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서는 일 년에 셀 수도 없을 만큼의 수원화성 그리기가 각 학교마다 또는 시 주관으로 열린다. 어떤 화가는 수원화성의 성벽 그 자체가 모자이크의 예술이라며 찬양을 하고 해마다 수십 점의 작품이 만들어 진다.
이런 것들은 지금은 퇴직한 수원시의 모 공무원이 10여 년간 노력을 한 끝에 완성된 결과물이다. 그 공무원은 수원화성 걸어 다니기를 밥 먹듯이 했으며 만나는 이들마다 수원화성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했었다. 지금의 수원화성은 사실 특정 시장의 노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기고장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공무원들이 노력한 결과물 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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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산상성의 동남일치, 절뱍위에 약 4m 높이로 만들어진 동남일치가 잡목과 잡초에 먹혀 들어가고 있다.
그런데 수원 화성보다 1,300 전에 축성된 오산 독산성은 백제인 들의 피와 땀이 배어 있는 문화재임에도 그 아름다움을 볼 수 없다. 아무도 관리 자체를 안했기 때문이다. 매몰문화재 마냥 버려진 채로 해방 후 60년 동안 아무도 관리를 안했다.
삼국을 통일했던 신라도 불국사를 신축할 당시 석가탑을 완성하기 위해 백제의 장인 아사달을 불러 석가탑을 만들었을 만큼 백제인의 돌을 다듬는 기술은 그만큼 정평이 나있다.
백제인들이 만들어 냉 독산산성은 성위에 성을 쌓고 또 그 위에 축성을 해 삼단 형식으로 만들어진 성이다. 우리나라에서 결코 쉽게 볼 수 있는 산성이 아니다. 적어도 1,500년 전에 돌을 가지고 마치 레고 블록으로 성을 쌓듯 만들어 진 산성이다.
독산산성의 ‘치’와 ‘치’사이의 성벽은 우리나라의 보통 성곽이 바깥으로 휘어 있는 것과는 달리 일본 왜성처럼 안으로 만곡을 그리고 있다. 이것은 성으로 잠입하려는 적군을 방어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성곽양식이다.
그리고 독산산성은 자연지형을 연계해 성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수원화성에는 결코 볼 수 없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으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그것을 볼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한다. 오산시와 오산시민이 독산산성을 버렸기 때문이다. 최대 6m가 넘는 치의 높이는 그 자체로도 장관이며, 독산이라는 급경사지 정상에 연계해 지었기 때문에 그 아름다움을 상상한다면 감탄이 절로 나올 만하지만 버려진 산성의 성벽은 잡초가 성벽의 꼭대기 올라와 성을 가려 버렸다.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처럼 숲의 괴물이 산성 전체를 감싸버렸다. 그러나 동화 속에서나 존재했을 법한 3층의 성이 실제 오산에 있다. 그것도 산 정상에 석가탑을 쌓듯 만들어진 성체는 전체가 3층의 규모로 되어있지만 1층과 2층은 잡초로 매몰됐으며, 성 안쪽에 존재했던 내성은 분명 존재하지만 지금까지 흙으로 덮여있다.
역사 속에는 수많은 성들이 존재하고 기록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대부분 수원화성과 같은 읍성에 대한 기록이다. 독산산성처럼 오로지 군사적 목적아래 하나의 산 정상에 유럽의 고성을 연상시키는 성을 만든 적은 드물다.
독산산성은 복원은 둘째 치고 관리만 조금 신경 쓰면 이탈리아의 콜로세움 부럽지 않은 우리 모두의 자랑이자 유물이다.
독산산성은 세계문화유산 포르투칼의 알메이다 요새와 우루과이의 산타 테레사 성과도 비교할 만하다. 고대 전투요새로써 독산산성의 가치는 무궁무진한 것이 사실이지만 오산시와 시민의 무관심속에 대한민국 고대사의 자랑이자 긍지가 죽어가고 있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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