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11 총선이 불과 20여 일도 남지 않았다. 이번 총선은 지역의 일꾼을 뽑는 것에서 나아가 연말 대통령 선거, 이후 한국사회의 진로를 결정할 아주 중요한 선거이다.

오산의 국회의원 선거는 새누리당 공형식 후보와 민주통합당 안민석 후보 간의 대결이다. 공형식 후보는 장복실, 박천복과의 당내 경선에서 승리해 새누리당의 후보로 확정됐고, 민주통합당 안민석 후보는 통합진보당 김원근 후보와의 경선에서 승리해 야권단일후보가 됐다.

새누리당의 공형식과 민주통합당의 안민석이 각각 여야의 대표선수가 됨에 따라, 오산 총선은 지난 4년 동안의 집권여당 국정운영에 대한 심판이냐 아니면 지역여당 국회의원 안민석의 의정활동에 대한 심판이냐의 성격을 강하게 띠게 되었다.
 

▲ 오산시청 앞에 걸려 있는 총선 홍보 플랜카드. ⓒ장명구 기자

현재 한국사회는 커다란 전환기에 놓여있다. 신자유주의로 인한 사회적 양극화가 심각해지면서 사회적 대안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명박 집권세력이 재벌과 부자만을 위한 정책을 펴면서 중소기업, 중소영세유통업자, 서민들의 삶은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고 삶은 마치 전쟁터와 같이 변하였다. 민생파탄과 삶의 질 악화는 굳이 통계치를 들이밀지 않더라도 피부에 생생하게 느껴질 정도로 심각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총선을 맞아 여야 할 것 없이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복지국가를 위한 정책들을 경쟁하듯 제시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방송과 언론 장악, 민간인 사찰, 인권위 장악 등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남북관계가 파탄나면서 평화도 위태로운 상황이라는 것이 국민들 다수의 우려이다. 현 정부 들어 퇴행한 사회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이후 한국사회의 주요한 과제이다.

오산 지역민들의 삶과 총선의 성격은 이러한 전국적인 상황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지역에선 전국적인 영향을 받으면서도 지역만의 다양한 현안 문제들이 존재한다. 서울대병원 유치, 혁신교육, 행정구역 통합, 지역경제 활성화, 교통문제, 낙후지역 개선 등이 그것이다. 하나같이 지역민들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이고, 해법도 간단치가 않다.

오산의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이러한 시대적, 지역적 과제를 해결할 능력있고 비전을 갖춘 사람을 뽑아야 한다. 심판론과 후보자의 정책과 비전, 이 둘은 각각 따로 살펴보아야 하지만 서로 맞물려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현재로선 실정을 거듭한 이명박 정부와 여당인 새누리당에 대한 심판론이 높은 데다, 재선의 조직력과 야권단일후보 프리미엄을 더한 안민석 후보의 3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총선을 전후한 전국적인 정세의 유동성과 지역의 상황을 고려할 때, 오산의 총선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누구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지난 2월 12일 18대 국회의원 2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공약완료율에서 안민석 의원은 경기도 평균 42.4%에도 훨씬 못 미치는 30.4%의 공약완료율을 보였다. 의정활동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 안민석 의원에 대해 지역사회의 평가가 호의적일 수 없는 이유이다.

게다가 안민석 의원이 재선 이후 지나친 시정 간섭, 비민주적인 권력남용 등 오만과 독선의 모습으로 지역민들에게 비춰지면서 인심을 많이 잃었다는 소리도 들린다. 오산 총선의 성격이 지역여당 국회의원 안민석의 의정활동에 대한 심판론으로 흐를 수 있는 대목이다.

집권 이후 신자유주의 정책, 재벌정책,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을 펴면서 서민들의 삶과 민주주의를 파탄낸 집권여당을 심판할 지, 지역 내 활동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있는 현역 국회의원을 심판할 지 그 주체는 지역민들이다.

지연과 혈연, 학연 이런 낡은 관행을 버리고, 눈 앞의 작은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지역민들이 진심으로 오산과 대한민국을 책임질 정의롭고 능력있는 국회의원을 뽑아주기를 희망한다. 지역과 사회의 모습은 깨어있는 시민들이 만들어간다.
 

발행인 조백현  jbh@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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