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성장과정에서 사립학교의 역할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국가의 재정이 충분하지 못했던 시절의 교육수요를 채워주었으며, 지금도 사립의 명문 대학들이 미래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공립이 부족한 우리의 현실에서 정말 사립학교는 중요한 역할을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사립학교에 자본주의 개념을 도입해 사립학교가 특정재단이나 개인의 소유물이라고 말하기는 곤란하다.
이미 대한민국은 일부대학교를 포함해 모든 사립학교 운영에 필요한 전반적인 재정지원을 하고 있다. 사립학교 학생들의 등록금에서부터 학교 급식비 및 선생의 급여에 이르기 까지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자되어 운영되어 지고 있다.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자되는 그 순간부터 사립은 더 이상 특정집단이나 개인의 소유물에서 공공의 소유물로 전환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처음 학교를 설립한 사람의 정신을 살려 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설립자의 의지와 뜻을 기린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은 사립만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교육의 하나라고 생각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쳐 개인의 의지가 재단으로 확대되고 재단의 의지가 마치 설립자의 의지인양 반영되는 것은 있을 수 업는 일이다.
교육에 대한 투자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와 자본주의가 결합한 한국형 사립재단들의 비리는 많은 문제들을 양산해 놓고 있다. 교사의 급여는 정부 예산으로 지출되지만 채용과 운영방안은 사립재단 마음대로 되면서 발생하고 있는 구조적인 인력채용비리, 재단의 친인척이 쉽게 취직되는 구조 등은 일반 회사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이윤을 추구하는 개인회사는 자신의 입맛에 맞게 사원을 채용할 권한이 있으며, 이를 간섭하려는 정부의 시도는 없다. 그러나 학교는 늘 공적자금이 투자되고, 그 돈으로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육성한다는 기본원칙이 있기 때문에 공립과 사립을 떠나 학교는 사회구성원 모두의 재산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단 이사장에 줄을 서는 교직 사회의 모습은 우리시대의 부패 자화상이다.
옭고 그름을 배워야 하고, 가르쳐야 하는 교단에서 제일 먼저 배우는 것이 선생들의 줄서기와 재단 이사장에 대한 충성이라면 그런 학교는 차라리 폐교를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올바른 미래를 위해 더 바람직한 일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일부 학교의 이사장들은 이 학교를 우리아버지가 또는 우리의 누구인가가 만들었으니 자기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학원 이사장들이 그런 판단을 하고 있는 그 시각에도 세금이라는 무거운 돈이 투입되어 학교를 살려내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학교는 개인이나 특정단체의 소유물이 아닌 공적자금이 끊임없이 투자되는 사회구성원 전체의 재산임을 알릴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한 법 개정도 필요하다. 땅 집고 수영치는 것보다 쉽다는 학교를 이용한 부자 만들기 프로젝트, 학교를 통해 부를 쌓고, 자본을 자자손손 물려주는 것이 자본주의 국가에서 적법하다고 말하는 그 순간 당신은 교육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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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만 편집국장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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