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산시의회 본회의 개최 모습. ⓒ오산시의회

내년도 신규 사회단체 보조금을 전액 삭감한 오산시의회가 2시간 폐회연에 수 백만원을 써 빈축을 사고 있다.

더욱이 신규 사회단체 보조금 전액 삭감은 시의원들이 심의위원회에 참여해 결정한 것을 뒤집은 것이다. 이중적인 심의여서 시의원들의 자질마저 의심스럽다.

시의회는 지난 21일 폐막된 제190회 제2차 정례회에서 가용재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존 사회단체 보조금 일부와 신규 사회단체 보조금 전액을 삭감했다.

그런데 같은 날 시내 한 웨딩홀에서 2시간 시의회 폐회연에 부대비용을 뺀 식사대금으로만 206만원(75명분. 1인당 2만7,500원)을 써버렸다.

이러한 시의원들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에 기가 막힐 따름이다.

‘예산 삭감’ 시의원, 먼저 희생과 절제 모습 보여야

사회단체보조금 삭감으로 단체들의 최소 운영비도 끊으면서 희생을 요구할 땐, 시의원들도 그만큼의 희생과 절제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시 재정의 어려움을 이유로 사회단체 보조금은 싹둑싹둑 잘도 잘라내는 시의원들이 정작 자신들과 관련된 일엔 시민들의 혈세를 펑펑 써 대는 모습에서 시민들은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시의원은 시 예산을 심의할 뿐만 아니라 예산 낭비를 감시하는 일도 한다. 시 곳간을 제대로 살피고 관리하는 것이 시의원의 임무이다.

그런데, 그동안 시의원들은 자신의 임무를 망각한 행위로 여론의 질타를 받아 왔다.

올해 상반기 실제 교육시간 4시간에 무려 1,215만원을 쏟아부은 흑산도 관광성 연수가 그랬고, 시의회 의장배 전국 마스터즈 수영대회는 비슷한 시기에 전국대회를 이중으로 추진하는 오산시와 조율도 못하고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신을 못 차리고, 또 다시 ‘사회단체 보조금 삭감’과 극명히 대비되는 ‘시의회 폐회연 혈세 낭비’ 논란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시의원들의 잇따른 혈세 낭비에 시민들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겼다는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내년도 예산 수립 과정에서 오산시 각 부서가 일괄적으로 경상비용을 삭감할 정도로 시 재정 상황이 안 좋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시의원들이 벌인 일이라 더욱 어처구니가 없다.

심의위와 시의회 관계 재정립 필요

시의원들의 이중적인 모습도 문제지만, 또 다른 뒷말도 나오고 있다.

사회단체 보조금을 책정할 때, 시의회의 예산 승인을 받기 전 ‘사회단체보조금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친다.

일부 시의원들은 심의위에 위원으로 참여하여 사업 타당성과 예산 편성 적합성 등을 검토한다.

그런데 시의원이 참여하여 결정한 신규 사회단체 보조금 예산 심의에 대해, 시의회가 사회단체 보조금 전액 삭감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심의위에 참여한 시의원들이 무책임하게 결정을 했거나, 시의원들이 예결위에서 심의위에 참여한 시의원의 결정을 뒤집어 일괄적으로 삭감했거나, 둘 중 하나이다.

어느 경우든 정상이 아니다. 시의회 심의의 이중성 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시의원이 심의위에 참여하는 의미가 없게 되고, 심의위 결정이 무력화 된다. 시의원들은 자질 논란에 휩싸인다.

‘혈세 낭비’ 시의회 폐회연, 시의원 참여는 ‘반토막’

시의회 폐회연은 낭비성 비용도 논란이거니와, 정작 주인공인 시의원들이 절반만 행사에 참석하여 모양까지 우스운 꼴을 연출했다.

시의원들은 폐회연에 참석하지 못한 이유로 선약과 개인적인 사정 등 다양한 이유를 들고 있다.

그러나 다른 당 의원들뿐만 아니라 같은 당 의원들끼리도 허구한 날 싸우는 시의원들 간 갈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습이라는 것이 지역사회의 중평이다.

전문성으로 경쟁하진 않고 악의적으로 서로 흠집을 내 갈등을 낳으면서 시의회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는 평소의 모습이 한해를 마무리하는 폐회연에서도 나타났다고 보는 것이 합당할 듯 싶다.

그동안 시의회는 시의회 의장 선출 과정에서 잡음, 국회의원과 갈등, 시의원 간 극심한 내홍 등 일년 내내 지역민들에게 많은 걱정거리를 안겨 주었다.

모쪼록 새해에는 시의회가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기보다 예산심의와 조례 제·개정, 시 행정 감시 등에서 소임을 충실히 수행해 지역민들에게 신뢰 받기를 바란다.

발행인 조백현  jbh@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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