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은 피자는 포장에 있어서도 세계수준이다. 음식의 맛과 질을 떠나 규격화 된 포장지에 음식을 준비해서 팔 수 있는 시스템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좋은 예이다.
우리 음식 중 음료에 해당하는 제품들은 이미 규격화 된 포장을 통해서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우리 음료가 규격화 되자 가장 타격을 받은 것은 서구식의 탄산음료이다. ‘수정가’와 ‘식혜’가 서구의 포장 기법을 그대로 이용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자 소비자들도 곧바로 반응을 해온 실예가 바로 ‘수정가’와 ‘식혜’다. 이들은 우리 음식을 기반으로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시장 영역을 확보한 셈이다.
반면 아직 까지도 포장이 제대로 되지 않아 세계화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좋은 우리 음식들이 넘쳐나고 있다. 한식 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불고기’도 아직까지는 1인분이나 4인분으로 규격 포장된 제품이 없다. 그저 저울에 달아 비닐에 넣어 무게기준으로 파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나마 김치는 규격 포장이 국내에서부터 일기 시작해 포장화 되어 가고 있지만 표준이 없다. 김치 일인분에 들어간 양념의 양과 국적을 표기하고 생산자를 명기해야 진짜 포장이다. 또한 상표와 함께 제작사의 생각이 들어가 있어야 진짜가 된다.
‘전(부침개)’도 당장 포장이 시급한 우리 음식의 하나다. 과거 기름이 귀해 음식을 부쳐 먹던 시절의 귀한 음식 전은 종류와 맛에서 세계최고 수준을 자랑하지만 아직 이를 규격화 할 수 있는 어떤 것도 없다.
명절이면 즐겨먹는 녹두전, 한겨울에 먹는 김치전, 호박전, 감자전 등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음식들 이지만 이를 소비자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포장을 해야 한다. 규격화 된 포장을 통해 세계인에게 알리고, 보다 쉽게 우리음식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 두어야 한식 세계화는 가능하다.
포장의 방법에 있어서도 지금까지 해왔던 석유제품에 의한 포장 보다 한지에 의한 포장 방법이 개발되어야 한다. 석유제품으로 식품을 포장할 때 마다 늘어나는 치우기 어려운 쓰레기는 이미 우리 생활의 필요악이 되어 가고 있다. 일부 재활용 되는 제품들이 있지만 자연계 안에서 드는 처리비용과 공해는 새로운 골칫거리 이다.
종이를 이용한 포장을 하되 되도록 한지를 이용해 우리 음식의 특징을 포장을 통해 알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국으로 유학을 간 학생들 일부는 서구식 음식 자체가 가지고 있는 고칼로리 때문에 체중 조절이 어렵다고 한다. 한식을 먹는 경우에는 없던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한식을 먹으면 고통스럽지 않게 체중조절이 된다는 것을 잘 알리고 이를 시각화 하고 포장하는 기술을 만들어 내면 한식은 세계적인 음식으로 자연스럽게 다가설 수 있다. 대체 단백질 덩어리 두부를 이용한 우리 음식의 세계는 다양하고 무궁무진 하지만 이를 담아낼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세계화는 요원한 희망일 뿐이다.
또, 포장의 연구와 보급에 있어서 정부와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재원 마련이 어려운 민간인이 제품 포장을 연구하기에는 재원 마련이 벅차다. 정부가 이미 한식 세계화를 시작했으면 마무리 포장을 연구하는 기업과 연구소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한식 포장의 규격을 정하고 기업은 이를 미화하고 디자인화 해 세계에 보급하는 일이 시작되어야 한다.
일부는 농촌진흥청에서 연구가 되어 지고 있지만 아직 그 성과는 미비하다. 보다 광범위한 지원과 논의를 통해 한식 세계화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세기는 보다 인간에게 적합한 음식을 누가 더 잘 규격화 하고 이를 잘 포장 하는 데 있다. 우리 한식이 여기에서 뒤처지면 세계 변방의 음식으로 낙오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전경만 기자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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