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 시민과의 대화. ⓒ오산시

지난 2일 오산발전포럼(이하 포럼)은 백발회 불법 관권선거 및 공직선거법 위반자 공직 임명 등 곽 시장 측의 잇따른 비상식적 행정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포럼의 의장은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곽 시장과 경쟁했던 새누리당 오산시장 후보 이권재 씨이다. 시장 후보로 나왔던 정치인이 의장으로 있는 시민단체가 현 시장을 비판하는 모습은 순수하게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를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점이 오산의 비극이다. 공익적 시민단체나 공무원노조, 정당, 언론 등의 모든 세력이 권력의 일탈에 대해 침묵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만들어 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민선 6기 곽상욱 호(號)의 오산시가 출발한 지 8개월이 지났다. 그러나 아직 오산시의 행정은 혼란스럽고 제대로 된 비전과 희망을 시민에게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곽 시장 측은 백발회 부정선거의 여파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권력의 정통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다. 권력의 정당성이 위기인데도 곽 시장 측은 이를 해결하려 노력하기보단 오히려 인사 파행, 청목회 외유, 반대세력 옥죄기, 내실 없는 홍보 위주의 행정 등으로 상황을 악화시켰다. 이런 식의 아마추어적이고 안일한 행정으로 계속 가는 건 곽 시장 자신뿐만 아니라 지역의 불행이다.

시민은 현재 계속되는 경기침체, 먹고 사는 문제의 고통, 지역 현안 문제 해결의 지체 등으로 신음한다. 그런데 곽 시장 측은 앞으로도 3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 오산 시민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있다.

무엇보다 잇따른 물의와 공직자로서의 부적절한 처신 등으로 현재의 시정 난맥을 불러 온 곽 시장 측의 진솔한 반성과 대개혁 조치가 필요하다. 그런데 올해 예산은 축제를 늘리고 행정은 언론 장악으로 우호 여론을 형성하려는 엉뚱한 곳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계획된 행정에 대한 재점검과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집중해서 하나하나 풀어가는 자세가 요구된다.

마침 곽 시장은 4일부터 이틀간 각 동 유관기관 단체장과 주민대표 등을 대상으로 ‘2015년 시민과의 대화’를 추진한다. 시민과의 대화에서는 곽 시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전국 최고의 안전도시, 활력 있는 지역경제, 편안한 생활복지, 모두가 행복한 혁신교육’을 구현하기 위한 ‘2015년 시정계획’에 대하여 설명할 예정이라고 한다. 오산시는 시정계획 설명 후 참석한 유관기관·단체장과 주민대표로부터 현안 사업 등에 대한 건의 사항을 수렴하고 대화를 나누는 자리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곽 시장이 진정으로 지역 사회에 대한 책임감이 있고 성공한 행정가로 이름을 남기고 싶다면, 먼저 시민과의 열린 대화의 자리에서 백발회 관권 부정선거에 대한 사죄부터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화려한 말로 자화자찬식 시정 홍보와 포장된 계획만을 주입하려 하면 또 다른 불행만 잉태할 뿐이다.

수원, 화성, 평택, 용인 등 주변의 거대 도시 사이에서 어떻게 경제적, 사회적으로 생존할 수 있을 것인지, 정파를 떠나 인재를 모아 지역의 에너지와 활로를 모색할 것인지, 행정의 합리성과 민주성을 살려 공직사회를 정상화할 것인지 고민하는 자리여야 한다.

곽 시장이 얼마나 변화된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위기는 기회로 변화될 수 있고, 인생사 새옹지마와 같이 현재 위기의 행정도 전화위복의 계기로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곽 시장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자신이 불러온 행정 난맥상에 대한 진솔한 반성과 반대 세력의 쓴소리에 대한 경청, 정면 돌파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용기, 지역의 고통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려는 진정성과 노력이다. 곽 시장의 변화가 필요하다.

조백현 발행인  mail@osnews.co.kr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