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공무원연금 특별위원회는 2일 공무원이 연금 보험료를 더 내고 덜 받는 ‘여야 합의 개혁안’을 통과시켰다.

그런데 이번 개혁안에 대해 조중동 등 보수 언론의 공격이 도를 넘고 있다. 특히 매경은 소득대체율(소득 대비 연금액)을 50%로 올리면 앞으로 70년간 1669조원의 예산이 더 들어간다느니, 보험료를 현행 소득 대비 9%에서 2배가량 인상해야 한다느니 공포감을 조성하며 국민연금 관련 합의안의 폐기까지 주장한다.

이들은 “기금 소진 시점을 2060년으로 가정했을 때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높일 경우 보험료율은 현행 9%에서 10.01%로 1.01% 포인트만 올리면 된다”는 보건복지부의 공식 자료는 애써 무시한다.

보수 언론이 개혁안에 대해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이번 개혁안을 통한 20% 정도의 공무원연금 예산 절감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2028년까지 40%에 맞추어져 있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까지 올리기로 한 합의안이 국민의 보험료 부담과 재정파탄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국민의 편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듯해 보이지만 이들의 주장은 복지에 대한 강한 거부감의 표출일 뿐이다. 대기업 민간보험사와 기득권 집단의 이해를 반영하고 있다.

보수 언론이 재정적자를 그렇게 우려한다면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한 법인세와 부자 감세 철회를 요구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가진 자가 세금을 더 내도록 하는 누진세 강화 조치 등 조세 정의를 세우는 것이 급선무다. 이 조치로 매년 수조에서 수십조원의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 그러나 보수언론은 이러한 확실한 재정확보 방안에 대해 반대한다.

물론 보수언론과는 다른 각도에서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한계는 존재한다. 이번 개혁안은 한국납세자연맹의 주장대로 상위 1% 부자인 고위관료들이나 부동산 부자도 수백만의 공무원연금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기득권자를 건드리지 않은 미봉책이다. 또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까지 올린다고 해도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가입자 간의 받는 액수의 차는 여전히 크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개혁안이 한국 정치사에서 보기 드문 여야와 이해당사자 간 합의를 끌어냈으며 국민연금의 공적 기능을 강화할 토대를 마련한 성과에 더욱 주목한다.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인해 확보되는 20%의 예산 절감액은 국민연금의 사각지대에 있는 비정규직과 영세 자영업자,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등의 노후 대책 마련에 쓰여 질 수 있을 것이다. 즉 공무원들의 양보로 사회적 취약 계층의 삶이 보호받게 된다. 공무원 연금 개혁 이후 박근혜 정부의 과제는 가진 자가 세금을 더 내도록 하는 조세 정의 개혁으로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어야 한다. 사회에서 공무원보다 더욱 많은 혜택을 누리는 재벌과 부자 등 기득권자들에 대한 개혁이 다음 순서가 돼야 형평성 측면에서도 맞지 않겠는가.

국민연금의 경우 이번 개혁안으로 인해 현행 소득 대비 약 1%의 추가 부담만 내면 10%의 소득대체율 상승(소득대체율이 40%->50%) 효과가 발생한다니 2천만 국민연금 가입자의 입장에선 환영할 만한 일이다. 국민연금은 자신이 낸 보험료가 나중에 자신이 낸 비용 이상으로 돌아오는 제도이다. 국민연금에 대한 올바른 여론만 조성되면 보험료 인상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은 우려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일부 보수언론의 악의적인 본질 왜곡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예상되는 향후 70년간의 예산 절감 효과 총 333조원은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또한 국민연금의 공적기능 강화는 고령화 시대로 접어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조치이다. 일부 보수 언론의 공무원연금 개혁안 흠집 시도와 복지국가에 대한 거부감 조성 여론몰이에 국민이 휘둘려선 안 되는 이유이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