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상욱 시장이 오산환경련이 수여한 녹색공로상을 받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장명구 기자

오산환경운동연합이 20일 오산시자원봉사센터에서 열린 제12차 정기총회에서 곽상욱 오산시장에게 환경운동연합 중앙에서 주는 녹색공로상을 수여했다. 한마디로 말해 이것은 잘못된 결정이다.

오산환경련은 곽 시장을 녹색공로상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환경정의와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친환경적인 정책으로 지역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였음을 인정하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오산환경련은 곽 시장이 “오산천 관련부서(6개부서)의 업무를 통합하여 생태환경복원 전문부서 ‘생태하천팀’을 설치한 점, 오산천살리기지역협의회를 만들어 오산천과 지천살리기 복원에 힘쓴 점, 환경운동연합이 오산시 행정의 파트너로 각종 환경관련 위원회에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환경단체와의 소통에 많은 기여를 한 점 등의 업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오산환경련의 주장에 우리 역시 수긍되는 부분이 있다.

작년 한해 동안 오산천을 살리기 위한 오산시의 노력과 성과가 적지 않았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산시는 상반기 동탄수질복원센터에서 오산천에 오염된 물을 내려 보내려는 계획을 저지시켰고, 오산천 상류지역인 용인구간·기흥저수지의 오염실태를 조사하여 이를 여론화함으로써 경기남부권 시장들이 함께 오산천 상류 오염문제 해결에 나서도록 했다.

또한 가장천 지천 살리기와 궐동천 복원 등의 노력도 진행됐거나 추진중이다.

한 해에 이 정도의 성과를 이루어 낸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이 모든 것들의 상당정도는 지상훈 오산천살리기지역협의회 집행위원장의 지도하에 이현숙, 이화심, 서유순 등 집행위원들의 자발적이고 헌신적인 노력으로 이루어졌다.

그렇다면 오산환경련의 녹색공로상은 오산천살리기지역협의회 관계자에게 그 영광이 돌아갔어야 했다.

다만 우리는 곽 시장이 오산천살리기와 관련해 인사와 행정을 총괄한다는 점에서 곽 시장 업적도 일부 인정한다.

그러나 오산환경련이 곽 시장에게 녹색공로상을 수여한 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곽 시장은 오산천살리기에서의 업적을 뒤엎을 정도의 환경파괴를 자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곽 시장은 지난해 지역의 소중한 자산이자 환경의 보고, 지역민의 쉼터인 필봉산 터널을 뚫으려는 경기도와 LH의 시도에 반대하지 않고 동조했다.

지난 지방선거 땐 환경운동가 출신임을 자처하며 필봉산 터널에 반대하더니 당선되자 입장을 바꾸어 필봉산의 상당한 훼손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필봉산 터널에 대한 입장은 지역민들간 의견이 다양할 것이다. 또한 행정가의 입장에선 도시 개발을 할 때 교통과 환경, 예산, 지역여론 등 종합적인 것을 고려할 것이다.

그러나 환경과 생명을 제일의 가치로 삼는 환경단체의 입장에서 곽 시장의 필봉산 터널 계획은 분명 잘못된 생각이고 거부되어야 할 사안이다.

오산환경련 역시 필봉산 터널에 대해 공식적으론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집행부 내부의 혼란스런 입장으로 형식적인 몇 번의 반대 캠페인을 끝으로 필봉산 터널 저지투쟁을 마무리 했다.

당시 오산환경련은 필봉산 터널에 대한 제대로 된 공청회나 항의집회, 천막농성 등 적극적인 필봉산 터널 반대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작년 한해 지역의 환경 관련 주요 이슈는 크게 보아 오산천살리기와 필봉산지키기였다.

오산환경련과 지역민의 입장에서 이 두 가지는 포기할 수 없는 주요한 환경 문제이다.

우리가 의아한 것은 오산환경련이 두 가지 사안 중 곽 시장이 행한 필봉산 환경파괴 행적에 대해 일부러 눈감고 있다는 점이다.

필봉산 터널 공사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진 일부 세교민이나 LH, 개발업자도 아니고 어떻게 오산환경련이 곽 시장을 녹색공로상에 임명할 수 있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일각에선 오산환경련이 지난해 필봉산 터널 반대 운동에서 중심을 못잡고 형식적으로만 반대 시늉을 한 점, 이번에 필봉산 환경파괴를 추진하는 곽 시장을 녹색공로상에 임명하는 등 희한한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는 것에 대해 오산환경련 집행부의 근본적인 한계를 지적한다.

오산환경련의 집행부가 정치적으로 독립적이지 못하고, 특히 특정 정치인과의 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오산환경련 상임의장이 안민석 의원 보좌관의 형이자 원자력 관련 산업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반환경 전문가 출신이라는 점, 곽 시장과 안 의원이 오산환경련 출범에 관여하고 측근들이 여전히 오산환경련을 좌지우지하는 위치에 있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우리는 오산환경련이 곽 시장의 업적으로 삼고 있는 오산환경련을 시 행정에 참여시키고 파트너십으로 여긴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공감하면서도 오산환경련이 행정기관에 포섭되고 들러리 서는 역할에 그치지 않기를 또한 바란다.

오산환경련은 행정에 참여하면서 자신들의 입장을 반영하고 환경운동을 대중화시키는 것만큼 행정기관의 반환경적 조치에 대해선 강력한 저항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오산환경련이 필봉산 터널 추진으로 환경파괴에 앞장 선 곽 시장을 녹색공로상에 임명한 것은 필봉산 터널 반대 입장을 표명한 자신들의 결정을 희화화하는 일이다.

단체가 시상자를 선정할 땐 그 인물이 행한 행적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시상을 주는 단체의 성격과 권위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일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곽 시장에 대한 이번의 잘못된 수상자 선정은 오산환경련 스스로의 권위를 갉아먹게 될 것이다.

수상이 잘못 될 경우 이후 대중은 그 단체의 활동을 순수하게 바라보거나 인정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오산환경련이 좀 더 사려깊게 행동하고 시민단체답게 정치로부터 철저히 독립하길 바란다.

조백현 발행인  jbh@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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