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웅수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사실확인서를 들고 설명하는 모습 ⓒ장명구 기자

안민석 국회의원과 최웅수 시의회 의장이 서로 상대를 죽이려는 일방적인 폭로만 진행하고 검증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고 있다.

양측은 막장 권력투쟁으로 더 이상 지역사회에 민페를 끼치지 말고 떳떳하다면 사법당국에 고소하여 법적 판단을 받길 바란다.

현재 양측 간 쟁점이 되는 사안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안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내용이 담겨있는 ‘사실확인서’ 내용의 진위 확인 문제이다.

민주통합당 오산시 지역위원회는 지난 2월 15일 시·도의원 5명 이름으로 중앙당 윤리위에 최 의장을 제소하며 ‘사실확인서’를 제출했다.

‘사실확인서’엔 “최 의장이 작년 11월 16일 저녁 8시경 D음식점에서 김모 사장과 함께 하는 식사 자리에서 안 의원이 A교통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말했다”는 내용과 함께 “최 의장이 안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관련해 A교통 노조위원장이 진술한 녹취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는 진술이 담겨 있다.

‘사실확인서’에 서명한 D음식점 김모 사장과 강모 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시 최 의장이 분명히 안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에 대해 언급했다”며 관련 사실을 재확인해 주었다.

그러나 최 의장은 지난 14일 시의회 제2회의실에서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지난 2월 15일 민주당 오산시 지역위 시·도의원 5명이 중앙당 윤리위에 낸 제소는 기각됐다”며 “안 의원 측이 제출한 ‘사실확인서’가 조작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현역 국회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내용이 담긴 ‘사실확인서’에 대한 양측의 주장은 엇갈린다.

최 의장이 안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에 대한 발언을 했는데 거짓말을 하고 있든지, 안 의원 측이 허위 ‘사실확인서’를 만들어 중앙당에 제소를 했든지 둘 중 하나이다.

무엇보다 안 의원이 A교통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내용과 이와 관련한 A교통 노조위원장의 발언 녹취록이 존재한다는 ‘사실확인서’ 내용의 진위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안 의원과 최 의장, 진실규명 위해 사법당국에 조사 의뢰해야
현재로선 당사자들이나 제3자의 고소, 고발로 사법당국의 조사가 이루어져야 명확한 진실을 규명할 수 있을 듯 하다.

최 의장은 자신이 안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에 대해 발언한 바가 없고 ‘사실확인서’가 조작된 것이라면 안 의원 측을 명예훼손으로, 마찬가지로 안 의원 역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바 없다면 최 의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 된다.

만약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위협하는 이런 중대한 사안에 대해 법적인 조치도 묻지 않는다면 지역사회는 ‘양측 모두 뭔가 구린 것이 있구나’ 하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다른 하나는 안 의원의 심각한 권력남용과 관련된 MBC ‘시사매거진 2580’ 방송 내용의 진위이다.

‘시사매거진 2580’은 2011년 12월 11일 전당대회를 마치고 오산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안 의원이 시·도의원들을 머슴 다루듯이 취급하는 동영상을 방영해 충격을 주었다.

안 의원은 새누리당 김모 시의원 아버지 김모 씨가 오산보육연합회 회장으로 당선되는 걸 막으라고 지시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자 시·도의원들에게 무려 30분간 화를 내며 질책했다고 한다.

방송에 따르면, 안 의원은 시·도의원들에게 “이런 식으로 하면 앞으로 공천도 없다”며 협박하고, “신당에서 잘 하겠다는 각오 담은 서약서를 쓰라”는 상식 이하의 지시까지 내렸다.

안 의원은 또한 국회의원 지역사무실에 대한 국비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부의원장급 5만원, 시·도의원 10만원~20만원’의 지역사무실 운영비까지 요구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최 의장은 같은 방송 프로에서 “안 의원이 시청 안에 도의원들의 사무실을 만들어 달라거나, 자신이 밝혀낸 버스회사 A교통의 비리 문제를 제기하지 말라”는 등 부당한 요구를 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버스에서 자신이 한 발언에 대해 “편집된 부분만 잘라 들으면 당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오해할 수 있다”고 변명했다.

