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솔 씨는 공인중개사를 맹신하여 통화로 집주인이라는 사람에게 전세계약 위임 여부만을 확인하고, 인감증명서가 첨부된 위임장을 확인하지 않은 채 공인중개사와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공인중개사에게 전세보증금 3,300만원을 지급하였다. 약 8개월 후 한경솔 씨는 집주인으로부터 월세를 지급하지 않았으니 월세계약을 해지하겠다는 통지를 받았다.

어처구니가 없는 일입니다. 지어낸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있었던 일이고 종종 일어나는 일입니다.

알고 보니 공인중개사가 집주인으로부터 월세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권한만을 위임받고 한경솔 씨와 전세계약을 체결하였던 것입니다. 공인중개사는 한경솔 씨 외에 여러 명의 피해자로부터 수억 원에 이르는 전세보증금을 받은 후 잠적하였습니다.

한경솔 씨는 권한이 없는 공인중개사와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공인중개사에게 전세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집주인에게 집을 비워줘야 하고 집주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합니다. 실제 사건에서 한경솔 씨는 대법원까지 가는 힘겨운 법정 공방에서 승소하여 공인중개사협회로부터 전세보증금 상당의 공제금을 받아내 금전적 손해는 면하였습니다. 그러나 금전적 손해의 전보로 정신적 손해와 시간의 허비는 회복되지 못합니다. 따라서 예방이 중요합니다.

임대차계약은 꼭 임대차목적물의 소유자와 체결하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현실의 거래에서는 소유자와 체결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소유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한경솔 씨와 같은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신중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반드시 계약 직전 부동산 등기부 등본을 발급받아(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온라인으로 열람과 발급을 할 수 있습니다) 소유자를 확인하고 되도록 소유자와 직접 만나 공인중개사의 중개 하에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유자를 직접 만났을 때에도 신분증을 꼭 요구하여 부동산 등기부 등본의 소유자와 주민등록번호가 같은지 확인하고, 신분증의 사진과 소유자의 얼굴이 일치하는지 확인하여야 합니다.

소유자를 대리하는 사람과 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면, 대리인이 발급받은 것이 아닌 소유자 본인이 발급받은 인감증명서가 첨부되고 위임 범위가 명확하게 기재된 위임장 원본을 받으셔야 합니다. 위임장에 찍힌 인형(印形, 도장을 찍은 형적)과 인감증명서의 인형이 같은지도 확인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위임장의 대리인이 맞는지 신분증을 요구하여 확인하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소유자와 통화하여 대리인에게의 위임 여부와 위임 범위를 확인하여야 합니다.

보증금은 소유자 명의의 통장으로 계좌 이체의 방법으로 입금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와 같은 임대차계약뿐만 아니라 어떠한 계약이든 체결 전 반드시 계약상대방을 확인 또 확인하여야 합니다.
 

이익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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