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점 업주에게 흡연금지법에 대해 계도하고 있는 보건소 담당자들. ⓒ공경자 기자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7월1일부터 실내 흡연 금지법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보건복지부와 각 지방자지단체는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갔다.

흡연금지법이 실행 된지 5일째 날, 오산시의 실태는 어떤지 오산시 보건소 건강위생과 건강증진팀의 금연사업부를 찾아가 함께 음식점을 다니며 현재 상황을 파악해 보았다.

흡연 금지법이 시행되는 업소는 150㎡(약 45평) 이상인 술집, 음식점, PC방, 커피숍, 제과점 등이다.

규제대상인 음식점에서 단속에 걸렸을 경우, 업주는 1차 적발 시 170만원, 2차 적발 시 330만원, 3차 적발 시 5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흡연자는 10만원을 물어야 한다. 물론 별도로 설치된 밀폐된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괜찮다.

오산시에 150㎡가 넘는 대형 음식점은 약 300여개가 있다. 이 중 보건소의 금연사업 담당자들이 흡연금지법에 대해 홍보, 계도한 업소는 약 200여개(7월5일 기준)에 달한다.

시내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져 상대적으로 홍보와 단속에서 자유로운 시 외곽을 돌아본 결과 강한 법규와 대중매체의 홍보 때문인지 대부분 금연정책을 잘 지키고 있었다.

음식점 내부에 자체적으로 제작한 스티커와 더불어 보건소에서 배포한 스티커가 잘 붙어있었고 흡연의 원인제공 도구인 재떨이 역시 제공하지 않고 있었다.

담당자가 흡연금지법에 대해 설명하고 난 후 외삼미동 음식점의 한 업주는 “손님들이 알아서 밖으로 나가서 핀다. 그런데 술이 들어가고 나면 담배생각이 나는지 참지 못하는 손님들이 종종 있다”며 “가뜩이나 장사도 안되는 불경기에 담배까지 못 피우게 하니 장사가 더 안된다. 어떤 손님들은 일부러 흡연이 가능한 작은 음식점을 찾아 가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 업소 출입구 앞에 버려진 담배꽁초. ⓒ공경자 기자

한편 기자가 밤늦게 오산 운암의 술집 주변을 돌아본 결과 흡연금지법이 적용되는 대형 술집 출입문 앞에는 흡연자들이 버린 담배꽁초가 어지럽게 버려져 있었다.

실외 공공장소에 흡연자들을 위한 마땅한 공간이 없다보니 휴지통이 없는 곳에서는 담배꽁초를 길거리에 버리고 있었다.

원동에 사는 흡연자 박모 씨는 “실내 공기가 깨끗해서 좋기는 하다. 담배를 안 피우는 사람들은 너무 좋아한다. 그런데 우리 같은 흡연자들은 사실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장소를 찾게 된다. 실외라도 흡연구역을 별도로 정해놓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오산시에서 흡연금지법과 관련하여 일을 할 수 있는 인력은 세 명뿐이다. 그것도 정식공무원 한명, 기간제 근로자 한명, 공공근로자 한명이다.

이 인원 중에도 단속 권한이 있는 인력은 정식공무원인 금연사업 담당자 한명이 전부다. 금연사업 담당자는 “현재 인원으로 상시적인 단속을 벌이는 일은 버겁다. 점차적으로 인력을 보충할 계획이다. 따라서 현재는 업주 위주의 홍보와 계도가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흡연 금지는 흡연의 간접 피해를 차단하는 것이 1차 목적이다. 금연사업 담당자는 “오산대학교 같은 경우 흡연자를 배려한 공간과, 비흡연자를 배려하는 분리형 금연공간이 적절히 구분되어 있다. 50대 넘은 분들은 왜 우리를 범죄자 취급하냐며 개인의 행복추구권 을 주장한다”며 “흡연자를 일방적으로 규제하고 몰아붙이기 보다는 사업장에 흡연구역을 별도로 설치하게 유도하기도 한다. 흡연자들이 금연을 할 수 있도록 매스컴의 대대적인 캠페인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오산시의회 역시 윤한섭 의원이 올해 1월 ‘오산시금연환경조성 및 흡연피해방지조례안’을 발의한바 있다. 담배 흡연자들의 설 땅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공경자 기자  mail@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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