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혜석생가터문화예술제는 나혜석 생가터가 있는 행궁동의 주민들이 선각자 나혜석 선생을 기리며 행궁동역사문화예술마을을 만들기 위하여 지역의 작가들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마을 축제이다. 올해로 7회를 맞이하여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을 기리기 위한 특별기획전 <현대작가, 나혜석을 만나다>가 대안공간눈*예술공간봄에서 진행된다. (기획 및 진행_대안공간눈, 주관_나혜석생가터문화예술제운영위원회)

1896년 수원에서 태어난 나혜석은 수원의 자랑스러운 인물로 꼽히는 역사적 인물이다. 특히 최초의 여성화가로서 그가 남긴 작품들은 한국 근대 미술사의 중요한 맥락 속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나혜석이 남긴 회화작품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가지고 특별기획전 <현대작가, 나혜석을 만나다>가 2013년 처음 기획되었고 올해도 공모를 통해 선정된 3명의 작가들이 80년전 그려진 나혜석의 작품 중 가장 잘 알려진 <무희(캉캉)>, <화령전작약>, <자화상>을 작품의 조형적 요소는 유지하되 그 안에서 현대작가들만의 작업방식과 개성 넘치는 화법으로 새롭게 풀어낸다. 특별기획전 공모를 통해 선정된 3인의 작가들(나혜석의 후예) - 라오미, 조성훈, 하정희 작가는 나혜석의 작품을 재해석함으로써 과거와 현대를 이어주는 통로로써, 그리고 나혜석을 새롭게 이해하는 관점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나혜석의 <자화상>을 재해석한 작품 <거울>로 특별기획전에 참여한 조성훈작가는 “내가 재해석한 나혜석의 자화상은 그녀의 성향에 대한 탐구로부터 출발했다. 그녀의 삶의 방향, 그리고 진보적 성향을 바탕으로 그녀의 이상에 대해 상상해봤다. 그녀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그녀의 이상향은 무엇이었을까?”라고 이번작품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조성훈의 작품 <거울>에는 조성훈 작가의 모습이 캔버스안에 담겨있다. 자신에 얼굴에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거울에 비치고 거울에 비치는 그 얼굴은 작가의 얼굴과 나혜석의 자화상의 모습이 중첩되어 나타난다. 작가는 거울이라는 매개체로 나혜석의 이상과 지금의 현실이 연결되어있음을 표현하려 했다. 작가는 “자화상에는 세명의 인물이 존재한다. ‘나’, ‘거울에 비친 나’, 그리고 ‘캔버스에 그려진 나’. 그 중 거울에 비친 나는 작품이 완성되면 사라진다. 하지만 그 가려진 인물이야 말로 ‘나’와 ‘그려진 나’의 연결고리이며 이음새이다. 여권신장, 여성인권에 힘썼던 나혜석이 이상향은 양성평등이 실현된 곳일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녀의 이상은 지금과 서로 맞닿아 연결되어있다. 이상과 실현 사이 가려진 연결고리 안에 나혜석의 삶이 놓여있다.”라고 설명했다.

<노라를 노하라>, <세 개의 태양>, <작약> 세 작품으로 하나의 설치작품을 구성한 라오미 작가는 나혜석의 회화작품 <화령전 작약> 뿐만아니라 문학에서도 그 이미지를 상상하여 작업하였다. 라오미 작가는 주로 현대인들의 꿈, 욕망의 불로장생을 주제로 장생도 형식으로 작업해왔다. 작가는 장생도를 보면 이상인 듯 하면서도 현실이라고 말한다. 이번 특별기획전 참여작 <노라를 노하라>, <세 개의 태양>은 열린 구조의 병풍으로 현실과 이상세계의 이어짐을 조형적으로 표현하였다. 작가는 “나혜석의 호는 정월인데, 간혹 삼일월로 풀어썼다. 이 호는 ‘세 개의 해와 한 개의 달’이란 뜻으로, 지금은 달이지만 세 개의 태양으로 거듭나고자하는 나혜석의 소망을 나타낸다. 나혜석은 그녀의 욕망이 이상세계인 글,그림으로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세계인 삶에서도 투영되어 있다. 이번 작품은 열린 구조의 형식으로 나혜석의 욕망의 공간에의 이어짐으로 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작품 <노라를 노하라>는 나혜석이 그 당시 영향을 받았던 소설- 여성의 자유와 해방문제를 다룬 노르웨이 작가 입센의 ‘인형의 집’의 여주인공 노라처럼 사상과 삶이 일치하기를 바랐던 나혜석이 존재했던 공간들, 독립운동했을 때의 배경, 화령전, 프랑스파리, 스페인 풍경 등 회화작품 속 공간들을 서로 연결시키고, 문학작품 속에 비유하던 그녀의 모습, 늘어져 있거나 훨훨 날고 있는 제비를 이미지화시켜 내면을 표출했다. 그녀가 그렸던 화령전작약에서 굳게 닫았던 문을 활짝 열여 보고 유럽에서 보았던 청람색 강한 광선, 백색 석조건물, 파초, 사슴떼 들이 화면안에 공존하게 표현했다. 라오미작가는 이번 기획전 참여를 통해 작가는 자신의 사상과 삶의 일치해야 하며, 작품은 시대성을 담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참여작가 하정희는 나혜석의 <무희(캉캉)>을 라는 작품으로 새롭게 풀어냈다. 하정희작가는 평소의 작업에서 블루의 화이트 줄무늬 몸을 가진, 성별과 나이를 알 수 없는, 눈코입 마저도 없는 익명의 사람들을 그리며 정확한 인물의 소재를 소외시킴으로써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이번 특별기획전 참여작 는 익명의 사람들로 가득찬 익명의 여성과(나혜석의 작품 캉캉에서 등장하는 여인) 그 뒤를 가득매운 검정색 모자들로 구성되어있다. 하정희 작가는 “현대인들은 보이기 위해, 변하기 위해, 발전하기 위해,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얼굴과 몸 그리고 삶에 채우기를 하고 있다. “좀 더”라는 자극적인 무언가를 바라고 풍요라는 허울을 가지고 만족치 못한 자아의 결핍의 상태를 계속 이동하고 확인하고 상실과의 대면을 반복한다. 이는 욕망의 판타지와 희망이라는 두 가지 면을 생각할 수 있다. 지금의 우리처럼 나는 작가 나혜석을 그녀의 작품과 인생을 통해 인간으로. 사람으로서 가지는 내적 갈등과 욕망 그리고 선택에 대한 용기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나혜석이 사람으로 느끼고 선택하고 이겨 내야 했을 갈등과 번뇌 그리고 변화의 시점에서 그녀가 이끌어 냈을 용기를 생각하며 본인의 작업에 표현되고 있는 욕망의 블루 캐릭터로 나혜석의 내적 갈등을 이번 작품에 담아냈다.

제7회 나혜성생가터문화예술제 특별기획전 <현대작가, 나혜석을 만나다>는 2015년 5월 22일부터 6월 4일까지 대안공간눈*예술공간봄에서 진행되며 올해 공모를 통해 선정된 3명의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동시에 본 전시를 통한 3점의 작품들은 나혜석생가터문화예술제운영위원회에 기증되어 향후 건립되어질 나혜석 기념관에 설치될 예정이다. 3인의 작가와의 만남은 2015년 5월 31일 일요일 오후 6시 대안공간눈*예술공간봄에서 진행되며 5월 29, 30, 31일 12시~18시에는 도슨트의 작품설명을 들을 수 있다.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을 재밌게 이해하고 배울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김정희 기자  cowoo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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