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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의 금토드라마 <오나의 귀신님>이 첫방부터 최고시청률4%를 넘기며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여자주인공 ‘박보영’의 색다른 매력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오 나의 귀신님>은 음탕한 처녀 귀신이 빙의 된 소심한 주방 보조 나봉선과 자뻑 스타 셰프 강선우가 펼치는 로맨스 드라마다.
드라마에서 박보영은 여주인공 ‘나봉선’과 처녀귀신 ‘신순애’에게 빙의되어 1인 2역을 소화했다.
원래 ‘나봉선’은 늘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살고, 저자세로 ‘내탓이오’만 외치는 태도의 인물로,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무시당하곤 한다. 귀신이 보이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밤마다 잠을 설치고, 낮엔 꾸벅꾸벅 졸다가 사고치기까지 해서 주방보조로 늘 설거지만 하는 인물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랫동안 짝사랑하던 스타셰프 ‘강선우’에게는 고백할 용기조차 못낸다.
하지만 처녀귀신 ‘신순애’가 봉선의 몸에 들어와 그녀의 모든 것을 바꾸어 버린다. 순애는 본래 욱하고, 급하고, 오지랖 넓고, 무엇보다 남자라면 사족을 못쓴다. 살아생전, 결혼은 커녕 제대로 된 연애 한번 못해보고, 처녀로 죽은 게 한이 되어 구천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순애는 봉선의 몸을 이용해 ‘강선우’에게 고백하는 한편, 레스토랑을 종횡무진 누비고 다닌다.
그도 그럴 것이 ‘처녀귀신’역에는에서 <SNL korea>에서 걸죽한 입담으로 주목받았던 박슬기가 맡아 그 캐릭터를 확실히 했으며, 빙의 후에는 박보영이 캐릭터를 바톤터치받아 매력을 더욱 부가 시켰다.
욕망에 솔직한 여자, 그것을 밝고 유쾌하게 풀어내는 박보영
드라마 속 박보영은 음담패설에 능하고 자기 욕망을 솔직하게 말 할 줄 아는 여자다.
이제껏 박보영은 ‘귀여운 국민 여동생’포지션에서 항상 소녀성을 지닌 배우로 많이 등장했다.
박보영이 처음 이름을 알린 <과속 스캔들>에서는 어린 미혼모지만 밝은 소녀의 모습에서부터, <늑대소년>에서는 소녀스러운 프릴 원피스와 청순한 반묶음으로 ‘소녀성’을 더욱 강조하곤 했다. 얼마 전 개봉한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에서도 소녀의 모습을 연기했다.
하지만 이번 드라마를 통해 박보영은 천연덕스러운 연기와 감칠맛 나는 모습을 선보여 박보영의 재발견이라는 평이 다수를 이룬다. 드라마에서 처녀귀신에 빙의된 '봉선'은 남자들의 벗은 몸을 보고 흐뭇해하고, 선우에게 달려들어 “한 번만 하자”고 말한다. 이렇게 뻔뻔하고 부끄러운 말들을 박보영은 자신의 사랑스러움으로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오랫동안 한국 드라마에서 ‘여성이 욕망을 드러낸다’는 것은 오랫동안 터부시 여겨져왔다.
전문직종에 종사하며 똑뿌러지는 여자라도 연애에 있어서는 순종적인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드라마에서 박보영은 ‘성’에 솔직하며 애정표현에 과감하다는 데에 있어서 한국 드라마의 여성캐릭터에 중요한 지점에 있다.
하지만 아직 한국드라마에서 ‘여성의 욕망’을 드러낼 수 있는 방식이 처녀귀신에 ‘빙의’되어야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허민지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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