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권익과 공직사회 개혁, 지역사회 민주화를 위해 존재해야 할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오산시지부(이하 오산시 공무원노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실망스럽다.

최근 지역사회엔 정치인과 오산시청의 권력남용, 월권이 잇따라 발생했다.

안민석 의원의 건축과 계장에 대한 인사 징계 협박 물의, 안 의원 측근의 오산시 행사 이권 독점, 오산시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의 여성 공무원에 대한 막말, 최웅수 오산시의회 의장과 전도현 씨 간의 이전투구, 오산시의 외부 실세에 민원인 정보 유출 등이 그것이다.

한결같이 오산시 공무원의 신분과 권익이 걸려 있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사안들이다.

특히 안 의원은 불법 현수막 철거를 진행한 공무원에게 인사 징계 협박까지 자행하며 공무집행을 방해했다.

그러나 객관적인 정황이 대부분 드러나고 많은 언론과 지역민들이 안 의원의 오만과 잘못을 꾸짖는 상황에서도 오산시 공무원노조는 자신들과 관련된 일에 침묵했다.

얼마전 안 의원보다 상대적으로 만만했던 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의 여성 공무원에 대한 막말에 신속하고 강경하게 대처한 것과 대조된다.

오산시 공무원노조는 안 의원의 건축과 계장에 대한 인사징계 협박이 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의 여성 공무원에 대한 언어폭력보다 심각하지 않은 사안으로 판단하는 것인가.

아니면 오산시 공무원노조는 공무원에 대한 보호, 시청 내 민주주의 수호에 대한 대응을 권력의 크기에 따라 결정하는가.

오산시 공무원노조가 얼마나 비겁한지, 또한 내부의 혁신이 왜 필요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산시는 조그만 도시이고 아직까지 시민사회단체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도시이다.

정치적 야망과 이권을 노리는 사람들이 주로 정당과 관련하여 활동할 뿐 공익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

시민사회단체 활동이 활발하지 못하다 보니 정당 간, 정치인 간 이전투구만 주로 진행된다.

정치인들이 시민 무서운 줄 모르고 자신의 권력을 남용하면서 일상적으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협한다.

시민사회단체 활동이 미약한 현실에서 지역민들은 오산시 공무원노조에 많은 기대를 할 수밖에 없다.

오산시 공무원노조는 초창기에 활발한 활동으로 공직사회 개혁과 지역사회의 건강한 공동체 형성에 일조하는 듯 했다. 그러나 내부의 사정과 외부의 탄압으로 오산시 공무원노조의 활동이 예전과는 전혀 다르다.

오산시 공무원노조는 땅에 떨어진 자신들의 위상과 역할을 찾는 건 자신들의 몫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공무원들의 신분이 정치인에게 위협받고 오산시 공무원노조가 지역사회의 불신을 받는 건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이 오산시 공무원노조 자신에게 있다.

오산시 공무원노조가 오산시 내부 개혁에 나서지 않고 외부 권력의 위협에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데 따른 결과라 할 수 있다.

오산시의 외부 실세에 민원인 정보 유출 사건, 안 의원의 공무원에 대한 인사 징계 협박과 측근들의 이권 독점 등 심각한 문제에 대한 침묵이 대표적 사례이다.

오산시 공무원노조는 조합원의 권익을 위해 권력자나 시 집행부와의 협력도 필요하겠지만 이들이 잘못된 모습을 보일 땐 비판과 함께 때론 강력한 투쟁도 해야 한다.

노조의 활동은 원래 그런 것이다. 그러나 오산시 공무원노조는 최근 몇 년간 제대로 된 활동과 투쟁을 보여준 적이 거의 없다.

노조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집단을 권력이든 시민이든 제대로 인정해 줄 리 없다.

우리는 오산시 공무원노조가 현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노조 본연의 정체성을 찾기를 기대한다.

오산시 공무원노조가 자신들의 권익을 제대로 확보하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 민주화의 한 축을 담당하기를 바란다.

조백현 발행인  jbh@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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