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가 원룸을 불법 개조한 건축주들을 상대로 이행강제금 부과와 통장 압류, 공매절차를 진행하려 하자, 이에 반발한 건축주들이 23일 오산시에 몰려와 집단적으로 생떼를 썼다.

이날 집단 시위를 벌인 수청·궐동지구 내 불법 건축물 소유주 70여 명은 지난 5일에도 예고 없이 오산시청에 몰려와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한바탕 난리를 피운 바 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불법을 저지르고도 오히려 행정기관에 몰려와 집단 항의시위를 하는 이들의 파렴치한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 당시 오산시는 경찰까지 긴급 출동시켜야 했다.

집단 시위를 벌이고 있는 불법 건축주들의 요구사항은 불법 다가구주택 양성화, 이행강제금 부과 중지 및 재부과 보류 등으로 행정기관에 자신들의 불법을 선처해 달라는 것이다.

불법 건축주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맘대로 건물을 개조하고 이익을 추구하다가 행정기관에 적발되자, 책임을 지기는커녕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시청에 몰려와 항의 시위를 하고 불법을 선처해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

오산시에 따르면, 2005년부터 현재까지 수청지구 38동, 궐동지구 383동 등 수청·궐동지구 내 421동이 건축허가를 받은 뒤 불법 개조된 건물이다.

불법 개조의 주요 유형은 상가를 다가구 주택으로 변모시키거나 쪼개기를 통해 주택수를 늘리는 방식이다.

집단 시위 건축주들은 해당 건축물들을 방 3개에서 많게는 21개까지 불법 개조하여 부당이득을 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불법 개조로 도시계획에서 벗어난 인구수의 변화는 주차난이나 범죄 등 치안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세입자들의 경우 해당 불법 건축물이 문제가 생길 경우 피해가 갈 수도 있다.

불법 건축주들은 불법 다가구주택 양성화, 이행강제금 부과 보류 등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자신들은 파산의 위협에 처하게 되고 세입자들에게도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자신들의 요구조건이 수용되지 않으면 정치적으로라도 해결할 생각이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쪼개기 등 다양한 방식의 불법 행위를 서슴지 않다가 발각되자 이젠 세입자 피해와 정치적 해결까지 들먹이며 자신들의 불법을 선처해 달라고 협박하는 것이다.

이들은 어찌 이리도 후안무치하단 말인가.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일차적으로 건물 쪼개기 등으로 불법 개조한 불법 건축주들에게 있다. 그러나 행정기관으로서 감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오산시에도 그 책임이 크다.

불법 건축물이 한 두 동도 아니고 무려 421동에 달할 때까지 오산시가 몰랐다면 직무유기요, 알고도 그동안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이는 행정기관의 불법 묵인이다.

이와 관련, 오산시 건축과는 이미 지난 8월 행정안전부 감사에서 불법 건축물 소유주에 대해 해마다 이행강제금을 부과해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시의 입장에서는 불법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집단적으로 몰려와 항의하는 건축주들과 해결책을 모색하고 싶을 것이다. 19세대 이하일 경우 주차장 문제 해결 등 일정한 조건을 갖춰 불법 건축물을 양성화 하는 방안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해결책의 모색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불법 건축물 소유주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더라도 쪼개기 등을 통해 이익을 더 남길 수 있다는 불순한 의도로 불법 건축물 개조를 자행한 사람들이다.

발각된 후에도 이행강제금을 내지 않고 후안무치하게 집단의 힘으로 자신들의 무리한 요구를 관철하려는 자들에게 행정기관은 반드시 책임을 물어 경종을 울려야 한다.

오산시 역시 불법 건축물 소유주에 대한 엄격한 조치뿐만 아니라 내부 조사를 통해 상황을 이렇게까지 만든 해당 공무원에게도 적절한 징계 조치를 통해 행정기관의 기강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발행인 조백현  jbh@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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