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산시의회 본회의 모습. ⓒ오산시의회

최인혜 오산시의회 부의장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2박3일간 진행된 상반기 시의회 연수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광성 혈세낭비 연수 비판에 대해 자성은커녕 정당성을 주장해 빈축을 사고 있다.

최 의원은 1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는 제184회 임시회 첫날 5분발언에서 본지를 비롯한 언론의 의원연수 비판을 의식한 듯 “연수 때마다 관광성 외유로 시민들의 혈세를 낭비한다는 여론에 의회사무국은 물론 의원들조차 아무런 항변을 하지 못한 채 죄인처럼 연수를 가져왔다”며 “제6대 오산시의회는 국내외 연수에 시민들의 혈세를 절대 낭비하지 않고 있다”고 정당성을 주장했다.

최 의원은 또한 "공부는 책상머리에서 하는 이론만이 아니라 여행도 포함된다"며 상반기 의원연수를 관광성 혈세 연수라고 비판하는 것은 언론과 지역민들이 공부개념도 모르기 때문이라는 투로 발언했다.

이러한 최의원의 발언에 이번 연수의 실질적 책임자인 김진원 시의회 의장은 “아주 후련하고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의사당만 아니면 기립박수라도 보내고 싶다”고까지 했다.

우리는 이러한 시의회 의장과 부의장의 반응을 보면서 “기가 막힌다” “한심하다”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방법을 찾기 힘들다.

이번 시의원 상반기 연수와 지역여론에 반하는 그들의 반응은 ‘시의원들이 지역사회 정서와는 아주 동떨어진 그들만의 특별한 세계에서 살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최 의원은 "여행도 공부"라는 것을 이해못하고 홍도, 흑산도 연수를 관광성 혈세낭비 연수로  비판하는 언론과 지역민의 낮은 수준(?)을 한탄한다. 그러나 우리는 개인여행 공부와 세금을 쓰는 공직자의 공무 연수와의 차이도 이해못하는 최의원의 수준이 한탄스럽다.

이번 상반기 연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연수의 목적과 내용,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이 제대로 없었다는 점이다. 연수에 든 비용이나 의회사무과 직원들 전체가 간 것은 차후의 문제이다.

의원 5명과 의회사무과 직원 15명 총 20명이 2박3일 동안 쓴 돈 총 1천210만원, 1인당 60만5천원의 비용을 쓴 것과 의회사무과 직원 1명을 제외한 모든 직원이 시의원 연수에 참여한 것은 경우에 따라서는 문제가 안 될 수도 있다.

연수의 목적과 내용, 프로그램이 타당하고 연수에서 배워온 것을 지역사회에 응용하여 투자한 비용에 비해 훨씬 큰 유무형의 성과를 낳는다면 지역민들은 기꺼이 혈세를 투자하고 의회사무과 전직원을 의원연수에 보내는 데 찬성할 터이다. 치밀하고 꼼꼼한 준비를 통해 의정활동에서 나타난 문제점과 지역사회의 현안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연수라고 한다면, 또 그 과정에서 의원들과 의회사무과 직원들의 역량이 향상되는 알찬 연수라면 지역민이 자신들이 내는 세금이 쓰인다고 아깝게 생각하겠는가?

그러나, 이번 연수는 첫날 전직 수원시의원 출신의 ‘의정케뮤니케이션과 주요 의정 활동 사례’ 강의 4시간 외에 모든 시간을 홍도와 흑산도 관광성으로 일정을 진행했다.

이번 연수를 실질적으로 기획한 의회사무과 의정담당 계장을 통해 확인해 본 바, 홍도와 흑산도를 연수 장소로 정한 이유가 고작 “왜 외지가 관광으로 유명해졌는지 배우려고 했다”는 식으로 막연했고, 연수 이후 “오산을 어떻게 관광자원화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후속 논의나 프로그램이 계획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연수의 목적과 일정을 볼 때, 지역민들의 상식과 정서로는 이번 연수가 관광성 혈세낭비 연수라고 생각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최 의원은 오히려 이를 비판하는 지역여론을 반박하니, 지역민들과 최 의원 사이의 판단과 정서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는 느낌이다.

지역여론은 연수를 가지 말라거나 의회사무과 직원의 참여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연수가 목적이나 내용, 일정이 타당한 지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고, 거기에 대한 비용의 적절성을 문제 삼는 것이다.

그런데 최 의원은 마치 지역여론이 연수와 비용 자체를 문제 삼는 양 초점을 호도하고 이번 연수를 비판하는 언론과 지역민들을 오히려 공부개념도 이해못한다며 훈계하고 있다.

여행도 공부라는 당연한 말을 무슨 대단한 철학인양 포장하여 언론과 지역민을 가르치려 하고 의원들 자신들의 관광성 혈세낭비 부실 연수를 변명하는 것이 기가 막힐 따름이다.

지역민들은 이번 시의원 연수에 대해 실망한 것에서, 나아가 최 부의장의 현실을 호도하는 권위주의적 발언, 그에 맞장구치는 김 의장의 반응을 보면서 절망감을 느낄 듯하다.

시의회 연수과정에서 계속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오산시의회, 김 의장과 최 부의장은 보다 겸손하게 이번 문제를 성찰하고 진심으로 지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시민의 세금으로 생활하는 이들이 노력하지 않고, 겸손하지 못하고, 잘못을 사과하고 수정하려는 모습이 없다면, 지역민들은 매 사안마다 잘 기억하고 있다가 선거 때 심판으로 자신들이 갖고 있는 힘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발행인 조백현  jbh@osnews.co.kr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