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전통시장은 100여년에 이르는 역사성과 아울러 과거 전국 5대 시장에 손꼽힐 정도의 규모와 역동성을 자랑했다. 현재에도 오산 전통시장은 물향기 수목원과 아울러 외부인들에게 지역사회가 자랑으로 내세울 수 있는 지역내 몇 개 안되는 자산중의 하나이다.

그렇지만 오산 전통시장은 현재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대형마트 등 경쟁상대에 비해 상품의 가격, 질, 다양성, 쇼핑의 편의성 등 여러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현대화되고 편리한 쇼핑에 길들여져 있는 젊은이들과 소비자들은 전통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 오산중앙전통시장 장날 풍경. ⓒ장명구 기자

이렇듯 그동안 정부와 시의 막대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해를 거듭할수록 몰락하는 전통시장을 어떻게 부활시킬 수 있을까?

전통시장이 부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형마트와 외부에서 몰려오는 대형노점들에 대한 전통시장 상인들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현재 대형마트는 전통시장 반경 1km 안 도심에 롯데마트, 이마트가 있고, 오산대역 앞에는 홈플러스가 신축중이다. 또한 외부의 대형 노점들은 3, 8일 장날 전통시장 주변에 또 다른 장을 형성하고, 아파트군마다 장날과는 별도로 아파트장까지 열면서 전통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경우 재벌의 엄청난 자본과 마케팅 기술을 가지고 있고, 노점들의 경우 시설투자나 세금에 대한 부담이 없어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전통시장을 이용하자는 도덕적인 호소는 효과가 별로 없다. 전통시장 상인들이 소비자들에게 대형마트 등의 경쟁자들보다 더욱 값싸고 질좋은 상품을 제공하면 된다.

대형마트 등 경쟁자에 대해 전통시장 상인들 경쟁력 가져야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지역내에 ‘중소유통공동도매물류센터’(이하 물류센터)를 건립하는 것이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나와있는 ‘중소유통공동도매물류센터의 지원’에 관한 조항을 활용하여 대규모 저온창고와 보관창고, 유통시스템을 갖춘 지역내 ‘물류센터’를 지어 물류센터 차원에서 상품을 대량구매하고 전통시장 상인들 및 지역유통업자들은 필요한 만큼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상품의 구매 원가를 낮추어주면 된다. 현행법으로 5%의 자부담을 확보하여 ‘물류센터’를 구축하게 되면 전통시장 상인들과 지역의 유통업계가 대형마트와 노점에 맞설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전통시장 부활의 또다른 필요조건은 소비자들의 쾌적한 쇼핑환경 구축이다. 소비자들은 쾌적하고 편리하고 화려한 쇼핑문화에 익숙하다. 현재와 같이 주차장이 한곳에 집중되어 있고 쇼핑하기 불편하고 지저분한 환경으로는 젊은이들을 비롯한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없다. 주차장을 곳곳에 확보하고 적은 양이라도 집까지 전달되는 배달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상인들 스스로 고객선을 지켜 쇼핑공간을 확보하고 정기적으로 시장의 바닥을 청소하여 쾌적하고 위생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소비자들이 결제하기 편하게 카드결제가 이루어져야 하고, 포인트 카드를 활용하여 적립된 포인트로 전통시장내 어느 가게에서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명절이나 연말연초, 또는 정기적으로 전통시장 세일의 날을 정해 소비자들에 대한 혜택을 강화하면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전통시장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전통시장만의 독특한 문화와 먹거리를 개발해야 한다.
전통시장은 지역민들의 ‘교류와 소통의 장’이자 지역내 ‘서민문화의 공간’이다. 전통시장만의 먹거리, 다채로운 볼거리, 인간적인 정, 추억을 자아내는 정취, 각각의 가게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 등의 독특한 문화가 필요하다. 젊은 사람들의 감성에 맞는 현대화된 감각이 결합된 문화도 있어야 한다.

전통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는 곳은 거의 대부분 먹거리 시장이 잘 형성되어 있다. 그런데 오산 전통시장의 경우 특색있는 먹거리가 없다. 먹거리 없는 전통시장은 내용도 없고 흥도없다. 먹거리 거리를 특화시켜서 지정하고 육성하면서 흩어져 있는 먹거리 점포를 모아야 한다. 오산대와 한신대의 요리 관련 학과 등과 제휴하여 오산 전통시장의 특색있는 먹거리를 개발하고 젊은이들이 전통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전통시장의 시설투자나 상권의 편중성을 지양해야 한다. 현재 오산 전통시장에 대한 투자나 상권의 형성은 특정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특정지역은 과잉투자와 소비자들의 과잉유동성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다른 지역은 투자의 부재와 상권의 몰락으로 고통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전통시장이 성호초교를 중심으로 한 골목만 상권이 살아있을 뿐 다른 모든 골목은 죽어있어 격차가 너무 크다. 전통시장의 균형투자와 균형발전으로 전통시장의 규모를 키우고 규모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통시장 상인들은 지역사회에 요구만 하는 대상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책임있는 주체로 나서야 한다. 상인들은 우선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위해 궐동, 운암 등의 지역내 요식업계나 아파트 부녀회, 사업체, 관공서 등과의 네트워크 형성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는 관계에서 더 나아가 전통시장 상인들은 지역내 어려운 노약자나 소년소녀가장돕기, 오산천 살리기 등 지역사회의 봉사에 앞장섬으로써 지역사회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전통시장 상인들이 이익만을 챙기는 집단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책임있는 구성원의 모습을 보일 때 전통시장에 대한 지역민들의 애정은 더욱 커질 것이다.

지역경제과 관계자 말에 의하면 조만간 전통시장 상인들과 시당국, 대학교 등이 결합하여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연구용역이 진행된다고 한다. 우리의 제안을 참고하면서 연구용역팀과 전통시장 상인들이 뜻과 지혜를 모아 오산 전통시장을 전국에 자랑할만한 지역 명소로 만들어주기를 기대한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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