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비정규직 밥값 차별에 두 번 운다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절반에 해당하는 교통비를 받고,
정규직에만 있는 점심수당은 비정규직에게는 해당 없음

경기도 용인의 한 고등학교 조리실, 아침부터 900여명에 달하는 학생들의 점심식사 준비를 하기 위해서 영양사와 조리실무사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전쟁 같은 점식식사 시간이 지나면 간신이 이들도 식사를 할 수 있다. 식사시간은 30분이다.

비정규직인 조리실무사의 경우 전체 근무시간 8시간이며, 여기에 추가로 1시간의 휴계시간을 얻는다. 이 한 시간의 반을 쪼개 점식을 먹는다. 그러나 밥을 먹으면서도 속은 좋지 않다. 아이들 밥을 해주면서도 비정규직이 먹는 밥은 공짜가 아니다. 월 9만 원 정도의 급식비를 별도로 지불해야 학교에서 밥을 먹을 수 있다.

반면 정규직 영양사는 사실상 밥이 공짜다. 급여에 급식수당이 별도로 지불되기 때문이다. 정규직과 급여차이가 많이 나는 비정규직에게 급식수당이라는 것은 아예 없다. 그래서 밥을 해주면서도 밥값을 내야한다.

조리실뿐만 아니라 3만여 명에 달하는 경기도교육청 소속 비정규직은 모두가 점심값을 내야한다. 이게 싫어서 도시락을 싸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영원이 오르지 않는 급여체계를 가지고 있는 비정규직의 실질급여는 정규직의 50%(10년 근무 기준) 수준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 푼이 아쉬운 이들은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기도 하지만 학교에서 나 홀로 도시락을 싸오는 것이 썩 기분 좋을 리는 없다.

교육청의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교육청 소속 비정규직 직원들은 한 달에 교통보조비로 약 6만원의 수당을 수령한다. 그러나 정규직은 12만원의 수당을 교통비로 받는다. 정확히 정규직 교통비의 반액을 수령하는 비정규직 직원들은 “우리가 버스타고 다닐 때 정규직은 택시탈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교육청의 처사가 너무 하다. 비정규직 이라고 해서 교통비를 반값으로 해주는 것도 아닌데 점심값이나, 교통비는 정규직과 같은 수준으로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성과급수령 문제로 들어가면 더욱 심각한 일이 발생한다. 익명의 한 교육청 소속 비정규직 직원은 “과학 실무사로 채용된 어느 교사는 과학교사 대신 자기 돈으로 학생들 과학체험까지 시키고 학교 안까지 인솔해 오지만 이와 관련된 수당은 온전히 교사의 몫이다. 학교 내에 있는 각종 상패들은 비정규직의 피와 눈물이 배어 있는 것들이다. 상패를 타기 위해 모두가 노력했지만 결과물이라는 수당에서 비정규직은 제외다”라며 한 숨을 내쉬었다.

경기도교육청의 이런 비정규직 차별은 경기도교육청 내에서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보편적복지의 전도사로 알려진 김상곤 교육감의 의지에 따라 “밥값과 교통비 문제 정도는 해결될 수 있지 않느냐”며 비정규직 노조는 경기도교육청 본관 앞에서 연좌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전경만 기자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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