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대표적인 정치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물의를 일으키며 전국에 오산을 망신시키고 있다.

국회의원, 시장, 시의회 의장 등 지역의 최고 권력자들이 경쟁하듯 불미스런 일로 전국 방송과 언론에 등장했다.

안민석 의원은 김지혜 시의원 아버님이 ‘오산시 어린이집연합회’ 회장에 당선된 것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시의원들을 머슴 다루듯 강하게 질책하며 풀뿌리 지방자치를 위협하는 독재자의 모습으로 MBC ‘시사매거진 2580’에 모습을 드러냈다.

곽상욱 시장은 지난 3월 29일 북한이 1호 전투 근무태세를 발령하는 등 남북 긴장이 최고조로 달한 시기에 지역 업자들이 대부분인 체육회 간부들과 평일 골프를 즐기다 국민권익위에 의해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 판정을 받았다.

한술 더 떠 시의회 임시회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이를 비판하려던 김지혜 부의장을 몇몇 언론사 기자들이 협박하고, 오산시는 이들에게 상당한 액수의 광고비 혜택을 준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과 경쟁관계에 있는 최웅수 시의회 의장 역시 뒤질세라 음주운전에 동승자와의 자리바꿔치기 혐의로 전국방송과 언론에 이름을 올려 지역민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어떻게 지역 권력 핵심 3인방이라고 할 수 있는 국회의원, 시장, 시의회 의장이 모두 불미스런 일로 방송을 타며 전국에 오산을 욕보일 수 있는 것인지 지역민들은 기가 찰 수밖에 없다.

이들로 인해 오산의 명예는 땅으로 처 박혔고, 지역민들은 부끄러워 오산 출신이라고 말할수 조차 없을 지경이다.

축구로 치자면 국가의 명예를 위해 뛰어줄 것을 요구하며 뽑아놓은 국가대표 주축 3인이 부진을 넘어 연달아 불미스런 반칙과 자살골로 자국팀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들 권력의 주변 인물들이 각자 편을 갈라 시의원, 시민단체의 이름으로 정쟁에 가세하는 모습이다.

안 의원, 곽 시장의 물의에는 입 다물고 있던 민주당 시의원들 3인은 최근 최 의장 음주운전 물의에는 불신임까지 내걸며 정치공세를 폈다.

대단히 정의로운 일이라도 하는 양 성명서 발표와 몇 차례에 걸친 본회의장 보이콧까지 진행하며 자신들의 행동에 의미를 담았다.

최 의장 이상의 물의를 일으킨 자당의 국회의원과 시장에게 단 한마디의 쓴 소리라도 해댔다면 시민들은 이들 3인의 시의원들에게 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한편 일부 시민들은 ‘오산 시민의 소리’, ‘참사랑 오산 시민연대’라는 수상한(?) 시민단체를 만들어 편을 나눠 오산 민주당과 최 의장 사이의 지저분한 권력투쟁의 대리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선거 때만 되면 시민의 이름을 빙자하여 나타나는 이러한 정치성 시민단체에 공감할 시민들은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는다.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은 한두번 통하는 것이지 계속하면 오히려 자신이 고립되는 법이다.

여당이 제대로 역할을 못하면 야당이 견제하고 대안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새누리당이건 통합진보당이건 지역민들 입장에서 미덥지 못한 건 매한가지이다.

국회의원, 시장, 다수의 시·도의원 등 지역 정치를 장악한 민주당 집권 3년 동안의 볼썽사나운 집안싸움 정치에 새누리당이 보여준 건 무능력과 기회주의, 어부지리만을 바라는 요행 뿐이었다.

스스로의 능력을 보이지 못하고 유령 지역위원회로 의심받을 정도로 지역사회를 위해 한 일이 없는 새누리당이 상대방의 실책과 분열만으로 시민들에게 표를 달라는 것은 낯부끄러운 일이다.

지난해 진보진영 분열과 자당 지도부에 대한 폭력사태 등으로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 통합진보당에게 지역민들이 마음을 주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진정성 있는 자성의 모습과 지역현안 모습에 헌신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지만 가끔 정쟁과 관련된 성명서 발표와 1인시위 정도의 활동에 그치고 있다.

정치는 행정, 문화예술, 교육, 보육, 스포츠, 환경 등 모든 부문에 중요한 역할을 미치는 핵심적 영역이다.

그러나 오산 정치 지형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정치가 지역사회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함에도 오히려 상당수의 경우 걸림돌로 작용할 뿐이다.

오산 정치인들은 불법 노점들의 성호초 스쿨존 점유로 인한 아이들 학습권 유린, 교육도시 홍보를 위한 막대한 혈세 낭비, 가장 산업단지의 저조한 분양률, 세교지구의 늦장 개발, 동탄신도시 개발로 인한 오산천 오염 등 산적한 현안문제엔 관심이 없거나 무능한 반면 정쟁에는 놀랄 만큼 민감하고 능력을 발휘한다.

오산 정치인들이 현재와 같이 권력 쟁취만을 위한 정쟁으로 날을 새고 제 역할을 못해 늘상 욕을 먹어도 이들이 눈 하나 까딱 않는 건 견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시민의식이 발전하지 못하고 올바른 정치적 대안세력이 없어 상당 기간 동안 지역민들은 기득권을 쥐고 있는 현실 정치인들의 수준 낮은 정쟁과 정치놀음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지금과 같이 정치인들이 시민위에 군림하며 제멋대로 행동하게 할 것인지, 시민의 통제하에 지역사회의 올바른 일꾼으로 만들 것인지, 해답은 시민들의 의식 성장과 정치적 결집에 있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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