안 의원은 방송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사실과 다르다면 자신에게 타격을 준 최 의장을 법적으로 고소하면 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안 의원의 변명은 지역민과 방송을 시청한 국민을 우롱하는 셈이다.

최 의장은 민선 4기 시절 안 의원과 이기하 전 시장 간에 초평동 체육복합시설(현 물향기문화체육센터) 관련 극심한 갈등을 빚을 때 안 의원 측 입장에서 이 전 시장에 맞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한 인물이다.

당시 이 전 시장에 대한 투쟁으로 최 의장은 안 의원의 신임를 얻어 시의회 공천권을 획득할 수 있었다. 안 의원이 자신이 선택한 최 의장으로 인해 현재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정치의 비정함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양측 간 갈등이 고조된 건 지난해 하반기 시의회 의장 선출시 안 의원이 밀던 인물이 탈락하고 최 의장이 시의회 의장에 당선되면서였다.

당시 민주당 오산시 지역위 소속 시의원 4명은 안 의원의 의사를 무시하고 모두 시의장 권력에 도전했다. 안 의원의 지도력과 권위는 무너졌다.

안 의원은 분노했고 자신에 반기를 들어 시의회 의장에 당선된 최 의장을 민주당 오산시 지역위 활동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했다.

안 의원은 작년과 올해 중앙당에 최 의장을 제소하며 출당을 시도했다.

최 의장 역시 자신을 죽이려는 안 의원에 맞서 죽기살기로 저항하고 있다.

두 권력은 둘 다 마음이 떠난 지 오래고 이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원수지간이다. 하지만 이혼하지도 않고 서로 당을 나가라며 막장 집안 싸움만 연출한다. 양측은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현재에도 당에 남아있는 것이 이득인지 나가는 것이 이득인지 주판알을 두드린다.

민주당 권력자들의 막장 권력투쟁에 지역사회만 황폐화
문제는 지역여당의 권력 정점에 있는 이 둘의 막장 싸움에 지역민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점이다.

양측은 권력투쟁에 모든 인맥과 수단을 동원하면서 주변 인물들까지 진흙탕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만든다. 이들 권력투쟁에 시 행정까지 영향 받는다. 민생과 지역현안 문제 해결, 시민 삶의 질 향상은 뒷전이다.

그런데 안 의원과 최 의장간 사이만 나쁜 게 아니다. 민주당 오산시 지역위 소속 시·도의원간 갈등과 반목, 질시, 음해도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최 의장은 평소 사이가 좋지 않은 최인혜 의원을 타깃으로 시의회 사무과에 책 관리 지시를 내렸다. 지시를 수행하려던 시의회 사무과 직원에게 최 의원은 “너희들이 (책을) 읽으면 얼마나 읽어, 너희들이 의장 아바타야”라는 거친 말과 함께 책을 집어던졌다. 정치인 간 갈등에 애꿎은 공무원이 봉변 당한 셈이다.

폐장을 앞둔 듯한 민주당 오산시 지역위의 한심한 모습에 대해 곽상욱 시장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이 많다.

곽 시장이 자신의 정치없이 안 의원 눈치만 보면서 권력 유지에만 급급하는 무책임한 정치로 일관하면서 현재와 같은 상황을 만드는데 일조했다는 지적이다.

한마디로 오산시 민주당 지역위가 보이는 현재의 모습은 소속 정치인들 수준이 만들어 낸 결과이자 자업자득이다.

안 의원과 최 의장은 ‘사실확인서’와 ‘시사매거진 2580’ 방송에 나온 내용에 대해 진실을 규명할 의무가 있다.

상대방을 죽이는 엄청난 내용의 폭로만 진행하고 이를 검증할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양측 모두 추악한 권력욕에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막장 정치의 주범으로 지역민들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현재로선 사법당국의 조사만이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떳떳한 측이 명예훼손으로 상대방을 고소하여 법적 판단을 받길 바란다.

상대방이 자신의 정치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폭로를 진행해도 법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뭔가 치명적 비리나 약점이 있기 때문으로 판단하는 것이 상식이다.

의혹에서 벗어나고 책임있게 정치를 하려면 사법당국에 수사를 의뢰하라.

조백현 발행인  jbh@osnews.co.kr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