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의 공명선거 결의. ⓒ물향기신문

이번 선거는 농·축협, 산림조합, 수협 등 전국 1천326곳에서 치러진다. 경기지역은 177개 조합의 조합장을 뽑는다.

부정선거를 방지하기 위해 중앙선관위가 일괄 관리해 과거보단 덜 하다는 평가지만 여전히 ‘5당 4락’(5억 쓰면 당선, 4억 쓰면 낙선)이라는 돈 관련한 추문이 떠돌고 온갖 탈·불법이 판을 친다.

충남 논산시의 한 조합장 선거에서는 지난 1월 말 조합원 70명에게 5천여만 원의 금품을 뿌린 농협 조합장 출마 후보예정자가 검찰에 구속됐다. 경북 경주시에서도 지난달 26일 한 농협 조합장 후보의 측근이 조합원에게 50만원을 전달하다 선관위에 적발됐다. 전북 부안과 경남 고성에서는 조합장 후보가 경쟁 후보자에게 불출마를 조건으로 수천만원을 건넸다가 구속됐다.

지난달 25일 경기지방경찰청은 조합장 선거와 관련, 금품·향응 제공 25명(22건), 허위사실공표 등 13명(7건), 조합 임직원 등 선거개입 3명(1건) 등 50여 명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큰돈을 써서 당선되는 조합장이 과연 깨끗하고 정상적으로 조합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교과서적으로 말하면 조합장은 조합원을 위해 봉사하고 조합의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조합장’은 조합원을 대신한 봉사자, 머슴이라기보다는 ‘권력자’에 가깝다.

최고 억대의 연봉, 연봉 수준의 업무추진비와 아울러 조직의 인사권과 사업권을 독점적으로 행사한다. 조합 운영 과정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며 마치 ‘황제’와 같은 권력을 휘두른다.
업무추진비에서 ‘교육지원비’ 항목으로 연간 10억원 가량의 돈을 쓸 수 있다. 일부는 농산물 유통이나 판매사업 과정에서 ‘뒷돈’을 챙기기도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일 지난해 9~10월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부문과 지역 농·축협조합 11곳에 대해 감사를 벌여 위반행위 180건을 적발했다. 감사 결과 일선 농·축협에서 정부 정책자금 등 부당 대출, 특정인 채용 혜택, 조합 공사계약 특정 업체 몰아주기 등의 비리가 만연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거를 앞둔 선심성 지출도 많았다.

왜 조합장 선거에서 탈·불법이 판을 치고 막대한 돈을 써서라도 조합장이 되려고 하는지에 대한 배경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합의 비리 척결과 정상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합원들의 강력한 감시가 중요하다. 아울러 사법당국의 조합장 선거 전후에 걸친 엄한 단속과 처벌이 필요하다. 조합이 본래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깨끗한 선거, 조합장에 대한 합리적 견제, 조합의 민주화와 투명성에 대한 제도적 장치 등 내외부의 통제가 요구된다.

조백현 발행인  mail@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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