 이야기 하지만 그것은 결국 1년이라는 유예기간이 있는 만큼 서로 노력한다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고 그것을 이유로 불가 하다고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서로 합의되었던 6월7일을 중심으로 발전적으로 논의 하자고 요구했다.
자리에 배석한 서울청장역시 동일한 입장을 취하며 회사 측이 당장 답을 주기 곤란하다면 다음 교섭을 잡아서 진전된 내용으로 나오라고 당부하고 마무리 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난 7월23일 (단식농성 43일) 사측으로부터 밤 10시에 교섭을 하자고 연락이 와 교섭에 들어간 기륭노조는 서울청장과 사측의 돌변한 태도에 반발하며 사측의 합의서가 잘못 됐다고 주장했다.
그 교섭석상에서 서울노동청장은 “이 이래가지고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 김성태의원의 힘을 빌어서 홍준표의원님하고 최동열회장이 오늘 5시에 만나서 그 자리에서 그동안의 노조와 회사의 여러 가지 입장등 어려움을 다 이야기 하고 노조의 입장에 입각해서 노조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여기 합의서에 다 써왔으니 노조에서는 이것에 대해 수용, 불수용 그것을 선택하는 길 밖에 없다. “고 말해 합의를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륭전자측이 내민 합의서에 따르면 “ 신설회사 설립주체, 운영주체, 사업내용 등 모든 것이 불분명했으며, 신설회사로의 고용도 정규직이 아닌 1년짜리 계약직 이며, 조합원전원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서 선별하겠다는 것이 포함됐다. 그리고 교육기간을 포함1년 5개월 후의 신설회사 정규직도 또한 간담회를 실시하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되어 있어 사실 6월7일의 노사정 합의에 의한 내용은 백지화 된 것이나 다름없어 기륭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한편, 국내최초로 비정규직 파견직 문제로 파업1000일을 넘긴 기륭전자 사태는 국내 대기업의 비정규직 문제의 모든 본질을 담고 있다.
삼성, 엘지 등 기타 대기업들이 자사의 정규직 대신 파견직 직원을 쓰며 인건비를 줄여,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를 도모 하지만 파견된 직원들은 대부분 최저생계비에 가까운 월급을 받고 있다. 여기에 파견된 비정규직은 사측의 부당함을 말하면 다음날 바로 해고되어 왔던 것이 관행이어서 기륭전자의 문제는 이목이 집중 되어 있다. 실제로 비정규 파견직의 직원들의 해고 공포는 거의 극한에 가깝다.
가장 최근에 파견된 비정규직 문제 로 경기도청을 취재 했으나 당시에 인터뷰에 응한 직원들도 “자신이 인터뷰에 응한것을 안다면 회사가 날 내일 자를 것이다”고 말해 기륭전자의 비정규직 문제가 곧 사회전반적인 문제임을 암시해 주고 있다.

전경만 기자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트윗하기

전경만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